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동당이 사라진 방송 뉴스
        2006년 04월 26일 01: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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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에 대한 의도적 배제다.”

    지방선거가 가까워지면서 관련 보도의 비중이 늘어가는 가운데 민주노동당이 방송에서 의도적으로 배제되고 있다며 언론사들을 항의방문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보도비중이 가장 높은 서울시장 후보 보도를 놓고 김종철 후보 선출 이후인 지난 3월 25일부터 김 후보와 다른 당 후보의 보도 비율을 통계표로 만들었다. 민주노동당은 이 통계를 가지고 직접 주요 언론사 사장들을 만나고 보도의 형평성 문제를 따지고 있다.

    24일에는 천영세 중앙당 선대위원장과 노회찬 서울시선대위원장, 정종권 서울시선대본부장이 KBS사장을 면담했고 25일에는 MBC와 SBS 사장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천 선대위원장은 “민주노동당의 언론노출도 미흡하지만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방송사들이 법으로 보장된 후보토론 외에 여당과 한나라당 후보의 양자토론을 추진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각 방송사 사장들은 “양자토론은 추진하지 않는다. 보도균형에 대해서도 실무자들과 논의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진다.

    강금실 14회, 오세훈 12회, 김종철 0

    민주노동당이 작성한 통계는 김종철 후보가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지난 3월 25일부터 4월 25일까지 한달간 KBS, MBC, SBS의 저녁 뉴스 시간대의 후보 관련 보도를 단독, 싱크, 로고, 인물로 나누어 집계한 것이다.

    싱크는 보도 안에서 기자의 멘트와 화면이 일치한 경우, 로고는 당 표식만 노출된 경우, 인물은 보도내용과 관련 없이 후보관련 영상만 노출된 경우를 말한다.

       
    ▲ 민주노동당 김종철 서울시장후보 뉴스 보도 빈도 (민주노동당 제공)
     

    민주노동당의 조사에 따르면 이 기간동안 김종철 후보의 주장이나 동정에 대한 단독보도는 한건도 없으며, 나머지 형태의 보도가 총 34회 이루어졌다. 방송사별로는 KBS 12회, MBC 11회, SBS 11회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동안 열린우리당의 강금실 후보는 모두 102회 보도됐으며 이계안 의원도 60회 보도됐다. 한나라당의 경우도 오히려 가장 늦게 선거구도에 뛰어든 오세훈 후보가 108회로 가장 많이 노출됐으며, 경쟁자였던 맹형규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도 각각 82회, 85회 보도됐다.

    단독보도로만 놓고 보면 강금실 14회, 이계안 1회, 오세훈 12회, 맹형규, 홍준표 후보 각 5회 씩이다.

    MBC의 강금실 보도 눈에 띄네

    민주노동당이 각 방송사 사장들에게 제시한 통계자료를 보면 MBC의 보도 형태가 타사와 비교해 눈에 띈다.

    MBC는 조사 기간동안 강금실 후보와 오세훈 후보에 대한 보도를 타 방송사 보다 10회 이상 씩 더 할애했다. 특히 주목도가 높은 단독보도의 경우 타 방송사보다 강금실 후보와 오세훈 후보를 2배에서 많게는 3배 가까이 배치했다. 후보 확정 이전부터 ‘오세훈-강금실’ 후보 구도를 조성했다는 의혹을 살 수 있는 대목이다.

       
    ▲ 열린우리당 강금실 서울시장후보 뉴스 보도 빈도 (민주노동당 제공)
     

    이에 대해 서울시선대위 본부장을 맡고 있는 정종권 시당위원장은 “민주노동당은 지난 3월초 서울시장 후보 당내경선 때부터 방송3사에 취재를 요청했으나 방송사들은 어느 정당이건 후보확정 이전 당내경선 단계에서는 특별한 취재 계획이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방송사들은 민주노동당만 배제한 채 각 정당의 내부 경선과정을 밀착해서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특히 MBC의 경우 민주노동당의 취재 요청은 거절했으면서 ‘100분 토론’을 통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경선주자간 토론회를 진행했다. 우리가 이에 항의하자 민주당 박주선 후보와 함께 토론회를 하는 것이 어떠냐는 황당한 제안을 했다”고 소개했다.

    24일 KBS를 방문한 자리에서 “그래도 우리가 균형적이지 않느냐”는 정연주 사장의 질문에 대해 참석자들은 “MBC에 비하면 "이라고 응답. ‘100분 토론’은 지난 6일 강금실 후보가 출마를 선언에 맞춰 단독출연을 준비하다가 다른 정당의 거센 반발에 이를 포기하기도 했다.

    방송회수 뿐만 아니라 내용도 문제

    민주노동당은 MBC의 보도에 대해서는 숫자의 문제만이 아니라 내용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종철 후보 선본의 언론대책을 담당하는 채승기 부장은 “지난 24일 9시 뉴스가 대표적인 경우”라며 “이날 MBC는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경선 소식에 이어, 각 정당의 젊은 시의원 후보를 소개하는 보도에서 김종철 후보를 묶어 소개했다.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김 후보가 서울시의회에 출마한 것처럼 보였다”고 지적했다.

       
    ▲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후보 뉴스 보도 빈도 (민주노동당 제공)
     

    채 부장은 민주노동당이 집계한 보도통계에 대해서도 “이번에는 보도 건수만 집계했다. 그러나 노출 시간 등 가중치를 둬서 보다 전문적으로 분석할 경우 오세훈-강금실에 집중한 MBC의 보도행태는 다른 방송사보다 더 심각한 수치가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선대위 지도부의 항의방문을 받은 방송사 사장들은 보도 균형을 약속했지만 동시에 “지금은 과거와 달리 현장 실무자들의 결정권이 강해졌다”는 말을 공통적으로 했다. 과거처럼 보도통제는 사라졌지만 균형있는 정치 보도를 위한 방송사 내부와 현장 제작자들의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부 모니터링과 견제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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