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마이뉴스가 KM&I 보도 외면한 이유는?
        2006년 04월 24일 02:0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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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규직 파업현장에 북파공작원이 투입되고, 비정규직 노동자 50명이 목숨을 건 단식농성을 벌이고, 오는 27일 정규직 노동자들이 연대파업을 벌이는 케이엠엔아이(KM&I) 노동자들의 투쟁소식을 대표적인 인터넷신문인 <오마이뉴스>가 단 한 줄도 다루지 않는 것에 대해 그 배경에 대해 금속노조가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금속노조 전송철 부위원장은 24일 "오마이뉴스가 KM&I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과 관련해서 다른 개혁적인 매체에 비해 거의 기사를 싣지 않았다는 것은 이의범 전 대표이사가 오마이뉴스의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어서 그런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일부터 KM&I 인천공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50명과 함께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 지난 4월 19일부터 KM&I 비정규직 노동자 50명이 인천공장 앞에서 ▲금속노조와의 중앙교섭 합의사항 이행 ▲집단해고철회와 고용보장 ▲불법파견 정규직화 ▲북파공작원 투입 책임자처벌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있다.ⓒ금속노조
     

    <오마이뉴스> KM&I 관련 기사 한 건도 보도 안해

    <오마이뉴스>를 확인해본 결과 4월 24일까지 KM&I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관련된 단독기사는 한 건도 없었다. 검색에 나온 4개의 기사도 ‘금속연맹 13만명 파업’, ‘금속노조 김창한 위원장 단식농성’, ‘금속노조, 청주 하이닉스 등 3곳서 집회’ 등으로 기사내용에 집회 장소나 현안 사업장 이름이 간단히 실렸을 뿐이었다. 금속노조는 지난 해 12월 19일부터 지금까지 5개의 보도자료와 성명서를 <오마이뉴스>에 보냈고, 민주노총 전북본부도 8차례에 걸쳐 보도자료와 기자회견문을 보냈는데 <오마이뉴스>는 이를 기사화하지 않았다.

    이에 반해 <프레시안>은 ‘반복되는 하청노동자들의 수난'(2005.11. 9), ‘사회적 대타협이 성사되기 위한 전제조건은?'(2006. 1.20) 등의 기사에서 KM&I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고, ‘전태일통신’이라는 기고문에서도 두 차례나 KM&I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기사가 실렸다.

    <오마이뉴스> 신미희 전 사회부장은 "지난 4월 14일까지 사회부장이었지만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회사 이름도 모르고 있었고 대표와 주주와의 관계는 처음 듣는 얘기"라고 말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 외면하면 보수언론과 다를 바 없어"

    언론비평 전문지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오마이뉴스> 는  최근 거액의 증자를 받기 전에도 자기자본 60억, 총자본 80억원 규모로 오연호 대표가 24%를 가진 최대주주고, 소프트뱅크가 12.9%, 이의범 KM&I 전 대표이사가 7.9%를 갖고 있었다.

    나머지는 1%도 안 되는 소액주주들이다. 이의범 전 대표이사는 지난 11월 24일 <오마이뉴스>가 주최한 ‘평양-남포 통일 마라톤대회’에 참석해 마라톤대회 우승자들 및 오연호 대표이사와 기념촬영을 하는 등 각별한 관계임을 보여줬다.

    <오마이뉴스>가 주주와의 관계를 고려해 KM&I 관련 보도를 게재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된 사실이 없다. <오마이뉴스>의 다른 관계자도 "이제까지 어떤 기사의 출고와 관련해서 회사와 관련이 있다고 해서 기사가 안 나고 그런 적은 없다"고 말해 금속노조의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강조했다. 

    금속노조 전송철 부위원장은 "오마이뉴스의 설립취지가 사회 전반에 어렵고 음지의 모습을 많이 보도하겠다는 것인데 실망감이 많이 든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해 제대로 된 보도와 취재를 해야 할 책임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은 보수언론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설령 특수 관계에 따른 보도회피가 이니더라도, 문제는 여전히 있다는 얘기다.

    10여개 회사 소유한 이의범 씨, 일주일 전 KM&I 대표이사직 넘겨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한 이의범씨는 (주)고려와 에스지위카스 대표이사 사장이고, 2000년에는 가로수닷컴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그는 KM&I 비정규직 파업현장에 북파공작원을 투입했다는 기사가 보도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의범 대표이사가 책임지라"며 집회를 벌이자 지난 4월 18일 돌연 KM&I의 대표이사직을 노철호 부사장에게 넘겨 "책임을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금속노조 KM&I지회가 의뢰해 인천노동연구원이 분석한 ‘경영분석’에 따르면 이의범씨는  KM&I, 가로수닷컴, (주)고려, 마이크로오피스, 에스지위카스, 정보티브이, 프라임I&T홀딩스 등 10여개 이상의 회사에 많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M&I는 합의사항 3가지를 하나도 지키지 않는 회사

    KM&I 회사는 금속노조와 맺은 산별 중앙교섭에서 "노조활동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는다"(2004년) "비정규직이 노조활동을 이유로 고용 문제 발생하면 고용을 보장한다" "불법파견 판정시 정규직으로 채용한다"(2005년)고 합의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회사는 세 가지 합의사항을 모두 지키지 않았다.

    KM&I는 연 60억 이상 흑자를 내면서도 2005년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상여금 200%를 삭감하라고 강제서명을 받았다. 이에 분노한 비정규직 노동자 170여명이 2005년 10월 11일 금속노조에 가입하고, 회사에게 교섭을 요구했다. 그러나 회사는 다음 날 북파공작원 20명 등 용역경비를 투입했고, 11월 8일 공격적 직장폐쇄로 170명을 길거리로 쫓아냈으며 올해 1월 17일 4개 업체 전원을 집단해고했다.

    현재 비정규직 노동자 50여명은 ▲금속노조와의 중앙교섭 합의사항 이행 ▲집단해고철회와 고용보장 ▲불법파견 정규직화 ▲북파공작원 투입 책임자처벌 등을 요구하며 KM&I 인천공장 앞에서 지난 4월 19일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고, 금속노조 인천지부와 전북지부 정규직 노동자 2천여명은 27일 연대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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