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리의 길은 외로운 길
    [종교와 사회] 선거 결과가 어떻든, 자신과 주위에 떳떳하기를
        2018년 06월 11일 04:4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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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3 지방선거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곳 거창에서도 누가 군수가 될지, 군의원, 도의원은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등 점점 선거 열기가 가열되고 있다.

    군수나 군의원, 도의원 등 후보로 나온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 속에서 그들의 뜨거운 열정은 물론, 지지하는 친구나 동료, 가족 등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파이팅을 외치는 활기찬 분위기 가운데, 후보자 한 사람 한 사람은 혼자가 아니어서 절대로 외롭지는 않겠다 생각이 된다.

    그러나 한편 가만히 좀 더 생각해보면 군중 속의 고독이라고, 후보자들은 또한 얼마나 고독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열광적인 지지 모임 후 집으로 돌아가며 느낄 외로움과 고독감. 땀 흘리며 인사하고 다니고 악수하며 다니다가 밤늦게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은, 어쩌면 육체의 피곤함보다는 왠지 갑자기 밀려오는 외로움에 더 무겁게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인간은 원래 고독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겠는가.

    더 나아가 당선 된 후에도 잠시 잠깐 기쁘고 좋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밀려오는 군중 속의 고독과 싸우는 날들이 더 많지 않을까 생각된다. 더 많은 권한이 주어지는 높은 자리에 올라갈수록 더 많은 고독을 느끼는 것이 인간이 아니겠는가.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후보자들이 그 고독과 싸우면서 자신이 선택한 도전의 길을 뒤돌아보지 말고 묵묵히 걸어가기를 바래본다. 원래 인생길은 외로운 길이니까 말이다.

    진리의 길은 홀로 걸어야만 하는 외로운 길

    종교적 진리를 추구하는 길도 절대적으로 외로운 길일 것이다. 며칠 전 어느 스님에게 들은 말인데, 부처님이 태어나신 나라는 당시 힘이 약한 약소국이었단다. 부처님이 각성하신 한참 후에 주위의 어느 강대국이 언젠가 부처님 나라를 침략하려 했었다. 당시 부처님은 많은 제자들을 거느리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직 홀로 나아가 침략군이 들어오는 길목에 그야말로 죽치고 앉아서 침략군을 저지했다고 한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부처님은 목숨을 걸고 외로운 선택을 하신 것이다. 전쟁이 아닌 평화의 길, 진리의 길에 아무도 동행하지 않고 홀로 나선 것이다. 물론 예수님도 자기를 배신한 제자들이 다 떠난 후에 외롭게 홀로 십자가 앞으로 묵묵히 걸으셨다는 것도 잘 알려진 일이다. 자기가 선택한 진리의 길에 성인들은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혼자서라도 담대히 나섰다는 것이다.

    공자님도 그랬다.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는구나, 그래도 나는 사람을 탓하지 않고, 하늘을 원망하지 않으리라”(논어 14:36). 노자님도 “내 말은 이해하기도 참 쉽고, 행하기도 너무 쉬운데 사람들이 도무지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고 행하려고도 하지 않는구나… 나를 이해하는 사람이 이렇게도 없단 말인가”(도덕경 20장)하며 탄식했다. 그러면서 세상 사람들은 모두 똑똑하고, 분명하고, 자신만만한데 자기만 흐리멍텅하고, 촌스럽고, 바보스러운 것 같아서 정처 없이 떠다니는 빈털터리 신세 같다는 탄식과 함께 자기의 고독한 길을 묘사했다 (도덕경20장).

    종교적 성인들치고 외롭고 고독한 길을 걷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왜 그런가? 결국 진리의 길을 걷는다는 것은 누가 알아주든 말든, 칭찬을 하던 욕을 하던 자기 자신 홀로 걸어야만 하는 외로운 길이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닐까.

    1970년대 “갈매기의 꿈”이라는 유명한 소설이 있었다. 주인공 갈매기 조나단은 보통의 갈매기들과는 달랐다. 다른 갈매기들은 그저 눈만 뜨면 어선을 쫒아 다니면서 생선이나 주워 먹는 것에 온통 정신을 팔고 하루하루 살았지만, 조나단은 그렇지 않았다. 그런 친구 갈매기들의 삶을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더 높이, 더 빨리, 더 멋있게 공중을 나는 것을 목표로 삼고 그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모든 시간과 정력을 바쳤다. 그러자 조나단의 부모는 물론 친구 갈매기들은 겨울이 닥치기 전에 빨리 많이 먹는 일에 집중해야 하는데 쓸데없이 날아다니는 일에 몰두하는 조나단을 바보 멍청이 취급을 했다. 그럼에도 피나는 실험 후 조나단은 다른 갈매기들이 도달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르는 체험을 하며, 갈매기 삶의 참 의미와 자유, 행복과 평화를 깨닫게 된다. 그리하여 그 놀라운 진리를 다른 갈매기들에게 알려주려고 했으나, 오히려 이상한 소리나 지껄이는 못된 갈매기로 판정되어 갈매기 사회에서 추방된다. 조나단은 슬프고 섭섭한 마음 금할 길이 없었지만, 할 수 없이 계속해서 홀로 더 높은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참 자기를 발견하는 실험의 길을 계속 걷는다는 줄거리이다.

    사실 누구나 외롭고 고독하게 살기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남들처럼 그저 평범하게 생각하고, 먹고, 입고, 즐기면서 살면 되지 뭐, 하고 산다. 공연히 이상한 짓 하다가 소외되거나 배척을 당하면 어쩌나 하고 불안해하기도 한다. 또는 나 혼자 이러고 산다고 누가 알아주나, 밥이 나오나 돈이 생기나, 하면서 에이 그냥 편하게 살자 하면서 다시 돌아서는 게 또 우리들 보통 사람들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리의 길은 좁은 길일 것이다. 그래서 그 길은 고난의 길이고 시험과 시험의 길이 되기도 한다. 그 길은 갈매기 조나단이 생각했던 그 경지가 반드시 실재한다는 믿음의 길이요, 각오와 결단이 있는 사람만이 걸을 수 있는 길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역사를 만들고 인류에게 희망의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되는 것 아니겠는가.

    남북 평화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서, 한편 저 분도 얼마나 외로울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70년 왜곡된 갈등을 푸는 평화의 길이 절대로 쉽지는 않을 것이다. 지방선거에 출마한 많은 후보자들도 부디 좌절하지 말고 깊은 성찰 가운데 자신이 선택한 진리와 평화의 길을 누가 뭐라 해도, 외롭고 고독해도 끝까지, 결과가 어떻든, 자신과 주위에 떳떳한 사람들로 남게 되기를 바라면서 공자님의 한 말씀 전해드린다.

    “人不知而不瑥, 不亦君子乎”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언짢아하지 않으면 얼마나 군자다운가).

    필자소개
    목사. 거창 씨알평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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