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염 체포동의안 부결
여야 넘나든 ‘동업자’ 의식
정의당 “몇날 며칠 미루던 결과가 고작 여야 합심의 방탄 국회냐?”
    2018년 05월 21일 04:4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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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21일 열린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홍문종·염동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켰다. 국회 안팎으로 ‘국회 해산’ 등 분노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홍문종 의원은 사학재단을 통해 불법 자금 수수, 염동열 의원은 강원랜드 채용청탁 혐의로 각각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다.

국회는 이날 무기명 투표로 실시된 홍문종 의원 체포동의안을 찬성 129, 반대 140, 기권 2, 무효 3표로 부결했다. 4선 친박 중진인 홍문종 의원은 뇌물·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모 정보통신업체로부터 업무상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82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와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사학재단 경민학원의 75억원 교비 횡령한 혐의 등이다.

검찰은 지난달 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범인도피 교사 등의 혐의로 홍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여론의 공분을 샀던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에 연루된 염동열 의원 체포동의안 역시 찬성 98, 반대 172, 기권 1, 무효 4표로 반대표가 훨씬 많았다. 염 의원은 2012~2013년 정규직 전환을 전제로 한 강원랜드 교육생 선발과정에서 최흥집 당시 강원랜드 사장에게 지인의 자녀 수십명의 채용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본회의에서 발목 잡히면서 국회에 대한 불신은 더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반대표 수를 계산해보면 자유한국당은 물론,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두 의원의 체포동의안에 반대표를 던진 것이라 여당 역시 ‘방탄국회’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정의당은 “여당도 적폐”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추혜선 정의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매우 충격적인 결과”라고 밝혔다.

추 수석대변인은 염동열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과 관련해 “여당 의원 중 상당수가 반대표를 던졌다는 말”이라며 “비리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해 몇 날 며칠을 다투던 결과가 고작 여야 합심의 방탄이란 말이냐”고 여당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이라면 여당도 적폐라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더불어민주당은 과연 촛불을 든 시민 앞에서 당당하게 고개를 들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추 수석대변인은 “국회가 근본적으로 개혁되어야 하는 필요성을 스스로 입증하는 꼴이 되었다. 무엇보다 이번 개헌에서는 다당제 확립을 통한 국회 기득권 타파가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대 같은 당 원내대변인도 브리핑에서 “국회의원은 동료 의원의 대리자가 아니다. 국민의 뜻을 대변하지 않는 의원은 그 자격이 없다”면서 “이런 식이라면 국민들이 다시 촛불을 들고 지금 당장 국회를 해산하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도 성명을 내고 “국회는 표결로서 두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방해했고 국민들의 알 권리를 침해했으며, 우리 헌법이 명시하고 있는 ‘법 앞의 평등’ 원리를 훼손했다”면서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강력 규탄했다.

참여연대는 두 의원의 체포동의안 반대표 수가 자유한국당의 의석수를 상회한 점을 언급하며 “전체 국회의원 중 최소한의 상식과 ‘법 앞의 평등’ 원리를 지키려는 의원이 절반에도 이르지 못하는 것이 국회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또한 “민의를 반영하겠다면서 걸핏하면 국회를 파행시키고, 사법권 행사도 일반 국민들과 달리 적용받겠다며 동료의원들을 지켜 준 국회를 용납할 국민은 없다”며 “오늘 국회는 더 이상 지체되어서는 안 될 개혁의 대상임을 스스로 천명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며, 체포동의한 표결을 공개표결로 전환하는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SNS 상엔 자유한국당보다는 ‘촛불’을 운운하며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여당인 민주당에 대한 공분이 상당하다. “야당은 말할 것도 없고 여당은 용서받지 못할 것”, “국회를 탄핵해야 한다” 등부터 “민주당에도 XXX보다 못한 적폐세력이 있다” 등의 다소 거친 표현이 담긴 게시글도 쏟아지고 있다.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 식구 감싸기를 한 국회의원들. 정말 마음 같아선 국회를 해산시키고 싶다. 방법이 없는 게 분하다”고 밝혔다.

그는 뒤이어 올린 게시글에도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최소 20명 이상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며 “특권의식에 사로잡힌 국회의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여든 야든 기득권에 물든 정치세력은 근본적인 각성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원석 정의당 전 의원도 민주당을 겨냥해 “동업자 의식도 정도껏이어야지…기가 찰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러한 비판을 의식한 듯 대국민 사과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특권과 반칙 없는 사회를 이끌어야 할 국회가 제 식구 감싸기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 것은 자가당착이며 어떠한 변명의 여지도 없다”면서 “특히 민주당 내에서 일부 이탈표가 나온 것에 대해 원내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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