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홍, 오세훈 당비 미납 맹비난
        2006년 04월 19일 03:5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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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늦은 경선참여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안의 다른 후보들을 제치고 여론조사 결과 압도적인 1위를 지키고 있는 오세훈 전 의원이 당비 미납 사실이 밝혀지면서 당혹해 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당규에 의하면 공직선거 후보자로 나설 수 있는 ‘책임 당원’은 한달 2,000원 이상의 당비를 1년에 6개월 이상 납부해야 한다. 그러나 오 전 의원은 2004년 17대 총선 불출마 선언 이후 지금까지 당비를 납부하지 않은 채 당적을 유지했다.

    오 후보는 19일 오전 국회 기자실을 찾아 당비 미납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그러나 후보자격 논란에 대해서는 후보 등록시 중앙당과 협의해 특별당비를 냈기 때문에 문제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오 후보 측은 한나라당 경선 후보등록 당시 중앙당과 협의해 미납 당비 대신 3백만원의 특별당비와 2백만원의 심사비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비로 사는 정당은 이해가 안가는 사태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도 19일 오전 기자 브리핑에서 “당비 낸 당원들의 선택으로 김종철 후보를 선출하고 같은 당원들이 지금 10만원의 특별당비를 모아 선거운동을 준비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으로서는 당비도 내지 않은 당원이 피선거권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오 전 의원을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오 전 의원이 한나라당 당원인데도 외부인사 취급해 영입인사는 당비 문제없다는 한나라당의 발표도 이상하지만 자신이 당원인데도 외부인사 취급받는 것에 항의 한마디 하지 않는 오세훈 후보도 이상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변인은 “당비 안내고 그 당의 후보가 되려는 행위는 정치적 무임승차”라고 규정하고 “지하철도 부정승차하면 30배를 물어내야 하는데 오 후보는 특별당비 한달 50만원이 아니라 1,500만원을 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한나라당 경선 주자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

    내부의 비판도 터져 나왔다.

    오 후보와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 경합 중인 홍준표 의원는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당헌과 당규는 특정인을 위해 따로 적용될 수는 없다”며 오 후보의 결단을 요구했다.

    홍 의원은 “당비 미납으로 인한 피선거권 논란은 후보자들 간에 양해할 사안이 분명 아니다”고 강조하고 “소위 ‘오세훈 법’이라는 정치개혁법안을 주도한 사람이 정당의 재정이 국고보조금과 당원이 내는 당비로만 운영하게끔 되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하니 모순의 극치를 보는 듯 하다”고 주장했다.

    특별당비를 냈으니 문제없다는 오 후보측 주장에 대해서는 “소급적용이 가능하다면 출마할 때 몰아서 내면 되는데 누가 책임당원 하겠는가”고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다른 경선 참여자인 맹형규 전 의원도 18일 논평을 내고 “당비를 낸 사람들이 투표하고, 당비를 내지 않은 사람이 후보로 나서는 모순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맹 전의원과 홍 의원은 매달 30만원씩의 당비를 내고 있다. 홍 의원 측은 당비 미납 건을 가지고 대의원들을 집중 설득한다는 계획이고 맹 전 의원 측은 ‘당을 위해 의원직을 내놓은 후보’와 ‘당비도 내지 않은 후보’라는 점을 집중 홍보한다는 전략이다.

    열린우리당, 남 비판할 입장이 아니라…

    오 후보의 당혹스러움과 당비미납에 대한 비난이 교차하는 가운데 한나라당에서 작은 일만 터져도 신속하게 입장을 내놓던 여당의 입장은 들을 수 없었다.

    열린우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영입된 강금실 후보가 출마와 함께 입당했기 때문에 오세훈 후보의 당비미납 문제를 제기해봐야 득 될 것이 없다는 생각인지 열린우리당은 19일 늦게까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2년치 당비 2만4천원 때문에 곤경을 겪고 있는 오세훈 후보의 모습은 우리 정당민주화의 현 주소를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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