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미, 핵심쟁점 미합의,
    미국 “김정은 결단 필요”
    정세현 “미 일괄론과 북 단계론 사이 접점 아직 안 만들어진 듯”
        2018년 06월 01일 01:1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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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정상회담을 열흘 남짓 앞두고 양국 고위급 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비핵화 방안의 핵심적인 사안에 대해 북미가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5월 31일(현지시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북미 정상회담 개최 준비를 위한 고위급 회담을 조기 종료한 후 기자회견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이뤄질지 확답은 할 수 없다”면서도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가 합의에 이르려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과감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북한이 전략적 변화를 숙고하고 있고 근본적으로 다른 길을 모색하고 있으며 북미가 합의하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며 이번 기회를 흘려버리는 것은 비극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그 같은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지도자이며 앞으로 수주 또는 수개월간 우리는 그것이 이뤄질 수 있는지를 시험해보는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했다.

    북미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확신한다”면서도 “정상회담 개최 여부는 아직 모르겠다”고 했다.

    또한 “김 부위원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 전달을 위해 워싱턴DC를 방문할 예정”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가 얼마나 어려운지 이해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북한에 안전보장에 대해 확신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북미회담 성사 여부에 대한 확답을 피한 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결단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정세현 전 장관은 1일 오전 KBS 라디오 ‘최강욱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아마 미국은 아직도 CVID 일괄론인 것 같고, 북한은 단계론이다. 여기에 아직 접점이 확실하게 만들어지지 않은 것 같다”면서 “6월 12일에 김정은 위원장이 결론내야 할 것으로 남겨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또한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미 합의가 됐다면 ‘과감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최대 중요 사안은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북미가 최종적으로 합의하지 못한 사안과 관련해, 폼페이오 장관이 ‘김정은 위원장의 과감한 리더십’을 요구한 것을 언급하며 “아마도 ICBM을 빠른 시간 내에 미국한테 넘겨주든지 폐기하는 조치를, 결정을 해 주기를 바라는 뜻으로 읽힌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으로선 체제 인정 및 안전 보장을 얼마나, 빨리 보장하느냐가 핵심적인 문제이고, 미국으로서는 ICBM을 얼마나 빨리 끌어내느냐가 핵심이다. 그 문제를 두고 양국이 서로 밀고 당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한텐 ICBM이 겁나는 것이기 때문에 빨리 뺏고 싶지만, 북한은 (ICBM이) 미북 수교와 미국의 대북 불가침을 보장받을 수 있는 무기이기 때문에 빨리 안 내놓으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현익 수석연구위원은 “(북미가 합의할) 4가지 사안이 뭐냐면 ‘북한이 완전히 핵·미사일 목록을 신고’하고, ‘우라늄 농축 폐기’하고, ‘핵과 ICBM, 장거리 미사일을 미국으로 이전’한 후에 ‘특별 사찰’을 받는 것”이라며 “이 중 일부는 합의를 했겠지만 합의가 안 된 건 아마 임의 사찰일 것”이라고 봤다.

    홍 수석연구위원은 “9.19 공동성명 이후 회담도 (임의 사찰로) 깨졌다”며 “북한의 논리로 보면 ‘(임의 사찰은) 미군이 북한을 점령했을 때 하는 거지 우리가 미국한테 전쟁에서 진 것도 아닌데 그걸 어떻게 받느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이 기자회견을 한 당일 텍사스로 가기 위해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기자들에게 “희망컨대 6월 12일 예정대로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이다, 회담을 위한 절차들이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한 번의 회담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는 걸 의미한다”며 “아마 두 번째, 세 번째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 또한 핵심적인 사안에 대해 양국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홍 수석연구위원은 “6월 12일 회담이 될 수는 있는데 된다면 굉장히 원칙적인 얘기로 합의를 볼 것이다, 그리고 2차 회담을 예견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2차 가서 조금 더 구체적인 합의가 나오고 3차에서 최종적인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까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의 사찰, ICBM 폐기 등에 대해 합의하지 못하면) 두 번 내지 세 번의 정상회담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정 전 장관은 “단계론이기 때문에 한 번 더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할 것”이라며 “미국 내에 여론 동향도 트럼프로서는 감안해 가면서 속도 조절을 해야 하기 때문에 2번, 3번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일단 해놓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미회담을 2번까지는 연달아서 할 수 있을 것 같다. 12일에 회담을 하고 13일에 종전선언을 하는 그런 식으로 결론이 나면 2번까지 회담을 할 수 있다”면서 “ICBM과 불가침, 이것을 언제쯤 교환할 것인지, 이 문제로 한 번 더 만나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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