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당 전북지사 경선 결국 법정으로
        2006년 04월 20일 06:3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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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우리당 전북도지사 후보 경선 과정에서 제기된 김완주 후보의 재산 축소 신고 의혹이 결국 법정으로 가게 됐다. 유성엽 열린우리당 전북도시자 경선 예비후보는 20일 김완주 후보에 대한 경선후보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및 예비 후보 무효 확인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소장을 서울남부 지방법원에 제출했다.

    "김완주 후보, 공직선거법 및 공직자윤리법 위반"

    유 후보는 "김완주 후보의 재산 문제는 후보 등록 무효나 당선 취소는 물론, 사실 여부에 따라서는 형사처벌도 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이번 소장 제출은 "당이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데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주장했다.

    유 후보측은 한걸음 더 나아가 김 후보를 실정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유 후보측 핵심 관계자는 "중앙당과 도당은 마치 우리가 아무 문제도 없는데 트집잡고 있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김완주 후보를 실정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가 말하는 실정법은 공직선거법과 공직자윤리법이다. 2005년 개정된 공직선거법 250조3항은 후보자가 재산을 허위 공표하는 경우 6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는 당내 경선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데 김 후보가 이를 정면으로 위반했다는 것이다.

    또 2004년 반포 아파트의 재개발이 시행되면서 김 후보의 배우자가 소유하고 있는 재산이 ‘아파트’에서 ‘아파트 입주권’으로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연말에 변경 신고를 하지 않았는데 이는 공직자 윤리법 위반이라는 주장이다.

    유 후보측 또 다른 관계자는 "민주당은 김완주 후보가 열린우리당 후보로 확정되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라며 "이미 실정법을 위반한 상태이기 때문에 당선도 쉽지 않고 당선되더라도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곤혹스러운 열린우리당"

    열린우리당은 내심 곤혹스러워하면서도 김 후보의 재산 축소 신고가 "기술적인 실수"에 불과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홍재형 중앙당 공천심사위원장의 한 측근은 "공천심사위가 후보들의 재산 신고를 접수하기는 하지만 진위 여부를 가릴 수는 없다"며 "김 후보의 재산 축소 신고 처리 문제는 공천심사위의 권한 밖"이라고 책임을 돌렸다. 공천심사위의 한 실무책임자는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하라"고 떠넘겼다.

    최규성 전북도당 위원장은 "있는 재산을 없다고 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실무적인 착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재산 몇 억 덜 신고한다고 당원들이 더 지지하는 것도 아니다"면서 "의도적인 축소가 아닐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11억 아파트 입주권을 1억6천만으로 신고"

    이에 앞서 유성엽 후보는 지난 14일 유세 도중 "김완주 후보는 배우자 명의의 25평대 서울 서초구 반포 주공아파트를 최소 5억원 이상으로 신고했어야 하는데 선거 공보물에 1억6천만원으로 신고했다"며 "이는 명백한 현행 선거법 위반"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유 후보는 진상 조사 및 잠정적인 경선 중단을 요구했으나 당 공천심사위원회 및 전북도당은 "고의성이 없는 사소한 실수"라며 유 후보측 입장을 수용하지 않았었다.

    유 후보측 주장에 따르면 김 후보는 경선 과정에 배포한 공보자료에 전 재산을 3억7천7백여만원으로 기재했고, 지난해말 국세청 고시 기준시가 5억6천1백만원으로 돼있는 부인 명의의 서울 반포의 25평짜리 주공 아파트를 4억가량 축소한 1억6천4백50만원으로 신고했다.

    현행 선거법 관련 규정에는 후보자가 재산을 공개할 경우 주택이나 아파트의 경우 전년도말 기준 국세청 고시 기준시가를 적용하도록 돼 있으나, 김 후보는 1999년 구입당시 가격으로 신고한 것이다. 이 아파트는 재건축이 추진돼 20일 현재 거래가가 11억원에 달하고 있다. 

    한편 김완주 후보는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전주고 선배로, 이번 경선 출마 전까지 전주시장을 역임했다. 이번 경선에서 정 의장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으며, 현직 도지사인 강현욱 지사도 김 후보에 밀려 경선 출마를 포기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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