• 열린우리당 트리플 악재…"지지율 제자리, 국회 휴업, 강풍 잠잠 "
        2006년 04월 27일 08:3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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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우리당이 흔들리고 있다. 무엇 하나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이 없다. 원내에서는 사학법의 ‘덫’에 걸려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거듭된 악재에도 정당간 지지율 격차는 제자리 걸음이다. 기대를 걸었던 ‘강금실-진대제’ 듀오는 한나라당 후보들에 멀찌감치 뒤처져 있다. 선거를 35일여 앞두고 당내의 위기감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서민들 먹고 살기 힘들어서 한나라당 비리에도 관심 없다"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KSOI)가 25일 실시한 격주 여론조사에서 정당별 지지도는 한나라당34.4%, 열린우리당 19.7%, 민주노동당 8.8%, 민주당 4.7%, 국민중심당 0.7% 등이었다. 2주 전(4월 11일)과 비교해 한나라당은 5.4%포인트, 열린우리당은 2.9%포인트 떨어졌다. 김덕룡, 박성범 의원의 공천헌금 파문 등 대형 호재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과의 지지율 격차를 별로 좁히지 못했다. 열린우리당은 답답하다는 표정이다.

    우원식 의원은 "열린우리당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생각보다 깊은 것 같다"고 걱정했다. 김현미 경기도당 위원장은 "국민들은 한나라당의 잘못에 관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한나라당의 전통적 지지층의 응집력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잘못을 저지른 정당에게 변함없이 두터운 지지를 보내는 것이 서운하다"고 푸념했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의 한 의원은 "예전같으면 공천헌금 비리가 터지는 즉시 한나라당 지지율이 곤두박질 쳤을 것"이라며 "중산층과 서민들이 먹고 사는 일이 너무 힘들어서 다른 문제에는 좀체 반응을 안 보이는 것 같다"고 난감해했다. 문병호 의원은 "큰 흐름이 바뀌어야 하는데 아직 그렇지 못하다"며 "당 내에 위기의식이 있다"고 전했다.

    정동영 의장은 27일 밤 방영된 5.31지방선거 정강.정책 연설에서 이례적이고 강도높은 대국민 사과 메시지를 발표했다. 그는 "여당이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충분히 보답하지 못한 점, 엎드려 반성하고 사죄한다"고 말했다. 또 "겸허한 마음으로 다시 일하겠다"며 "여당에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도 했다. 여권 핵심부가 느끼는 위기의식의 강도를 짐작할 수 있다.

    "자중지란 분위기도 감지"

    위기는 내부의 균열을 촉발한다. 열린우리당에도 최근 자중지란의 분위기가 감지된다.

    열린우리당에게 사학법은 말 그대로 ‘덫’이 되고 있다. 원칙론과 협상론 사이에서 원내지도부는 우왕좌왕하고 있다. 김한길 원내대표와 강봉균 정책위의장이 내놓은 수정안을 한나라당은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반대편에선 당내의 소장 개혁파 의원들이 사학법 후퇴에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사학법과 관련해 여당을 ‘비판적’으로 지지했던 시민단체 등도 등을 돌릴 태세다. 결국 이틀만에 원내대표단은 원칙론으로 회귀했다. 그러는 와중에 여당은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고 말았다.

    강금실 서울시장 예비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강 후보에 대한 당 일각의 불만이 하나 둘 표출되는 모습도 감지된다. 반면 강 후보는 26일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경제 활성화와 진정한 개혁을 열망하는 30, 40대 부동층에 대해 열린우리당이 확실하고 분명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한나라당으로 (지지율이) 집중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지율 하락의 근본 원인은 당에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답답한 심정"

    여당 의원들은 앞으로 "좋아지지 않겠느냐"는 기대 섞인 전망을 하면서도 묘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서울 지역의 한 의원은 "참으로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의원은 "지방선거라는 것이 원래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이 강한 것 아니냐"며 "당초 여당에 유리한 싸움이 아니다"고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우원식 의원은 우선 전통적 지지층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여권은 중산층과 서민의 입장을 효과적으로 반영하지 못했다"며 "전통적 지지층인 중산층과 서민 중심의 노선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의 예를 들어 "강남북의 재정 균형 문제 등을 적극적으로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목희 의원은 "한나라당 지지도가 지금보다 올라갈 가능성은 없고, 열린우리당의 지지도가 지금보다 내려갈 가능성도 별로 없다"며 "지지율 격차는 갈수록 좁혀질 것"이라고 희망섞인 관측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상황을 반전시킬만한 "쌈박한 전략은 없다"고 말했다.

    문병호 의원은 "지금은 고전하고 있지만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지금과는 양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상호 대변인도 "선거전이 시작되면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며 "변화의 폭이 어느정도 될 것인지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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