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평화촛불의 의미
평화의 주체는 우리 시민이어야
    2018년 06월 07일 10:28 오전

Print Friendly

지금 한반도에는 평화의 기운이 가득하다.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나 판문점 선언을 하였고, 북한과 미국도 곧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일정 선에서 맞바꾸는 협상을 할 듯하다. 많은 사람들이 철도를 연결하여 북한과 그 너머 중국과 러시아를 자유롭게 오가고 경제, 문화와 학술 교류를 하는 상상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정권에 맡길 것이지 왜 시민들이 나서서 3월 24일에 이어 6월 9일 저녁 7시 광화문에서 평화촛불을 들어야 하는가.

박근혜 정권을 몰아냈던 촛불이 항쟁에서 혁명으로 이행하고 당시 시민들이 가장 절실하게 요구했던 불평등 문제를 획기적으로 극복하려면, 시민들이 정치적으로 조직화하여야 한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 또한 마찬가지다. 이의 주체는 남한과 북한, 미국의 정상들이 아니라 시민이어야 하며, 그들은 자신들의 이해와 요구를 담아 올바른 방향으로 평화와 통일을 견인할 정도로 조직화하여야 한다. 그 표현과 출발점이 바로 시민들의 평화촛불이다.

역사적이면서도 감동적인 4.27 판문점 선언이 있었지만, 겨우 한 고개를 넘은 데 불과하다. 서로 신뢰가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해관계마저 대립하는 부분이 많기에 북미 정상회담 취소 사태처럼 앞으로 난관과 우여곡절이 많을 것이다.

무엇보다 군산복합체를 중심으로 한 미국의 매파와 한국과 일본의 극우 등 한반도가 ‘냉전의 마르지 않는 샘’으로 남아야만 이익을 도모하고 헤게모니를 강화할 수 있는 세력들의 훼방도 평화가 고조되면 될수록 그만큼 커질 것이다. 이를 견제하는 것은 정부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들은 자신들의 카르텔과 힘을 이용하여 언제든 정부와 정책의 결정권자를 압박하거나 포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당위적으로 평화를 주장할 것만이 아니라 어떤 평화를 구성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북한은 미국이 작전계획 5027과 5055에 기반하여 북한을 이라크처럼 궤멸하는 위협에서 벗어나 체제안정을 보장받고 대북 제재를 풀어 교역을 활성화하면, 남한의 21배에 달하던 기존 광물자원에 희토류와 서해 유전을 더한 지하자원, 수준 높은 인적 자원, 자립경제 기반, 우주항공공학, 컴퓨터공학 등 세계적 수준에 오른 몇몇 분야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획기적으로 경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미국은 제재가 가장 강했던 2016년에 북한 경제가 3.9%나 고성장을 하고 중국의 제재 회피와 견제로 이에 대해 회의론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본토 타격이 우려되는 핵무기를 영구적으로 폐기하고 북한의 자원을 개발하고 시장을 확대하여 무기 판매 이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이런 공통의 이해관계 때문에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단계적으로 주고받겠지만, 문제나 역기능이 없는 것은 아니다. 확률이 거의 없지만 만에 하나, 신뢰의 역사와 토대가 없는 상황에서 협상이 결렬되거나 합의되더라도 나중에 파기된다면, 정상회담 이전보다 전쟁 위기를 더욱 고조시킬 수도 있다.

반대로 모든 것이 잘 되어 한반도 평화체제가 구축된다 할지라도 미국은 중국 포위 전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주한미군, 사드, 강정기지는 계속 유지되면서 한반도와 동아시아에 긴장을 조성할 것이다. 무엇보다 평화협정 이후 북한마저 미국 자본주의의 수탈 시장이 되고 남한의 분단모순이 별로 극복되지 못한 채 대미종속이 외려 심화한다면 그 평화가 과연 우리 민족과 민중에게 어떤 의미를 갖겠는가.

이에 우리는 이 시점에서 요한 갈퉁의 지적대로 ‘구조적 폭력’을 없애는 적극적 평화를 추구하여야 한다. 평화는 종북 담론, 국가보안법, 대미 종속체제를 해체하거나 극복하고 민주적이고 자주적인 대한민국을 세우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평화의 법적 장치인 평화협정을 넘어 구조적 장치로서 한반도 평화 체제가 이루어질 때 진정하고도 되돌릴 수 없는 평화가 자리 잡고 통일의 길을 열 것이다.

필자소개
한양대 교수. 6.9 평화촛불 추진위 공동대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