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금실 울면 민주노동당 웃을까?
        2006년 04월 19일 04:4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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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금실 후보의 지지율은 민주노동당 김종철 후보의 득표율에 어떤 영향을 줄까. 이와 관련해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김 후보 지지자들이 강 후보에게 투표하는 이른바 전략적 투표가 선거 막판 이뤄질 것인가 여부다.

    전문가들은 강 후보와 한나라당 후보간 지지율 격차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지율 격차 5% 이내의 접전이면 전략투표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물론 현재의 상황에서 강 후보가 지지율 격차를 이렇게 좁히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노동당 지지자 27% 강금실 지지,  오세훈 지지 9%"

    한길리서치 홍형식 소장은 "최근 조사 결과 민주노동당 지지자의 27%가 강금실 후보를, 9%가 오세훈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면서 "세 후보의 이미지가 젊고 새롭다는 점에서 비슷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 조사에서 김종철 후보는 민주노동당 지지자의 55%를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기획’ 박성민 대표도 "민주노동당 지지자 가운데 정강과 정책을 보고 지지하는 사람은 소수일 것"이라며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가 민주노동당에 대한 지지로 표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민주노동당 지지자의 상당수가 강금실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의 동일한 표현"이라며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새로운 정치이지 ‘민주노동당’이나 ‘강금실’이 아니며, 이런 맥락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은 강금실 후보에게로 지지세가 이동하는 것은 특별히 모순되는 것도, 이상한 것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곧 현재 나타나고 있는 민주노동당 지지자들의 강금실 지지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 아니며,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층을 민주노동당과 강금실 후보가 나눠갖고 있다는 게 정확한 진단이라는 얘기다.

    "여야 지지율 5% 이내면 전략 투표 이뤄질 가능성 높아"

    전문가들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대략 5% 이내면 전략 투표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홍형식 소장은 "여야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면 선거 막판 전략적 투표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비례대표제로 정치적 목적을 달성했다고 느낀 유권자들이 후보를 선출할 때에는 사표 방지를 위해 전략적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박성민 대표도 "선거 막판에 지지율 격차가 오차 범위 이내로 줄어들면 김종철 후보 지지자들에 의한 전략투표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 얘기는 지지율 격차가 일정하게 벌어지면 전략투표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한귀영 실장은 "강후보의 지지율 등락이 김 후보의 지지율에 별 영향주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의 상황대로 지지율 격차가 15-20% 수준으로 벌어지면 전략적 투표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거기획사 ‘빵과 장미’의 문명학 실장은 "현재의 상태라면 선거 일주일전에 여야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5% 이상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렇게 되면 전략적 투표의 논리는 힘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박성민 대표는 "강 후보의 지지율이 한나라당 후보에 크게 떨어지는 경우 민주노동당 후보의 10% 득표도 의미가 있다고 판단한 강 후보 지지 유권자들이 김종철 후보에게 표를 던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김종철 후보는 당선을 목표로 한 후보라는 인식 심어줘야"

    물론 강금실 후보와 김종철 후보의 지지율 상관관계가 강 후보에 의해서만 주도되는 시소게임은 아니다. 김 후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상당히 달라질 수 있을거란 얘기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김 후보의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는 군소정당 후보로서의 한계가 작용하고 있다.

    박성민 대표는 "강금실, 오세훈 두 후보는 여러면에서 민주노동당에는 버거운 상대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문명학 실장은 "현재는 인지도가 낮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각 당 후보가 확정되고 TV 토론 등이 전개되면 인지도는 충분히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후보측 선거 전략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홍형식 소장은 " 김 후보는 나이도 어리고 당선을 목표로 나온 후보가 아닌 것 같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단지 민주노동당의 주장과 색깔을 보여주기 위해 나온 것 아니냐는 시각을 불식하지 않으면 상당히 힘든 선거가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홍 소장은 "당의 색깔과 주장에 대한 얘기는 지난 대선에서도 충분히 했다"며 "반복적인 얘기가 아니라 서울시장으로서 무엇을 할 것인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도했건 아니건 지금까지의 접근 방식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전문가들은 서울시장 후보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되 자기만의 비전과 색깔을 드러내야 한다고 충고한다.

    한귀영 실장은 "현재의 상황은 한나라당과 오세훈 후보로 대표되는 보수 세력의 호조와 강금실 후보와 김종철 후보로 대표되는 개혁진보 세력의 침체의 시기로 규정할 수 있다"며 "김 후보와 강 후보가 각각 자기의 색깔을 드러내며 차별적으로 이슈를 선도하면, 전체적으로 개혁진보세력의 파이가 커지는 것이 가능하고, 그 과정에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명학 실장은 "김 후보는 강 후보와 오 후보 모두와 대립각을 세울 것"이라며 "진보정치와 보수정치의 대립구도 형성이 김 후보 진영의 선거 전략"이라고 말했다. 문 실장은 "선거전이 본격화되고 김종철 후보의 색깔과 민주노동당 고유의 색깔이 잘 부각되면 2강1중 구도로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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