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영 “북, 어떤 경우도
    리비아모델 수용 않을 것“
    최선희 북 부상, 펜스 부통령 비난
        2018년 05월 24일 12: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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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등 선제적인 비핵화 행동에도 미국 내 강경파들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계속해서 의구심을 제기하는 것과 관련해,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은 “10년 전 9·19 공동성명을 24시간도 안 되어서 쓰레기통에 던져버린 사람들은 네오콘이다. 그 중심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있었다”고 24일 지적했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동영 의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존 볼턴은 북으로선 굉장히 꺼림칙하고 뭔가 불길한 존재”라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이 존 볼턴 보좌관을 겨냥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담화를 발표한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작동했다는 설명이다.

    정 의원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평양을 다녀간 뒤에도 볼턴 보좌관은 계속해서 리비아식 모델을 거론하며 중거리탄도미사일, 생화학무기, 인권 문제까지 의제를 넓히고 문턱을 높였다”며 “그런 상황에서 북으로서는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판단해 ‘북미회담이 안 열릴 수도 있다’는 부정적인 담화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김계관 외무성 부상에 이어, 이날 최선희 외무성 부상 명의로 담화를 발표해 리비아식 방안을 언급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지목해 공격했다. 펜스 부통령은 볼턴 보좌관과 함께 강경파로 분류된다.

    최 부상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턴에 이어 이번에 또 부대통령 펜스가 우리가 리비아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역설하였다”면서 “미국이 우리의 선의를 모독하고 계속 불법무도하게 나오는 경우 나는 조미수뇌회담(북미정상회담)을 재고려할 데 대한 문제를 최고지도부에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부상은 펜스 부통령을 비롯한 미국 내 강경파를 겨냥해 “핵보유국인 우리 국가를 고작해서 얼마 되지 않는 설비들이나 차려놓고 만지작거리던 리비아와 비교하는 것만 보아도 그가 얼마나 정치적으로 아둔한 얼뜨기인가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며 “엄연한 현실을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우리를 비극적인 말로를 걸은 리비아와 비교하는것을 보면 미국의 고위정객들이 우리를 몰라도 너무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에 대화를 구걸하지 않으며 미국이 우리와 마주앉지 않겠다면 구태여 붙잡지도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우리를 회담장에서 만나겠는지 아니면 핵 대 핵의 대결장에서 만나겠는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과 처신 여하에 달려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이 리비아식 방안을 이처럼 강한 기조로 견제하는 것과 관련해 정 의원은 “리비아식 모델은 핵을 포기하고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은 카다피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라며 “북한은 어떤 경우에도 리비아식 모델로 규정되는 안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 핵 포기를 안 했으면 안 했지, 리비아식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북한의 완강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한미정상회담으로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동영 의원은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이 촉진자로서의 역할, 또 중재자로서의 역할이 먹혔다고 본다”며 내달 12일 예정된 북미회담이 개최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북은 이미 전략적 결단을 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거래하기로 결심을 했다고 본다”면서 “북미 둘 다 너무 멀리 와 있기 때문에 돌아가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북은 핵 포기를 통해 정상국가의 길로 나오겠다는 전략적 결단을 했고, 오늘로 예정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도 그 연장선”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참모들의 부정적 의견에도 북이 원하는 북미수교를 해주고, 미국이 원하는 ICBM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핵폐기를 얻어내겠다는 거래를 성사시키겠다는 결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 남아있는 기간 동안 밀고 당기기는 계속되겠지만 큰 틀에서 거래는 성사될 것이라고 본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처음으로 북한의 체제보장을 약속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김정은 위원장의 큰 꿈, 큰 그림, 사회주의 경제부국을 만들겠다는 꿈에 대한 응답한 것”이라며 “북미 간 불신 문제에 다리를 놓는 것이 바로 한국의 역할이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호평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후 태도가 변했다고 불만을 표한 것과 관련해 “중국의 조기 제재 완화에 대한 견제용 발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한중 공조가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 정부가 한중 공조에 조금 더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중국의 긍정적인 역할, 생산적인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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