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경선 맹-홍 구도(?)
        2006년 04월 24일 04:0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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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준표 의원, 맹형규 의원 홈페이지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 내부에서도 경선 결과에 대한 예측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당직자들은 일반 여론조사 결과와는 다른 양상으로 경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맹형규 전 의원 대 오세훈 전 의원, 또는 맹형규 전 의원 대 홍준표 의원의 막판 경쟁을 점치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맹-오 대결로 점치는 쪽은 맹 전 의원의 승리에 무게를 싣고, 맹-홍의 대결로 가늠하는 쪽은 홍 의원의 반전 내지 선전을 예상하는 편이다. 말하자면 오세훈 전 의원의 무게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는 말이다.

    한나라 당직자들에겐 오세훈이 안 읽힌다

    맹형규 전 의원 캠프의 핵심관계자는 24일 “대의원의 과반 이상, 당원의 40% 이상을 확보했다”면서 승리를 자신했다. 맹 전 의원이 확보한 당원협의회 위원장의 대의원에 대한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한나라당 핵심관계자는 “크게 차이나지 않고 비례해서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맹 전 의원측 주장이 과장은 아니라는 분석으로 당심의 향배가 맹 전 의원 쪽으로 많이 기울었다는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열흘 전만 해도 (서울시장 후보는) 오세훈 전 의원밖에 없었다”면서 “하지만 만약 경선까지 며칠 더 여유가 있었다면 오히려 맹 전 의원이 확고해지는 판세”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한나라당 당직자는 이와 관련 “당원협의회위원장과 대의원은 맹형규 전 의원을, 일반 당원들은 홍준표 의원을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당직자는 “(당직자들은) 오세훈 전 의원은 제쳐두고 있다”면서 “맹과 홍의 대결”이라고 주장했다. 오세훈 전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국민경선참여인단의 투표율이 10%로 낮아 결과는 사실상 당심으로 판가름 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홍준표 의원 측은 여기서 나아가 “여론에 드러나지 않는 무응답층이 대의원의 50%로 이들의 70%는 홍준표 의원을 지지한다”며 투표 당일 ‘대의원 혁명’을 주장하고 있다. “5% 포인트 차이로 맹형규 전 의원을 이긴다”는 주장이다. 홍 의원측은 한길리서치에 자체의뢰한 대의원 대상 여론조사에서 홍준표(32.0%), 맹형규(31.9%), 오세훈(26.3%) 순으로 나타난 결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서울시민 국민참여선거인단 변수 만들까

    한편 오세훈 전 의원 캠프 관계자는 “현실적인 표 계산에서는 여전히 불리하다”면서 이같은 당심의 기류를 일정 부분 인정했다. 당심보다는 국민참여선거인단이나 여론조사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 한나라당의 후보 경선에는 대의원 20%, 당원 30%, 국민참여선거인단 30%, 여론조사 20%가 반영된다. 이 관계자는 “40% 전후의 투표율로 2천~3천명이 투표할 경우, 100표 이내에서 승부가 날 것”이라면서 “전체 투표율 40% 이상, 국민경선참여인단 투표율 10% 이상이면 이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투표율 변수에 대해서는 맹형규 전 의원 측도 민감하게 분석하고 있다. 맹 전 의원 캠프 관계자는 “전체 투표율 43%까지는 안정적 승리, 43% 이상 50% 이하는 박빙, 50% 이상은 혼전”으로 예상했다.

    또한 국민참여선거인단의 투표율도 중요한 변수다. 그동안 한나라당 경선 지역에서 국민참여선거인단의 투표율은 10% 내외. 대의원 투표율 90%에 비해 워낙 낮은 참가율이어서 경선 결과를 당심의 향배로 예측하는 상황이지만 서울에서는 좀 다를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다른 지역에 비해 경선 투표장으로 접근이 용이하고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 국민참여선거인단의 투표율이 높게 나올 수 있다”면서 “다른 지역의 두 배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나라당 중앙당은 경선을 하루 앞둔 오늘 전문 여론조사기관에 의뢰, 서울 시민 1,500명을 표본으로 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는 실제 선거인단의 투표 결과에 20% 반영치만큼 투표수로 환산해 더해진다.

    한나라당 당심에 거는 맹과 홍의 기대가 투표 현장에서도 유효할지, 서울시민들의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대한 관심도가 10% 투표율 선을 뛰어넘어 오를 웃게 할 지 내일이면 판가름난다.

    후보별 투표장 현장 필승 전략  

     

     맹“안정적 승리”, 홍“이명박 승계”, 오“한나라 외연 확장”

    한나라당 서울 시장 경선을 하루 앞둔 24일 오전 맹형규, 홍준표, 오세훈 후보는 막판까지 당심을 잡기 위해 바쁜 걸음을 쳤다. 하지만 오후에는 내일 투표장 연설로 적게는 3~5%, 많게는 10~15%의 표심이 움직일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연설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들이 내일 투표장 연설의 주요 내용은 그동안 경선 과정의 토론을 거쳐서인지 서로 수렴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이야말로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강금실 전 법무장관의 대항마로 본선 경쟁력이 있다는 것. 그리고 노무현 정권에 맞서 내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의 틀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정작 당일 투표장에서 대의원의 표심을 공략할 핵심 무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편이다. 각 후보의 선거 캠프 관계자의 말을 정리해보면 맹형규 전 의원은 정책이 준비된 후보로 강금실의 이미지 정치에 대한 안정적 승리를 강조할 예정이다. 강금실 후보를 ‘노무현의 닮은 꼴, 흉내내기 정치인’으로 부각시키고 노무현 정권에 맞설 통합의 리더십을 갖춘 유일한 후보임을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현장 연설로 3~5%의 대의원 표심이 정해질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한다는 구상이다.


    홍준표 의원은 ‘대선 승리를 찾아올 유일한 후보’라는 기치다.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패한 이유는 강북에서 37만표로 졌기 때문인데 홍 의원은 지난 총선 탄핵의 역풍 가운데 동북부에서 당선된 유일한 강북 후보라는 주장을 펼칠 예정이다. 특히 이명박 서울시장의 강북 개발을 승계하는 후보임을 강조해 지지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반면 조직력에서 가장 열세인 오세훈 전 의원 측은 투표장 연설은 물론 투표장 분위기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다. 다른 후보들이 당일 투표장에서 결정되는 표심을 5% 내외로 잡고 있는 것과 달리 10~15%의 표심을 흔들어야 한다는 전략이다. 연설에서는 처음부터 주장했던 강금실 대항마로서 필승 후보론을 펼치는 한편 단순히 이기는 것보다 한나라당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적임자임을 강조할 계획이다. 또한 플랜카드, 북 등을 동원해 투표장 분위기에서 기선을 제압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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