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례없는 사법농단'
    법률가들, 시국농성 돌입
    양승태 구속수사 등 엄중 처벌 촉구
        2018년 06월 05일 04:5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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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호사와 노무사, 교수, 법학자 등 법률가들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 개입’ 등 사법권 남용 의혹을 규탄하며 시국농성에 돌입했다. KTX 해고승무원과 전교조 등 재판거래 사법피해자들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을 공동 고발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국회의 국정조사와 특검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대법원 사법농단을 규탄하는 법률가들은 5일 오전 11시 30분 대법원 동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직후 천막을 치고 농성에 돌입했다.

    법률가 기자회견과 농성 모습(사진=류하경 변호사 페북)

    이들은 이날 발표한 시국농성 선언문을 통해 “역사상 유례없는 사법농단 사태가 일어났다. 대법원이 재판을 정치권력과의 거래수단으로 사용하며 국민이 부여한 사법권력으로 국민을 농락했다”면서 “사안의 엄중함을 누구보다 깊이 알고 있는 우리 법률가들이 직접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시국농성 선언문엔 법률가 119명이 이름을 올렸다.

    법률가들은 “이번 사태와 같이 법원이 제 이익을 위하여 스스로 정권에 부역한 적은 없다. 과거 법원의 그 어떤 과오들과도 비교할 수 없이 가히 충격적”이라며 “특히 법원이 거래한 재판들이 모두, 노동자, 사회적 약자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가장 마지막으로 법원에 기댄 사건들”이라고 분개했다.

    이어 “강요에 의한 굴복이 아닌 자발적·적극적 부역이기에 이는 조금도 감경될 수 없고 오히려 가장 엄하게 가중처벌 되어야 할 역사범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변호사로서, 독립성과 공정성을 내팽개쳐 버린 법원에서 재판을 할 수는 없다. 교수로서, 스스로 헌법과 법률을 부정하고 독립성을 포기해버린 법원이 권력과 유착하는 사회에서 법학을 연구하고 가르칠 이유가 없다”며 “논평과 고소고발 등의 일반적 대응을 넘어서 국민에게 이 사태가 얼마나 중차대한 일인지 보다 강력하게 알려낼 필요가 있다. 이에 대법원 앞 법률가 시국농성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사법농단 규탄 법률가 일동은 판사사찰, 재판거래 관련해 ▲대법원 모든 자료 공개 ▲사회적 중립 기구로 철저한 진상규명 ▲주범 양승태와 사법농단 관련자 전원 구속 수사 및 엄중 처벌 ▲재판거래 대상 판결 피해자들의 피해 원상회복 ▲범국민적 참여와 시민사회 주도로 사법부 개혁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요구사항이 수용될 때까지 무기한 노숙농성을 벌일 계획이다.

    KTX 해고승무원 등 피해자, 양승태 등 관련자 고소고발
    심상정, 국정조사 및 특검 수사 필요성 강조

    피해 당사자 단체인 철도노조 KTX 열차승무지부, 전교조 등은 17개에 달하는 피해자 단체들은 이날 양 전 대법원장 등을 공동 고소·고발하기로 했다. 피고발인은 양 전 대법원장 비롯해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이다.

    공동 고발인들은 입장문에서 “사법부는 세 차례에 걸쳐 조사를 했음에도, 결국 관련자에게 면죄부만을 주었을 뿐”이라며 “검찰은 더 이상 사법농단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검찰은 신속하게 조사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정치권 일부에선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권 남용 의혹 국정조사 및 특검 도입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전 대표는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강욱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이 사안은 정확히 특검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법률적으로야 검찰이 대법원을 수사하는 게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느 검사가 대법관을 수사할 수 있겠나. 앞으로 대대적인 사법 개혁의 필요성까지 연결하려면 국회의 국정조사 그리고 특검을 통해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 전 대표는 “법원행정처는 대법원장의 직할 부대”라며 “청와대와의 거래 의혹이 있는 중대한 사안을 대법원장이 몰랐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양 전 대법원장이 의혹을 전면 부인한 만큼)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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