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행 헌법 좌파적, 박정희 때로 가자
        2006년 04월 20일 05:1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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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훌륭한 헌법은 시장경제 원칙에 가장 충실했던 제3공화국 헌법이다.”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현행 헌법을 제3공화국 헌법처럼 개정하고 좌파의 활동을 제한하자.”

       
    ▲ 이상돈 교수는 우리 역사에서 가장 훌륭했던 헌법은 "박정희 헌법"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과감한 주장은 20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헌법포럼(대표 이석연 변호사)’의 쟁점토론회에서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가 ‘대한민국 헌법과 좌파’라는 제목의 발제문에서 제기한 것이다. 제3공화국은 5.16군사쿠데타 이후 72년 유신체제가 성립될 때까지의 시기로 박정희 독재의 전반기에 해당된다.

    이상돈 교수는 발제문에서 “뉴레프트(신좌파)의 어리석은 정책이 30년간 한국이 이뤄놓은 업적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역대 헌법의 경제 부문을 보면 제3공화국 헌법이 시장경제 원칙에 가장 충실했다”며 “1987년에 개정된 현행 헌법은 ‘소득의 분배’, ‘시장지배와 경제력 남용금지’ 등 사회주의 조항이 들어간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 교수는 “한국경제가 도약하던 80년대 중반에 왜 이런 헌법 개정이 이뤄졌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도 말했다.

    현행 헌법 ‘좌파적’이다

    이어서 이 교수는 “폭력혁명을 주장하지 않는 뉴레프트는 사상의 자유를 인정하는 자유민주국가 헌법체제 아래서는 금지할 근거가 없고, 또 사학법, 부동산대책, 공정거래법, 신문법 등 좌파 세력이 공공성을 앞세우면서 내놓는 정책들도 현행 헌법의 철학과 일치해 제한할 수 없다”고 한탄했다.

    이런 답답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그가 내놓은 해법은 ‘헌법개정’이다. 현재의 헌법을 제3공화국 시대의 것처럼 뜯어고쳐서 좌파적 정책이 발을 못 붙이도록 하자는 것이다.

    우파 논리에 따르면 미국도 사회주의 국가

       
    ▲ 진보정치연구소 강병익 연구원은 "좋은 헌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좋은 세상이 올바른 헌법을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상돈 교수의 발제 내용이 알려지자 진보진영에서는 어이없는 주장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민주노동당 부설 진보정치연구소(소장 장상환)는 논평을 내고 이 교수의 ‘개헌을 통한 좌파규제’ 발언은 “시대착오적인 보수우파의 말장난”이라고 규정했다.

    연구소 측은 우선 이 교수가 ‘적정한 소득의 분배’와 ‘시장지배와 경제력 남용금지’가 사회주의 조항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넌센스’라고 일축했다. 연구소는 “그렇다면 독과점을 금지하는 미국도 사회주의 국가라 부를 수 있냐”며 “소득분배와 시장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금지하는 것은 정상적인 국가의 역할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제헌헌법에 명시되었던 이익분배균점권(사기업의 노동자가 해당기업의 이익을 분배받을 권리)이 제3공화국 헌법에서 삭제되었다는 사실은 결국 ‘건국이념’을 박정희 세력과 제3공화국 헌법이 스스로 부정한 증거라고 지적했다.

    진보정치연구소 "사회주의가 뭔지 알기는 하는가"

    진보정치연구소 강병익 정치담당 연구원은 이 교수의 발언에 대해 “무엇보다 헌법만으로 세상을 보는 것은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사고”라고 평가했다.

    강 연구원은 헌법포럼에 대해서도 “좋은 헌법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헌법 자체가 사회 변화의 반영물일 뿐”이라며, “그들의 주장과 시각은 정작 한국사회의 현실과 문제는 외면하면서, 지나간 헌법을 통해 당면한 우리사회의 개혁을 왜곡시키려는 태도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현행 헌법을 좌파적이라고 몰아붙이는 용감한 감각도 놀랍지만 죽은 박정희 대신 헌법이라도 되살리자는 수구적 발상은 어떻게 ‘개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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