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하고 있나"
        2006년 04월 27일 12: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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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은 27일 오전 김한길 원내대표가 제안한 양당 ‘당대표-원내대표’ 회담을 공식 거부했다. 이로써 4월 국회가 개점 휴업 상태로 마감할 가능성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한나라당 4자회담 제의 거부"

    이날 오전 한나라당 안경률 수석부대표에게 이 제안을 전한 조일현 수석부대표는 원내대표 기자간담회에서 "’개방형 이사제에 대한 한나라당 입장을 수용하지 않으면 회담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들었다"고 전했다. 같은 시각 진수희 한나라당 공보부대표도 기자브리핑에서 "원내대표-정책위의장’의 4자회담이라면 고려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 문제와 상관없는 당 대표를 왜 끌어들이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김한길 원내대표는 "양당의 원내대표-정책위장 차원에서는 서로의 입장을 수차 확인한 상태고 더 이상 논의의 진전이 어렵다고 판단해 4자회담을 제안했던 것"이라며 "한나라당의 거부는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여당, 끝내기 수순 돌입?"

    김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개방형 이사제에 대한 한나라당의 역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사학법 개정안을 둘러싼 양당간 이견의 배경을 설명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이는 파행국회의 책임이 한나라당의 약속 불이행에 있다는 점을 새삼 강조하는 것으로, 여당이 협상을 접기 위한 끝내기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은 법안에서 ‘등’자 하나만 넣는 것이 뭐가 어렵냐는 말을 했다고 한다"며 "그런 논리라면 독도의 주권을 ‘대한민국 등’에 있다고 해도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지난 2월 이재오 대표와의 산상회담에서 사학법과 관련해 오간 얘기들도 자세히 전했다.

    "여당은 할만큼 했다"

    당시 이 대표에게 "국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상임위에서 성실하게 논의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그 약속을 성실하게 이행했다"고 말했다. 또 "개방형 이사제를 고치려 한다면 협상은 없다는 얘기를 여러차례 했다"며 "개방형 이사제를 부정하는 것은 사학법의 무효화를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향후 협상 전망과 관련해서도 "무리한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는 것이 정치의 정도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또 "개방형이사제 정도의 내용을 지키지 못하면서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이 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협상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그게 제 협상력의 한계"라고 맞받았다.

    "아! 법사위"

    주요 법안에 대한 국회의장 직권상정 가능성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직권상정은 국회의장이 하는 것"이라며 "함부로 얘기할 부분은 아니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민생 관련 법안 처리를 위해 민주노동당과 손을 잡을 가능성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행자위에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의 공조로 주민소환제에 대한 공청회가 열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거기까지"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장악하고 있는 법사위가 "우람한 벽으로 버티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얘기 도중 "아! 법사위"라는 탄식을 내뱉기도 했다.

    ‘파행국회가 오는 지방선거와 관련해 양당에 어떤 득실을 줄 것인가’고 묻자 김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4월 국회를 무력화시키는 것이 지방선거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이것은 잘못된 셈법"이라며 "국회에서 민생법안을 열심히 만들고 처리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유리한 전략"이라는 원칙적인 답변을 내놨다.

    "한나라당은 지금 대통령 경선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간담회에 배석한 조일현 수석부대표가 흥미로운 분석을 내놨다. 그는 "한나라당은 지금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선거를 하고 있다"며 "그것도 지방선거만이 아니라 대통령 경선을 하고 있는 자존심이 바탕에 깔려 있다"고 말했다. 강경노선을 이끌고 있는 박근혜 대표를 겨냥한 발언으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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