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3 지방선거, 진보의 성적표는?
    정의당 정당득표율 외 아직 갈 길 먼 진보정치 현실
        2018년 06월 14일 12:3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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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3 지방선거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압승과 자유한국당의 참패로 끝난 가운데, 거대정당만큼은 아니지만 정의당, 민중당, 녹색당, 노동당 등 진보정당들의 성적도 관심의 대상이다.

    정의당, 광역·기초 비례 각 10명 9명 배출
    기초 지역구는 17명 당선, 1인 뽑는 광역 지역구는 1명 

    우선 여러 진보정당 중 비교적 성과를 거둔 곳은 정의당이다. 10%에 육박하는 정당득표율을 기록하며 광역 지역구의원 1명, 광역 비례의원 10명, 기초 지역구의원 17명, 기초 비례의원 9명을 배출했다.

    정의당은 그간 원내 군소정당으로만 분류됐으나,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통해 기득권 거대정당들에 맞설 진보정당의 이미지를 어느 정도 굳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진보정당이 여러 갈래로 분화된 상황에서 이 같은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라 나름 선방한 결과로 보인다.

    기초 지역구 의원도 17명으로 대폭 늘었다. 특히 민주당-자유당의 선거구 쪼개기로 거대양당에 유리한 2인 선거구에서도 당선자가 나온 것은 주목할 만한 점이다.

    서울의 경우 기존에 1명이던 기초 지역구 의원 수가 이번 선거로 5명으로 늘었다. 서울 기초 지역구 의원 당선자는 구로 바 선거구 김희서 후보, 용산 마 선거구 설혜영 후보, 관악 아 선거구 이기중 후보, 서대문 마 선거구 임한솔 후보, 노원 바 선거구 주희준 후보다. 특히 이기중 후보의 경우 서울에서 유일하게 2인 선거구라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를 큰 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경기 기초 지역구 의원 또한 2인 선거구인 고양 다 선거구와 고양 나 선거구에서 박소정 후보와 박시동 후보가 자유한국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고양 가 선거구에선 박한기 후보가 당선됐다.

    대구 기초 지역구에선 수성 라 선거구 김성년 후보, 경북에선 경산 가 선거구 엄정애 후보가 각각 당선됐고, 경남에선 2인 선거구인 거제 마 선거구 김용운 후보가 자유한국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창원 마 선거구에선 노창섭 후보가 당선권에 들었다.

    전남 기초 지역구 의원에서도 마찬가지로 2인 선거구인 영암 다 선거구에서 김기천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앞서 당선됐고, 목포 사 선거구에선 백동규 후보가 당선됐다.

    광주는 광산 다 선거구에서 김영관 후보만 유일하게 당선됐다.

    전북 익산 가 선거구 김수연 후보, 서윤근 후보가 2인 선거구인 전주 카 선거구에서 선전해 당선됐다.

    광역 지역구 의원 선거에선 전남 도의원 영암군제2선거구에서 이보라미 후보가 44.2%의 지지율로 유일하게 당선됐다.

    경남 창원의 여영국 전 경남도의원, 기초의원에서 광역의원으로 변경하여 출마한 대구 서구의 장태수 전 서구의원, 경기 고양의 김혜련 전 고양시의원 등 지역의 유력정치인들이 낙선한 것은 1인을 뽑는 광역의원 소선거구의 장벽을 돌파하지 못한 것으로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된다. 이 때문에 단 1명만 뽑는 소선거구제인 국회의원 총선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선 정당 지지율만이 아닌, 1인 선거 지역구에서의 후보 경쟁력을 키울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당 지지율이 10%에 육박하며 원내 3당까지 올라서는 등 성과를 보이면서 광역·기초 비례의원 당선자도 다수 배출됐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정의당은 광역과 기초 비례의원 당선자를 내지 못한 바 있다.

    광역 비례의원은 모두 10명이 당선권에 들었다. 서울 권수정 후보, 경기 이혜원·송치용 후보, 인천 조선희 후보, 광주 장연주 후보, 전남 최현주 후보, 전북 최영심 후보, 제주 고은실 후보, 충남 이선영 후보, 경남 이영실 후보 등이다.

