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미정상회담 23일만에
    폼페이오, 5일 방북 예정
    비핵화 일괄타결안 만드는 게 목표
        2018년 07월 03일 04: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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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5일(현지시간)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다.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6·12 북미정상회담의 실무 후속회담 성격이다. 북미가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를 얼마나 구체화시키는지가 주요한 쟁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은 3일 오전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미국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에 관해 수세에 몰려있는 상황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양에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유해 송환에 있어서 약간의 성의를 보이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욕구를 만족시켜줬지만, 여러 정황적인 보도들을 보면 오히려 핵은 전혀 양보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장거리미사일 실험장, 평안북도 동창리 실험장을 폐기한다’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북한이 전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방송화면 캡처)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 있어서) 가장 최종적인 목표는 비핵화에 대한 일괄타결안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금 상황으로 봐선 거기까지 나가긴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북한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처럼 플루토늄이라든지 또는 우라늄 영변 핵시설들 가동 중단 문제가 제일 시급한 과제가 아닌가 싶다”며 “또 하나는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원에 대한 북한 입국 문제, 이들에 의해서 북한의 가동 중단된 부분들을 검증하고 고민하는 초보적인 작업에 대한 부분들이 일단 가장 현실적인 목표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좀 더 나아간다면 북한에 대한 체제안전 보장에 관해 미국이 그동안 준비해온 안을 북한에 공개하고 제재 완화나 해제 문제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협상할 수 있는 이런 부분들을 폼페이오 장관이 준비해서 가지 않을까 싶다”고 부연했다.

    북미정상회담 직후 폼페이오 장관을 중심으로 고위급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23일 만에 열린 것이라, 일각에선 미국의 비핵화 시간표에 차질이 생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홍 외교전략연구실장은 “지금 파행적으로 되는 이유가 김정은 위원장의 문제라기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에 북핵 문제를 활용하려는 게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보인다”며 “핵 문제가 중점이라면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한 김정은 위원장이 첫 번째로 해야 할 것은 핵 프로그램을 일단 동결시켜야 하는 것인데 지금도 계속 가동하고 있다. 완전히 폐기한다는 사람이 왜 계속 가동을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문제의 초점이 잘못돼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에서의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우선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인질 석방이라든지 핵실험장 폐기, 핵실험장 폐기는 시뮬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는 하나의 행사이지, 실제로 비핵화의 진정한 진전이라고 보기에는 미흡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중단되고, 가지고 있는 핵과 미사일을 신고해야 하고, 이를 검증하기 위해서 사찰단이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그 부분은 전혀 진전이 없고 미국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는 인질 석방, 유해 송환만 이뤄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인 인기를 위해서 북미회담을 진행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핵탄두·핵시설을 은폐하고 농축우라늄 생산을 늘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미 국방정보국(DIA)이 최근 보고서에서 6·12 북미정상회담에서의 ‘완전한 비핵화’ 합의에도 북한이 핵탄두와 주요 비밀 핵시설을 은폐하려는 의도를 품고 있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미국 NBC 방송도 29일 미국의 정보기관들은 북한이 최근 수 개월간 여러 곳의 비밀 장소에서 농축 우라늄 생산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믿는다고 보도했다.

    북한에 대한 불신이 상당히 큰 미국 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보도가 나온 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나는 그들이 비핵화에 대해 매우 진지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들이 그렇게 하길(비핵화하길) 원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논란을 일축했다.

    이에 대해 조 수석연구위원은 “이런 이야기는 처음 나온 게 아니다. 지난 5월 말에 미국의 과학국제안보연구소에서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박사가 이미 국방정보국과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낸 적이 있고, 38노스에서도 인공위성 사진 통해서 이런 비슷한 보고를 한 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이 새롭게 생산시설 늘렸거나 가동을 강화했다기보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밝히면서 기존에 북한이 해왔던 부분들이 하나씩 공개된다고 보면 된다”며 “다시 말하면 북한이 2010년부터 가동을 쭉 해왔던 것이 협상 중에 가동을 중단되지 않고 계속 해왔다는 걸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조 수석연구위원은 “미 정보기관에서 북한의 비공개 시설을 흘리기 시작한 것은 향후 있을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이 있는 그대로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압박 측면이 강하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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