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상회담 후 트럼프 회견
    “한미연합훈련 중단할 것”
    “새로운 시대 열어갈 준비 돼 있어”
        2018년 06월 12일 08:5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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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북미정상회담 일정을 모두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대한 체제보장 방안으로 북한을 겨냥한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상당히 파격적인 발언인데 일부 전문가들은 훈련 자체의 중단이라기보다는 전략자산의 전개 등을 축소 중단한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 시간으로 오후 5시 15분경에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하기 전 미국 측에서 제작한 ‘두 지도자-하나의 운명’이라는 주제의 한국어 영상물이 상영됐다. 영상물은 비핵화를 통해 북한이 경제 발전을 이뤄낼 수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강하게 담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 모두발언을 통해 “두 국가 정상의 만남은 앞으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양국은 새로운 시대 열어갈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흔들림 없는 한반도 비핵화 의제를 확인했고, 추후에 계속해서 본 성명에서 합의한 내용을 충분히 이행할 수 있도록 하는 후속조치 취하기로 마음을 모았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빠른 시일 내에 미사일 시험장들을 폐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공동성명 서명 이후 추가적으로 합의한 내용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으로 귀국 중이며 북한에 도착하자마자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하는 트럼프 (방송화면)

    미국 기자들의 공격적인 반북 입장의 질문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모두 발언이 끝난 후인 오후 5시 20분부터 1시간 20분 가량 기자들과의 긴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특히 미국 언론들은 미국 주류 사회의 분위기를 반영한 듯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불신, 적개심을 바탕으로 한 공격성 질문을 쏟아냈다. “(김정은 위원장이) 국민들을 굶기고 있는데 왜 그를 재능 있다고 말하는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북한이 합의 내용을 지키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의 질문이 대표적이다.

    “북한이 합의 내용을 번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 핵폐기를 할 것이라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은 과거와 다른 길 걸을 것이라고 했다”며 “클린턴 정부는 수억 달러 투자했음에도 결과를 내지 못했다. 북한이 이전 대통령에 대해선 신뢰를 갖지 못했던 것”이라며 답했다.

    이어 “오늘 공동성명의 포괄적인 내용은 그대로 이행될 것”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에 도착하면 (공동성명의) 프로세스를 전적으로 빨리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공동합의문 4항에 명시된 ‘신원이 확인된 인물의 즉각 송환·전쟁포로·실종자 원상회복’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 대한 질문에도 “김정은 위원장이 제대로 이행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CVID 언급 없다 지적에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의지 확인”

    공동성명에 미국이 일관되게 요구했던 CVID가 언급되지 않은 점, 비핵화 시한을 명시하지 않은 점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명시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합의문엔 미국과 북한이 새로운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되어 있고 또한 안전 보장을 이야기하고 있고 또한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변함없는 의지를 확인한다는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오늘 하루밖에 안 만났다. 그 중에서도 몇 시간 동안 만나서 얘기한 것뿐”이라며 “이미 합의문에 보면 아주 강력한 언어로 적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북한에 많이 양보했다는 비판에 “우리 행정부가 양보한 거 없다”

    ‘미국이 북한에 많은 것을 양보했다’는 취지의 질문들이 쏟아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작심한 듯 “언론의 일각에서 내가 많은 것을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우리 행정부가 포기한 것은 없다”며 “저를 좋아하지 않는 기자들만 얻어낸 것 없는 정상회담이라고 얘기한다. 나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서 이 자리에 왔지만 그들은 이 정상회담 정당화를 위해 무엇을 했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완전한 비핵화 의지 확인한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북한은 미국인 억류자를 송환했고, 쓰러져간 영웅들의 원상회복에 합의했다. 7개월간 핵실험을 하지 않았고,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쇄하겠다고 합의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비핵화 시한과 관련해선 “완전한 비핵화는 과학적으로, 물리적으로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며 “그럼에도 비핵화 절차를 시작한다면 그 자체로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과학적으로 빠른 시일 내에 할 것”이라며 “비핵화는 20% 정도만 진행되면 되돌릴 수 없다고 알고 있다. 다만 그 시일은 정확히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요구했던 체제보장 방안에 관한 질문에는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싶은 것이 나의 전반적인 목표”라며 “많은 손실을 가져오는 전쟁게임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한미군 철수가 지금 현재의 과제는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체제보장 방안 중 하나로 한미연합훈련 중단 의사를 시사했다. 그는 “나는 (한미연합훈련을) 전쟁게임이라고 표현했다. 또 비용도 많이 든다. 대한민국이 충분이 비용을 부담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만약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한다면) 많은 예산 감축할 수 있고, 그들(북한)이 고맙게 생각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후속 실무회담 개최 및 추가 정상회담도 언급

    아울러 이번 공동합의문이 북미 모두에게 다소 포괄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2, 3차 추가 회담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 점에 대해 수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은 한 번 더 할 것이다. 만남 이어져야 한다”며 “김정은 위원장과 내가 잘 어울리고 관계를 구축하고 앞으로 3, 4개월 이후에 오늘과 같은 자리가 다시 만들어진다면 대단한 성공일 것”이라고 말했다. 후속 실무회담은 당장 다음 주에 개최될 예정이라고도 덧붙였다.

    또한 “김정은을 적절한 시기에 백악관으로 초대할 예정이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제 초대를 받아들였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언젠가는 그렇게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북미의 공동합의문 서명에 따라 양국의 상황이 달라지면서 대북제재 수위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제제는 핵이 주요문제가 아니라는 확신이 설 때 완화할 것”이라며 “지금으로선 현재 상태는 유지하겠다”이라고 말했다.

    또한 북한 주민 인권 문제에 관한 질문에선 “강력한 수위까지 논의를 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비핵화지만 꽤나 진지하고 시간 할애해서 인권문제를 논의했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무언가 변화를 가져오고 싶다는 의견을 냈다”고 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 정상회담 공동성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위원장은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및 한반도에서의 지속적이고 견고한 평화 체제 구축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 포괄적이고 심도 있고 진지한 의견을 교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해 안전 보장을 제공하기로 약속했고, 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확고한 약속을 재확인했다.

    두 정상은 새로운 북미 관계의 수립이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고 상호신뢰 구축은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을 확신하면서 다음과 같이 발표한다.

    1. 미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평화와 번영을 위한 양국 국민의 희망에 따라 새로운 북미 관계를 수립한다.

    2. 양국은 한반도에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

    3.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

    4. 미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이미 확인된 사람들의 즉각적 송환을 포함해 전쟁포로와 전쟁실종자 송환을 약속한다.

    역사상 처음으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은 양국 사이에 수십 년 된 긴장과 적대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본격적으로 열어나가는 데 있어 획기적 사건임을 인정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공동성명 조항들을 완전하고 신속하게 이행하기로 약속했다. 미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이행하기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그에 걸맞은 북한 고위급 인사가 주도하는 후속 협상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열기로 약속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은 새로운 북미 관계 발전과 한반도 및 세계의 평화, 번영, 안전 증진을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에서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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