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안전 병원,
노동존중 일터 만들겠다
보건의료노동자, 공짜노동·태움·속임인증·비정규직 4OUT 운동 결의
    2018년 06월 27일 06:2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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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간을 훌쩍 넘겨 퇴근하기 일쑤이고 근무 후 교육이라도 있으면 12시간도 넘게 병원에서 근무합니다. 그래도 병원은 시간외수당을 지급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이렇게 일해야 할까요? 실제 저의 꿈은 병원에서 사직하는 것입니다. 저는 진정 사람답게 살고 싶습니다. 이제 더는 사람이 죽어가는 병원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병원으로 바꿨으면 좋겠습니다.”

5년차 간호사인 임미정 씨(전북대병원지부 사무장)는 27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가 주최한 ‘환자안전 병원·노동존중 일터 만들기 보건의료노동자 대행진’에서 이렇게 말했다.

임 씨는 “환자도 직원도 아프지 않는 병원이 되려면 인력이 충분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병원의 인력문제를 개별 병원에 맡겨선 안 된다. 정부가 나서야 한다”며 “보건의료인력법 제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병원 내에서 발생하는 태움, 폭언, 폭행, 인권유린 등도 모두 부족한 인력문제 때문에 발생한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을지대병원 17년차 간호사인 민혜진 씨(을지대병원 수석부지부장)는 “병원의 갑질과 인권유린, 신규 간호사 열정페이, 신생아 사망사건, 화재참사, 신규 간호사 자살사고 등 병원에서 일어나선 안 되는 사건들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이유는 병원의 돈벌이 경영과 만성적인 인력부족이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했다.

민 씨는 “한국의 간호사 1명이 돌봐야 하는 환자는 선진국에 비해 3~4배가 많다. 간호사 70%는 사직을 꿈꾸고 30%는 실제 사직을 하고 있다. 때문에 현재 병동은 신규 간호사가 절반, 그 이상으로 채워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신규 간호사들은 입사 후 충분한 트레이닝도 받지 못하고 투입되면서 불안한 마음과 시간에 쫓기는 업무량으로 힘들게 근무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신규 간호사들과 함께 근무하는 선배간호사들은 혹여라도 조그마한 실수가 환자의 안전과 상태의 변화로 이어질까봐 엄격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집회에 모인 전국 4400여명 보건의료노동자들은 공짜노동·태움·속임인증·비정규직을 근절하는 ‘4OUT 운동’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청와대 20만 국민청원 운동 등을 전개한다.

이들은 4OUT 20만 국민 청원운동을 비롯해 ▲장시간·공짜노동 근절 ▲폭언, 폭행과 성희롱 등 인권 유린 근절 ▲의료기관 현실에 맞는 의료기관 인증 평가제 개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보건의료분야에서 50만개 일자리 창출 ▲건강보험 보장성 80% 수준으로 확대 ▲진주의료원 재개원과 침례병원 공공인수, 성남시의료원 성공적 개원 등 공공의료 확충 ▲최저임금 삭감법 폐기 ▲노동정책 개선과 산별교섭 제도화 등을 촉구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본부장단 등은 선언문을 통해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이 추진되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향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지만 노동개혁 과제는 일터 정문 앞에 멈춰서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보건의료 개혁과제도 보건의료제도 틀 앞에 멈춰있다”며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과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정책은 일부 직능단체의 반발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고 의료공공성을 높이고 공공의료를 확충하기 위한 정책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공짜·장시간 노동과 태움·갑질 등 낡은 조직문화 근절, 보건의료기관 모성보호제도 보장, 의료기관 현실에 맞는 인증평가제 개선, 비정규직의 전면 정규직화, 보건의료인력법 제정,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공공의료원 확충 등을 거듭 촉구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집회 후 서울역 광장에서 서울시청 광장을 지나 세종로 공원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사진=유하라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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