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별교섭 유인책 달라 vs 사용자단체 빨리 구성하라
    By tathata
        2006년 04월 26일 08:3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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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의료노조의 2006년도 산별노조 교섭이 오는 5월 3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올해의 산별교섭을 전망할 수 있는 노사대토론회가 26일 오후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보건의료노조, 병원협회, 경총, 노동부 등의 인사가 참여해 산별교섭을 둘러싸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보건의료노조는 기업별 노조의 한계를 극복하고 교섭내용을 사회적 의제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산별교섭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사용자 ․ 정부측은 산별교섭에 나설만한 유인책과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보여 양측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산별교섭 추진하는데 있어서도 속도차가 드러났다. 사용자 ․ 정부 측은 산별교섭의 실익을 따져야 한다며 다소 느슨한 태도를 보였지만, 보건의료노조는 하루빨리 사용자단체를 구성해 산별교섭 구조를 정착시킬 것을 촉구했다.

       
     
    ▲ 보건의료노조는 26일 2006년도 산별교섭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포문은 보건의료노조가 먼저 열었다. 보건의료노조는 2006년도 5대 산별핵심 요구로 △노사관계 로드맵 입법 폐기 △한미FTA 협상 저지 △2006년말까지 사용자단체 구성 △인력충원을 통한 완전한 주 5일제 시행 △미조직 보건의료 노동자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제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특히 올해 미조직 노동자를 위한 교섭으로까지 내용을 확대해 의사협회와 병원협회에도 교섭을 진행할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사용자측에 올해 말까지 사용자단체 구성을 완료시켜줄 것을 요구함으로써 산별교섭의 틀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병원협회 측은 다소 미온적이었다. 이병호 병원협회 노사협력본부장은 “산별교섭을 나설만한 유인책이 부족하며, 이중쟁위행위로 인해 교섭비용이 추가적으로 소요된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본부장은 “중앙교섭 결렬로 인한 총파업과 단위사업장의 지부별 파업이 함께 일어나 노조의 이중쟁위행위로 교섭의 시간과 비용이 현격하게 많이 든다”며 교섭비용의 과다점을 문제점으로 들었다. 그는 또 서울대병원지부가 보건의료노조를 탈퇴한 것과 관련 “보건의료노조가 기업별 노조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일로 사용자로서는 산별교섭에 흔쾌히 나설 이유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가능성도 동시에 열어뒀다. 그는 산별교섭을 준비하기 위한 단계로 노사공동으로 구성된 사무국을 설치하여 보건정책 등 대정부 요구안을 협의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현행 노조법의 사용자단체 규정을 사용자 구성원을 통합 ․ 조정하여 교섭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으로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재황 경총 정책본부장은 산별교섭의 필요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최 본부장은 “병원 규모에 간의 근로조건과 임금의 격차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근로조건의 평준화’를 요구하는 것이 무리라는 것이 일부 노조의 이탈에서 드러났다”고 말해 서울대병원노조의 탈퇴사례를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그는 또 “유럽에서도 최근 사업장마다 근로조건의 격차로 인해 (산별교섭의 내용을) 하부로 이양하는 추세로 가고 있다”고 지적하며 기업별 교섭이 여전히 지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노동부도 사용자 측의 주장에 적극적인 공감을 표시했다. 신기창 노동부 노사관계조정팀장은 사용자단체 구성과 관련 노조법 개정 제안에 대해서는 “병원협회의 정관을 (단체교섭에서 사용자의 지위를 갖는다는 내용 등으로) 수정 ․ 보완하게 되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며 소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교섭비용의 과다문제와 관련, “지난해 전체 노사분규 287건 가운데 금속노조가 111건으로 가장 많았고, 금속과 보건의료노조가 전체 42%를 차지했다”며 “산별노조가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교섭의 상대방인 사용자들이 나올 수 있는 장점이 없어 정부로서도 산별에 대한 확신과 자신이 없다”고 토로했다.

    노동계의 반격도 이어졌다. 김성혁 금속노조 정책실장은 “유럽의 안정적인 산별노조가 정착되는 되는 100년의 시간이 걸렸다”며 “노사관계를 단기적인 비용절감의 문제로 바라봐서는 안 되며 파트너로 인정하고 교섭구조가 정착되면 교섭의 비용과 기간도 단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학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도 “2007년 복수노조가 되면 산별노조 확대와 동시에 노조의 조직구조가 훨씬 파편화 될 것이라는 두 가지 전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노조 파편화로 기울어질 경우 “비용갈등 문제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으므로 산별교섭 과정에서 늘어나는 교섭비용은 전환기적 갈등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는 노조와 사용자, 정부의 주장이 산별교섭의 목적에서부터 비용 등의 문제로 접점을 찾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하지만 금속노조의 사용자단체 구성에 힘입어 사용자단체 구성과 관련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과 노사 연락창구를 설치하자는 병원협회의 제안은 주목할만하다는 지적이다.

    보건의료노조의 산별교섭은 올해로 4년째를 맞이하며, 지난해에는 사용자측에서 산별교섭 대표로 노무사를 선임하는 등 산별교섭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 직권중재로까지 이어지는 등 파행을 겪은 바 있다. 또한 지난해까지 노사공동으로 개최된 토론회와는 달리 이번 토론회는 보건의료노조의 주최로 개최되어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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