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측 패널과 방청객 격돌하다"
        2006년 04월 24일 05:28 오후

    Print Friendly

    한미FTA를 연구하는 국회의원 모임이 24일 주최한 ‘한미FTA 토론회’는 처음부터 숨막히는 긴장감속에 진행됐다. 사안 자체의 민감도도 그렇거니와 참석자들의 면면도 다른 토론회에 비해 한결 무게감이 느껴졌다. 그렇다보니 토론회 중간 중간 긴장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오늘 토론회의 주요 ‘고비’를 짚어봤다.

    "왜 자료를 충분히 준비하지 않은거야!"

    토론은 시작부터 순조롭지 않았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김종훈 우리측 수석대표의 경과보고가 먼저 있어야 했다. 그러나 김 수석대표가 보고자료를 자료집에 넣지 못한 것이 화근이 됐다.

    김 수석대표는 "지난주 다른 일정 때문에 자료를 미리 준비하지 못한 관계로 자료집에 넣지 못했고 복사물을 입구에 따로 나뒀다"고 했으나 복사물이 부족했던 것. 일부 청중들이 "왜 자료를 충분히 준비하지 않았느냐"고 거세게 항의하기 시작했다. 사회를 맡은 이상민 의원이 주최측의 준비소홀을 사과했으나 항의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결국 자료를 충분히 복사해와서 청중들에게 나눠주고 김 수석대표의 경과보고를 뒤로 돌리기로 한 다음에야 항의는 수그러들었다. 이 와중에 여당 의원 몇 몇은 거세게 항의하는 청중들의 태도를 문제삼으며 퇴장하기도 했다.

    "똑 같은 얘기 반복하지 말고 방청석에도 발언 기회를 달라"

    김종훈 수석대표가 지정토론을 하는 도중 방청객 중 한 명이 "똑 같은 얘기 반복하지 말고 청중에게도 발언 기회를 달라"고 항의하기 시작했다. 그 발언을 신호로 방성척 여기저기서 동조하는 목소리가 일었다. 이상민 의원이 "오늘 토론회는 국회의원 연구모임에서 주최한 것이고 행사 운영에 대한 전권은 사회자에게 있다"고 말했지만 별무소득.

    김 수석대표가 말을 짧게 끊는 것으로 항의는 잦아들었다. 자신의 발언 도중 청중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김 수석대표는 "내게 주어진 토론시간은 5분이고, 이제 나는 4분을 썼다"고 불쾌한 기색을 비치기도 했다.

    "지금 강의하는 거요?"

    이경태 KIEP 원장이 지정토론을 하는 도중 방청객 한 명이 "여기가 강의하는 자리냐"고 항의하면서 토론장은 다시 소란스러워졌다. 이 원장이 한미FTA의 필요성에 대한 원론적인 주장을 되풀이 하고 있는데 대한 청중의 불만이 터진 것이다. 청중의 항의에 대해 이 원장도 "내게도 발언할 권리가 있다"고 맞서면서 한 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미국 관객들이 볼만한 영화를 만들면 될 거 아닌가? ‘지금 장난하는 거요?’"

    이날 토론에서도 스크린쿼터 문제가 주로 도마에 올랐다.

    김종훈 수석대표가 스크린쿼터 축소의 명분으로 한국 영화의 경쟁력과 국내 시장 점유율에 대해 말하자 이해영 교수는 "영화 부문에서 대미적자가 연 9천만달러가 넘고, 우리 영화의 경쟁력은 미국 영화의 44%에 불과하며, 미국 영화의 자국 시장 점유율은 95%에 이른다"면서 "우리정부가 앞으로의 협상에서 미국 정부에 이 문제에 대해 따질건가"고 물었다.

    김 수석대표는 이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우리 영화가 미국시장 점유율이 낮다는 것은 미국 관객이 우리 영화를 안 본다는 것인데, 미국 관객들이 보도록 영화를 만들면 될 것 아닌가"고 반문했다. 김 수석대표의 이런 반문이 있자 방청객에서는 폭소와 함께 "지금 장난하는 거야?", "지금 뭐하자는 거야"하는 항의가 빗발쳤다.

    사회자가 "방청객들은 진정해달라"고 당부했으나 어느 방청객은 "답답해서 그럽니다"고 소리쳤다. 사회자는 다시 "답답한 소리라도 정확히 듣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재차 설득했으나 소란은 한동안 가라앉지 않았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