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反기업 인문학』 외
    [책]『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 등
        2018년 05월 19일 05:0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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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反기업 인문학> – 인문학은 어떻게 자본의 포로가 되었는가?

    박민영(저자) | 인물과사상사

    현재 인문학 열풍의 실체는 기업 인문학 열풍이다. 기업 인문학은 비판 의식을 제고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 의식을 소거한다. 사회적 문제를 다루면서도 그 해결책에서는 사회를 거세한다. 교묘하고 영악한 논리로 주류적 사고에 영합하게 만든다. 현실 문제들을 해명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현실 인식의 감각을 마비시키거나, 현실을 왜곡해 인식하게 만든다. 기업 인문학은 기본적으로 공부와 앎을 생산하는 체제가 아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 ‘반(反)공부’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反기업 인문학』은 우리가 알게 모르게 받아들였던 인문적 담론들, 그저 막연하게 좋은 것으로 알았던 인문적 담론들,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던 인문적 담론들이 대부분 기업 인문학에 속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지금 우리 사고의 뿌리를 구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담고 있다. 기업 인문학은 인문학이 기업 이익의 논리에 복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인문학의 성격 자체를 변질시키는 기업 인문학은 궁극적으로 ‘인문학 해체’ 담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기업 인문학은 물질주의와 과학기술주의와 경쟁체제를 포용하고 추동하는 불임의 인문학이자 불행한 학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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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다> – 색다르고 과감한 페미니스트 선언

    제사 크리스핀(저자) | 유지윤(역자) | 북인더갭

    사회 각 분야에서 페미니즘의 요구가 거세지는 시기에 오히려 오늘날의 페미니즘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매우 색다르고 도발적인 물음을 제기하는 책이 출간되었다. 미국 페미니즘 사상가 제사 크리스핀의 신작 『그래서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다』는 자기역량 강화에 몰두하는 라이프스타일 페미니즘을 끝내고 가부장제에 저항하면서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급진적 페미니즘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남성들에 대한 분노와 울분을 넘어서 이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냉철하게 직시하는 페미니즘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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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만들기로 창의융합 수업하기> – 아이템 선정부터 영화 제작, 영화 동아리까지

    박현숙(저자) | 고들풀(저자) | 맘에드림

    오래 꿈꿔온 수업을 실현시킨 이야기다. 수업 시간에 단편 영화를 만들고, 교내 행사로 단편 영화제를 하고, 마을 축제 기간에 아이들의 작품을 모아 마을 공원에서 밤중에 영화를 상영했다. 누군가는 겨우 영화 한 편 만들었다고 말하지만, 그 영화 한 편은 아이들과 교사 모두에게 놀라운 성장을 가져다주었다.

    이 책의 1~3장은 영화 만들기가 생소한 교사들을 위해 영화 수업을 어떻게 기획하고 진행하는지, 영화가 만들어지는 전반적인 과정을 담았다. 4장에서는 영화에 대한 보다 다양한 이야기를 접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영화 동아리 이야기를 실었는데, 실제로 아이들과 동아리를 운영한 저자의 사례들이 깊이 있게 다가온다. 시나리오, 콘티, 편집, 촬영 등 영화 제작의 디테일한 노하우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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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세기 기술의 문화사> – 핵, 우주, 인공지능, 생명공학으로 본 야누스의 과학기술

    김명진(저자) | 궁리

    우리는 새로운 기술의 부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현재 한국 사회에서 활발하게 논의 중인 미래기술은 우리에게 풍요롭고 편리한 생활은 물론 전례 없는 경제도약을 약속할 것처럼 그려진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러한 기술들이 인간의 자리를 빼앗는 어두운 미래를 예상한다. 미래기술의 논의들은 엄청나게 긍정적이거나, 엄청나게 부정적인, 양 극단으로 제시되곤 한다. 이러한 미래 예측은 누가, 어떤 이유에서 내놓는 것일까? 우리는 새로운 기술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그것이 현재 던져주는 함의는 무엇일까?

    이 책은 2차대전 이후 새롭게 등장해 오늘날까지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네 가지 기술―핵, 우주개발, 로봇/인공지능, 생명공학―의 사례연구를 통해 이러한 질문에 답해보려 한다. 지난 백여 년 동안 새롭게 등장한 대표적인 과학기술이 정치경제, 대중문화와 뒤얽히며 어떻게 변화, 발전해 나갔는지를 추적한 연대기를 통해 독자들은 기술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적절한 길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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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 – 묵묵하고 먹먹한 우리 삶의 노선도

    허혁(저자) | 수오서재

    묵묵하게 다가와 마음을 먹먹하게 만드는 현직 버스기사의 에세이. 버스 안에서 바라본 세상과 사람, 자기 성찰에 대한 이야기. “버스는 한번 문 닫으면 돌이키기 어렵다”, “모두가 자기 입장에서는 옳고 자기 인식 수준에서는 최선을 다할 뿐이다. 삶이 징그럽게 외롭고 고독한 대목이다”, “당신 몸이 앞으로 안 쏠리면 시내버스가 아니다” 등 노동과 경험에서 나오는 힘 있는 언어, 타인과 자신을 깊이 들여다본 성찰의 언어, 때론 모멸과 극한 상황에서 아이러니하게 찾아오는 해학과 유머의 언어로 가득하다.

    약속장소를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려본 사람이라면, 출퇴근길 만원버스에 몸을 실어본 사람이라면, 기사가 난폭운전을 한다고 투덜거려본 사람이라면, 버스 차창을 멍하게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본 사람이라면, 그런 평범한 사람이라면 ‘그냥 버스기사’인 저자의 글에 마음이 움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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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이웃> – 조선인 제재 중국 단편소설선 1919~1945

    민정기(편자) | 고재원(역자) | 소명출판

    중국작가들이 조선인들을 등장시킨 단편소설 선집. 이 선집에는 중국현대문학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궈모뤄의 작품부터 작품집 한 권 없는 무명작가의 작품까지 담겨 있다. 특히, 표제작인 ‘나의 이웃’의 작가 타이징눙, ‘또 다른 거래’와 ‘새로운 계획’의 작가 리후이잉, ‘이웃’과 ‘바다 저편’의 작가 수췬, ‘인견’의 작가 자오샤오쑹, ‘풋사랑’의 작가 뤄빈지는 당시 20대로 이른바 ‘문학청년’의 시기를 거쳐 이제 막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한 신진작가들이었다. 덕분에 동병상련의 감정으로 그려진 가엾은 이웃부터 흉악한 무뢰배, 망명한 투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이웃 조선인’을 더욱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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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문학 속의 한국>

    홍정선(편자) | 최창륵(편자) | 소명출판

    1920년~1930년대 중국 대표 작가 및 젊은 작가들이 조선인의 삶을 기록한 9편의 단편소설을 엮은 중국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중국작가가 들려주는 이들은 우연히 마주쳤던 어떤 조선인에 대해, 대학의 모임 혹은 정치조직에서 만나 강렬한 인상을 받았던 조선인에 대해, 중국인들 속에 회자되던 영웅적인 조선인에 대해 회고하는 방식으로 소설을 전개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책 속에 들어있는 소설을, 비록 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소설적인 측면보다도 당시의 우리나라 사람들에 대한 기록적인 측면으로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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