    기초 비례의원도 마찬가지로 9명이 당선됐다. 경기 수원 송은자 후보, 고양 장상화 후보, 전북에선 전주 허옥희 후보, 군산 정지숙 후보, 정읍 김은주 후보가 당선권에 들었다. 전남에선 순천 김미애 후보가 당선됐고, 충북에선 청주 이현주 후보가, 경남에선 창원 최영희 후보가, 전북에선 익산 유재동 후보가 기초 비례의원이 됐다.

    기대에 못 미친 성적표 받아든 민중당
    조직력 강했던 울산·경남에서도 약세

    민중당에선 모두 11명의 기초 지역구 의원이 당선됐다. 당 지지율 약세로 광역·기초 비례의원은 단 1명도 당선권에 들지 못했다.

    기초 지역구 의원 당선인은 광주 서구 나 선거구 김태진 후보, 광주 북구 라 선거구 소재섭 후보, 광주 광산구 가 선거구 국강현 후보, 울산 북구 나 선거구 임수필 후보, 경기 수원시 마선거구 윤경선 후보, 경기 파주시 가선거구 안소희 후보, 전남 순천시 사 선거구 유영갑 후보, 전남 나주시 나 선거구 황광민 후보, 전남 광양시 나 선거구 백성호 후보, 전남 해남군 가 선거구 이정확 후보, 경남 진주시 나 선거구 류재수 후보다.

    민중당은 울산과 광주 등에서는 정의당보다 훨씬 강한 조직력과 핵심 당원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또 통합진보당 계열의 세력이 재결집하며 정의당보다 훨씬 더 많은 지방선거 후보를 냈음에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불가피해 보인다. 진보정당으로서의 존재감 확보를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민중당은 광주, 전남, 울산 지역을 제외하곤 1% 안팎의 정당 지지율(광역비례)을 보였다. 특히 지지 기반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던 광주에서 5%를 넘기지 못했고, 울산은 가까스로 5%대 지지율을 받아들었다.

    특히 노동자 결집 지역인 울산에서, 진보진영의 단일 후보로 출마한 민중당 소속 시장·구청장·시구의원 후보들의 부진한 성적은 뼈아픈 대목이다. 울산시장에 출마한 김창현 후보는 4.8%로 한 자리 수 지지율에 그쳤고, 울산 북구청장에 출마한 강진희 후보 역시 16%에 머물렀다.

    울산 북구 재보궐 선거 결과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이상헌 민주당 후보가 48.5%로 압승을 거둔 가운데, 자유한국당 후보가 2위를 차지했고, 권오길 민중당 후보는 14.6%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녹색당, 서울시장 선거로 이슈는 됐지만…
    당선인 1명도 내지 못해 장벽 넘지 못해

    녹색당은 신지예 서울시장 후보의 ‘페미니스트 시장’이라는 슬로건으로 공감과 논란을 불러오며 녹색당에 대한 관심도를 높였지만, 당 지지율에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페미니즘 정치의 필요성을 전면으로 내세운 신지예 후보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이라는 문구가 쓰인 선거 벽보가 훼손되고 온라인상에 원색적인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원내 진보정당인 김종민 정의당 후보의 득표율 1.64%(8만1천662표)보다 높은 1.67%(8만2천873표)라는 의미 있는 성적을 거뒀다는 점에선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녹색당은 오히려 서울보다 제주시장 선거와 정당 선거에서 의미 있는 득표를 기록하기도 했다. 고은영 제주시장 후보는 3.53%를 득표해 자유당과 바른미래 후보들을 제치고 3위를 기록했고 정당지지율도 다른 지역보다 훨씬 높은 4.87%를 득표했다.

    다만 신지예 후보와 고은영 후보에 대한 지지가 녹색당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지역구와 비례의원 모두에서 단 1명의 당선인도 배출하지 못하는 성적을 받아들어야 했다. 당 조직력이나 대중적 기반이 부재한 탓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노동당은 이번 선거에서 존재감 자체가 우려되는 성적을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 기초 지역구에서는 울산 중구의 이향희 후보 23% 외에 의미 있는 득표을 얻는 후보가 보이지 않으며 광역 정당비례에서도 17곳 중 상당 지역에서 후보를 내지 못했으며 울산의 1.76%, 제주 1.83% 외에는 1%를 넘은 곳도 없었다.

    아래는 참고로 기초단체장, 광역 지역구, 기초 지역구, 광역 비례, 기초 비례 당선자들의 정당별 현황이다. (중앙선관위 당선자 결과 참조 )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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