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미군기지 현안 지역 혁신계 시장 당선
        2006년 04월 27일 04:1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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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보수우경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주일미군기지 문제가 현안이 된 도시들에서 기지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는 혁신계 시장들이 당선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23일 진행된 야마구치(山口)현 이와쿠니(岩国)시 시장 선거와 오키나와(沖縄)현 오키나와시 시장 선거에서 모두 미군기지 주둔에 반대하는 후보가 당선됐다.

    이와쿠니시는 일본정부에 의해 미군 항공모함 함재기 부대의 새로운 이전지로 선정되자 주민들이 이에 반발, 지난 3월 12일 주민투표를 실시해 참여자의 87%가 미군 기지 이전을 반대했다.

    아시아프레스의 노나카 아키히로(野中章弘) 대표는 <레디앙>에의 기고문에서 주민투표 결과는 “국가 정책에 대해 주민이 뜻을 모아 ‘반대’를 분명히 한 것으로 굴욕적인 대미정책을 추진하는 고이즈미 정권을 궁지에 몰아넣었다”고 평가했다.

    주민투표로 미군기지를 거부한 이와쿠니시

       
    ▲ 이와쿠니시에서 열린 반기지 운동 집회
     

    무소속으로 시장에 출마한 이하라 카츠스케(井原勝介) 당선자는 선거운동기간 미군 이전 계획을 백지 철회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또한 시장이 되면 미군기지 이전을 막아내겠다고 공약했다.

    자민당은 이하라 후보에 맞서 기업가 출신의 아지무라 타로(味村太郎) 후보를 추천했다. 아지무라 후보는 미군기지를 받아들이고 대신 정부 보조를 확대해 지역발전을 꾀하자고 유권자를 설득했다. 아지무라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자민당은 고이즈미의 후계자로 손꼽히는 강경우파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이 직접 지역에 내려와 유세를 진행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하라 후보를 선택함으로서 지난 3월의 주민투표에서 보여준 미군기지 반대입장을 재확인했다. 당선이 결정된 이하라 후보는 선거사무소에 모인 언론 앞에서 “정부가 시민의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하라 후보는 정당의 공천이나 추천 없이 입후보했지만 그의 선거운동은 지역 공산당 조직과 사민당 조직의 지원 속에서 진행됐다.

    같은 날 치러진 오키나와시 시장 선거에서는 일본공산당, 사민당, 사회대중당, 민주당, 자유연합이 공동 추천한 토몬 미츠코(東門美津子) 후보가 자민당과 공명당 연립여당이 추천한 쿠와에 사치오(桑江朝千夫) 후보를 누르고 시장에 당선됐다. 토몬 후보는 사민당 중의원을 지낸 혁신계 인사다.

    오키나와에서도 반기지 운동 시장 탄생

       
    ▲ 토몬 미츠코 오키나와 시장 후보의 홍보물

    토몬 후보는 당선이 결정되자 “위로부터 지시하는 시 행정이 아니라 시민과 대화하는 시장이 되겠다는 약속이 주민의 지지를 받았다”며 미군기지 재편과 관련해서는 “오키나와는 더 이상의 부담을 질 수 없다. 일본과 미국 정부는 미군기지를 정리, 축소하라”고 요구했다.

    토몬 후보는 또한 자신을 지지한 정당들과 노조, 시민단체를 묶어 공동활동을 강화하고 이에 기반 해 과거 자민당과 공명당이 운영했던 시정을 전면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토몬 후보는 선거운동기간 중 신기지 건설뿐만 아니라 카데나 기지에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이전하는 것도 시민의 이름으로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오키나와는 가장 많은 미군이 주둔하는 곳으로 이번 시장선거 결과는 반기지 운동의 발전 뿐만 아니라 오는 가을에 치러질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의 방향을 미리 점치는 의미도 있어 자민당은 여당 후보의 지원에 총력을 기울였다.

    접전 끝에 승리한 토몬 후보와 혁신계는 이 기세를 몰아 현지사 선거도 반기지 입장의 후보를 당선시킬 것을 결의했다.

    주일미군기지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한 혁신무소속 시장이 동시에 탄생한 이번 선거 가 일본 내 반기지 운동의 활성화로 이어질지 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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