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표, 개방형 이사 "절대 안돼"
    2006년 04월 25일 03:2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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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법 재개정을 둘러싼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25일 정책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정책협의회에서 개정사학법의 시행령 가운데 개방형 이사제의 자격요건을 규정한 항목을 모법으로 올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수정안을 제출했으나 한나라당은 학교운영위원회의 개방형 이사 추전 항목을 모법에서 삭제하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이를 거부했다.

열린우리당 강봉균 정책위의장은 25일 오후 기자 브리핑에서 "사학법이 개정된 후 한나라당이 제기한 것이 건학이념에 맞지 않는 사람이 학교운영위원회 추천을 통해 이사로 들어오지 않겠느냐 하는 우려였다"며 "이를 불식하기 위해 대통령령으로 두려고 했던 안전장치를 모법에 올리는 수정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이 이날 제안한 수정안은 개정사학법 시행령 가운데 개방형 이사에 대해 규정해 놓은 8조 2항의 두 가지 조항을 모법으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시행령의 관련 조항 가운데 하나는 ‘사학의 자율성 제고 차원에서 시행령에서는 “건학이념을 구현할 수 있는 자”로 규정하고, 구체적인 자격요건은 정관에서 정할 수 있도록 한다’고 돼 있다.

강 의장은 "이날 제안한 수정안이 개방형 이사제와 관련해 여당이 양보할 수 있는 최대치"라고 선을 긋고 "그 이외 다른 문제와 관련해서는 사학 발전과 사학 비리 근절에 도움이 된다면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개정사학법에서 학교운영위와 대학평의원회가 2배수로 추천한 인사 가운데 이사 정수의 4분의 1 이상을 뽑도록 돼있는 현행법 조항을 고쳐 운영위의 추천권을 삭제하고 개방형 인사 선임을 학교별 정관에서 규정해놓자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여당의 수정안을 거부했다.

한나라당이 여당의 수정안을 거부한 것은 박근혜 대표의 ‘의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열린우리당의 수정안에 대해 한나라당 원내대표단은 처음에는 긍정적이라는 반응을 보였으나 박 대표의 ‘절대불가’ 의지가 알려지면서 분위기는 급격히 냉각됐다. 

이 같은 당 지도부의 의견 불일치로 한나라당은 이날 당의 공식 방침을 정하는데 오락가락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진수희 공보부대표는 기자 브리핑에서 "열린우리당에서 우리가 그동안 (한나라당이) 타협안을 통해 제시했던 요구사항에는 못 미치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제안을 해왔다"며 "당 내부적인 의견조율이 이뤄지는대로 열린우리당과 정책 협의를 속개할 것"이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브리핑 직후 이방호 정책위의장의 "절대 수용 불가" 입장이 전해지면서 진 공보부대표를 난감하게 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박 대표와의 점심 식사 자리에서 "절대 불가" 의지를 전달받은 후 이같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같은 시각 윤건영 정책조정위원장은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열린우리당의 제안은 일단 긍정적"이라며 "섣부른 결론을 내리기는 아직 이르다"고 엇갈린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원내대표단이 협상을 중시하면서 좀 더 융통성있는 태도를 보이는데 반해 사학법에 관한 한 한나라당 내 가장 강경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사람이 박 대표라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다. 진 공보부대표는 "학교 운영위원회의 개방형 이사 추천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는 박 대표의 입장은 현재로서는 후퇴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사학법 관련 핵심 항목인 ‘개방형 이사제’에 대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입장차는 뚜렷하다. 열린우리당은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고 공언하고 있고, 한나라당은 ‘수정안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러나 양당은 협상 결렬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있다. 4월 임시 국회가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 파행국회의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진수희 부대표는 "서울시장 후보 경선도 있고, 내부 의견을 조율할 시간도 필요하다"며 "오늘 중 협상을 속개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노웅래 공보부대표도 "사학법과 관련한 한나라당 요구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얘기를 오전 회의에서 전했다"며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니 지켜보면서 교착상태에 빠진 국회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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