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양 하청업체,
머슴보다 못한 노예 수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하청업체 13개사 기자회견
    2018년 05월 10일 11:1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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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13개사는 하청업체를 상대로 한 ‘단가 후려치기’ 등 대기업 조선사의 하도급 갑질에 대해 중소벤처기업부에 직권조사를 촉구했다. 이는 중기부 출범 이래 대기업 갑질과 관련해 직권조사를 요청하는 첫 사례다.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갑질 피해 하청업체 모임’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수도권평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기부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을 상생협력법 위반으로 직권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기부는 2006년도부터 제정된 상생협력법에 따라 갑질 행위에 대해 조사권, 실태조사권, 이행권고권, 이행명령권, 조정권 등의 권한을 갖고 있다. 하지만 중기부가 대기업을 상대로 이러한 권한을 발휘한 적은 한 번도 없어서 이번 직권조사 요청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피해업체들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사내 하청업체에 하도급대금 산정 방법을 미공개하고 직접공사비보다 낮은 하도급대금을 지급했으며 하도급대금을 부당하게 산정하고 지급해 상생협력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관련계약서에 하청업체가 일을 하고 지급 받을 하도급대금이 얼마인지를 산정할 계산법이 전혀 나와 있지 않다보니 갑이 일방적으로 결정해서 주는 돈을 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 하도급대금이 정당한 일의 대가인지 알 길이 없다”면서 “조선시대의 머슴도 세경을 얼마 받을지 합의하고 일을 하는데 조선·해양 하청업체들은 머슴보다 못하니 노예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대기업 조선소의 전근대적 행위는 모두 하도급법과 상생협력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피해업체들은 중기부가 조선하도급 직권 실태조사 실시와 위법사항에 대해 개선요구, 벌점 부과·제재 등의 조치를 취하고 불응할 경우 시정명령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피해업체들은 법원, 공정위, 정치권 등에 피해구제를 호소한 바 있으나 어느 기관에서도 제대로 된 구제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지난 1월 대우조선해양 하도급업체 18개사로부터 하도급법 위반 신고를 받고 조사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계약서 미교부·지연교부’에 따른 과징금 2억 원을 부과하는 데에 그쳤고, 부당하도급행위의 핵심인 ‘단가후려치기’에 대한 피해구제는 손도 대지 못했다.

특히 이들은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지난해 11월 하도급거래 공정화 종합대책을 발표하는 등 기대를 갖게 했으나 역시나 현재까지 보여주는 모습은 실효적인 대책을 보여주지 못해 매우 실망스럽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아울러 “중기부는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호민관으로서 상생협력법에 의해 부여 받은 의무를 무겁게 느끼고 경제민주화를 위한 적극 행정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중기부의 활약을 통해 하도급 공정화라는 직무를 태만히 하고 있는 공정위에게 경종을 울려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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