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직원연대,
    오프라인, 실명 활동 등으로 확장
    박창진 “현 사태 초점은 노노 갈등 아니라 경영진 문제”
        2018년 05월 18일 11:2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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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노총 산하 대한항공노동조합이 2014년 ‘땅콩회항’의 피해자인 박창진 전 사무장 조합원 자격 박탈을 결정한 것과 관련해, 박창진 전 사무장은 “현 사태의 초점이 절대 흐려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명확한 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총수일가 퇴진과 부조리한 사내 문화 개선 등 직원들의 연대가 ‘노노 갈등’으로 비화돼선 안 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창진 전 사무장은 18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내부 직원들이 단결해서 현 경영진에 대한 개선 요구가 이루어져야 됨에도 불구하고 왜 제가 노조의 제명 대상가 됐는지는 저도 조금 의문스럽기는 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대한항공노조는 지난 15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노조 규약 위반과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박 전 사무장을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박 전 사무장이 “총수 일가를 견제할 이사회, 노조 등이 형식상으로만 존재한다. 그들이 제대로 발언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일부는 총수 일가의 편에 서 있다”는 등 기존 노조를 비판하는 언론 인터뷰를 포함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행사에 참여해 발언한 것 등이 그 이유다. 특히 대한항공노조는 박 전 사무장이 공공운수노조의 행사에 가서 발언한 것에 대해선 ‘이적행위’라고 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내에 있는 3개 노조 중 가장 규모가 큰 대한항공노조는 대한항공 직원 2만여명 중 약 1만1000명이 가입돼 있다. 그러나 노조가 회사 내 부조리에 대해 직원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면서 ‘어용노조’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대한항공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대한항공직원연대가 기존 노조와 거리를 두고 광화문 촛불집회를 열어 총수일가 퇴진을 요구한 것은 노조에 대한 직원들의 불신이 얼마나 팽배한지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대한항공노조의 박 전 사무장 제명 결정이 알려지면서 다른 조합원들의 탈퇴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민주노조 설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권수정 전 아시아나노조 위원장은 <레디앙>과 통화에서 “대한항공을 망가뜨리고 국민들로부터 지탄받게 한 조양호 총수일가를 응징하고, 직원들과 새로 서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하는 성명이 나와야 할 시점에 노조가 이런 결정을 내린 건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이라며 “(민의에 역행하는) 현 대한항공노조는 없어져야 하고 새로운 민주노조 설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익명 단톡방에 모인 4천 정도의 직원들을 중심으로 꾸려진 직원연대는 향후 오프라인 조직을 만들어 실명으로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박 전 사무장은 향후 만들어질 오프라인 조직에 대해 “(대한항공) 직원연대에 한계를 두지 않을 것”이라며 “권한은 누리면서 책임을 지지 않고 월권 행위만 하는 경영 행태가 곳곳에서 계속 자행되고 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저희는 연대의 방향을 공감 아래 확장시켜나가고자 하기 때문에 (경영진의 갑질 문화 근절) 캠페인을 벌여나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대한항공 내에서 벌어지는 경영진의 문제에 한정하지 않고,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한 갑질 문제, 총수일가의 횡포 등에도 목소리를 내겠다는 뜻이다. 업종이 다른 노동자들과의 향후 연대 가능성도 밝힌 것이라 주목된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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