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당, 미국에 공개서한
볼턴과 유사한 대북 강경 입장 담아
민주당 “망신, 왜 부끄러움은 국민 몫이어야 하나”
    2018년 05월 17일 05:4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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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PVID’(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 포함 대량살상무기 폐기) 원칙 견지, 선비핵화·후보상 등의 요구를 담은 공개서한을 17일 발표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정부에 전하는 공개서한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낸 미국과 국제사회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감사의 뜻을 전한다”며, 7개의 요구사항을 밝혔다.

홍 대표가 미국에 전하는 요구사항은 ▲PVID 원칙 견지 및 강력한 사찰과 검증을 포함한 합의 ▲비핵화 완료 후 보상 ▲비핵화 완료 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등 체제보장 ▲주한미군 감축과 철수문제 협상의제 반대 ▲‘한반도 비핵화’ 아닌 ‘북한 비핵화’ 용어 사용 ▲북한의 인권문제 강력 제기 등이다. 북한이 강력 반발하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비핵화 방안의 내용과도 다수 일치한다.

홍 대표는 “이번 미북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완료 시기와 검증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합의문을 채택함으로써 북한이 실제 비핵화 이행과정에서 사찰과 폐기 방법 등과 관련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IAEA의 강력한 사찰과 검증을 포함한, 과거와 미래의 모든 핵까지 폐기될 수 있는 합의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UN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다양한 제재와 압박의 노력들이 북한을 대화와 협상의 장으로 이끌어 내는데 매우 유효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UN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는 북한 비핵화 완료시까지 지속되어야 한다”고 했다.

홍 대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이 선행된다면 ‘제재와 압박’이라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을 잃게 된다”며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은 북핵 폐기의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주어지는 외교적 보상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 문제를 북한과 협상의제로 하는 것은 북한의 ‘한반도 공산화 전략’에 다름 아닌 것으로 이에 결연히 반대한다”며 “남북 간 평화협정이 체결된다고 하더라도 북한 정권이 ‘남조선 혁명전략’을 포기하기 전에는 대남 도발은 지속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미군이 대한민국에 계속 주둔함으로써 북한의 남침을 억제하고 중국과 러시아 세력을 견제해 주기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홍 대표가 발표한 공개서한에 여야는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제1야당 대표가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것이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내고 “홍준표 대표는 또 한 번의 외교 망신이 될 공개서한을 즉각 중단하길 바란다”고 규탄했다.

김 대변인은 “홍준표 대표는 올 초 미국을 방문해 전술핵 도입을 주장해 미국 조야로부터 부정적 평가나 듣는 등 외교적 물의를 일으키더니, 평창올림픽 때는 ‘평양올림픽’이라는 허무맹랑한 주장으로, 제1야당 대표의 수준이 조롱받는 일이 있었다”며 “왜 부끄러움은 우리 국민의 몫이어야 하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번 공개서한은 “제1야당 대표로서 매우 신중하지 못한 태도”라며 “북미회담을 앞두고 찬물을 끼얹는 행위로 국익에 하등에 도움이 되지 않는 돌출적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최경환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홍준표 대표는 말로는 비핵화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속내는 북미 강경대결 시기로 돌아가기를 바라고 있다”고 질타했다.

최 대변인은 “제1야당 대표의 이런 주장이 북미 양측의 강경론자들에게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점은 매우 우려되는 일”이라며 “홍대표의 공개서신에 북한이 반발하고 미국이 더욱 강경한 입장으로 나간다면 모처럼 조성된 대화와 협상 국면은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자유한국당의 공개서한의 내용이) 최근 북한의 반발을 불러온 미국 존 볼턴 안보보좌관의 입장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으로 북미정상회담 성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과연 홍 대표가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바라고 이같은 서한을 보내려 하는 것인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최석 대변인은 “홍준표 대표와 자유한국당이 대한민국의 외교 안보와 미래를 진실로 걱정한다면 전쟁광들이나 주장할법한 내용이 담긴 스팸메일성 서한을 보낼 것이 아니라 정상회담을 앞둔 정부의 준비에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 함께 살펴보며 보완을 해주는 것이 합당할 것”이라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갉아먹는 행동은 이제 그만두기 바란다”고 충고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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