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접활선 완전 폐지”
    전기노동자들, 청와대 노숙농성 돌입
    2만2천9백볼트 고압 여전히 고무장갑 하나 끼고 다뤄
        2018년 07월 03일 07:4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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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력 협력업체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전기 노동자들이 한국전력 관할 당국은 산업통상부에 ‘직접활선 완전 폐지’를 요구하며 3일 청와대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전기분과위원회(노조)는 이날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기 노동자들의 팔, 다리 잘라가며 불을 밝히는 나라에서 ‘노동 존중’은 가당치도 않다”면서 “산통부를 비롯한 정부 관계 당국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사진=건설노조

    전봇대를 오르내리며 2만2천9백볼트 고압을 다루는 고무장갑 하나 끼고 직접 다루는 직접활선 공법으로 인한 참사는 다반사다.

    25년간 직접활선 작업을 했던 고 장상근 조합원이 전자파로 인해 급성골수성 백혈병에 걸린 참사가 대표적이다. 장상근 조합원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를 인정받았다. 전기노동자가 전자파 때문에 병에 걸렸다며 낸 산재신청이 인정된 것은 이 경우가 처음이었다.

    2016년 한국전력은 직접활선 작업 원칙적 폐지를 언론에 발표했다. 그러나 현장 노동자들은 여전히 직접활선 공법으로 작업을 하고 있고, 참사는 현재진행형이다.

    사고를 당한 40명의 전기 노동자들 중 직접활선 작업으로 재해를 입은 노동자는 무려 25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6명이 신체 일부를 절단하는 중상을 입었다.

    2017년 4월, 7월 노동자 2명이 감전 사고로 팔이 절단되고, 같은 해 8월엔 COS(고압스위치) 철거 작업 중 감전 화상을 입어 양쪽 손목이 절단됐다. 바로 다음 달엔 불량 기자재 교체 작업 중 감전을 당한 노동자가 한쪽 손목을 절단해야 했고, 이듬해 1월엔 신설 작업 중 감전으로 양팔을 절단하는 사고를 겪었다.

    노조는 “한국전력이 전선이선공법 등 일부 공법을 폐지한 것이지 직접활선, 즉 맨 손으로 2만2천9백볼트 고압을 다루는 공법을 전면 금지한 것은 아니다”라며 “(현장에선) 여전히 직접활선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전은 전선을 직접 접촉하지 않고 공구를 쓰는 ‘스마트스틱 공법’을 도입하기로 했으나, 아직 이 공법의 활용 폭이 크지 않은 데다 늘어나는 작업시간을 인정하는 문제 등이 있어 현장의 목소리가 잘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건설노조는 지적했다.

    특히 전기 노동자들은 한국전력 마크가 새겨진 작업복을 입고 있지만 실제 신분은 협력업체 비정규직이다. 공공기관에서 벌어지는 ‘위험의 외주화’의 대표적인 사례인 셈이다.

    노조는 이날부터 ‘직접활선 완전 폐지’를 요구하며 청와대 앞 노숙농성에 돌입한다. 한국전력 관할 당국인 산업통상부에 이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직접활선 완전 폐지 ▲자격기본법에 따라 위험작업 종사자인 송배전 노동자를 한전이 직접고용 ▲전기업 관련 한전(대한전기협회 민간) 자격증이 아닌 국가 자격증 제도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새해마다 ‘살아계셔서 감사하다. 올해에도 죽지 마시라’는 당부를 하는 게 전기 노동자들의 인사말”이라며 “정부는 직무를 유기하지 말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건설노조 총파업이 예고된 오는 12일 전국 4천 명 규모의 전기 노동자들도 상경해 청와대에서 총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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