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움직이지 않으면 오세훈 떨어질지도”
    2006년 04월 18일 06:2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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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고 맹형규, 오세훈, 홍준표 3강이 당심을 쫓아 지구당을 돌며 바쁜 일정을 보내는 가운데 오세훈 전 의원에게 제주발 경계주의보가 전달됐다. 한나라당 제주지사 후보 경선에서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에 패배한 강상주 전 서귀포시장 측에서다. 강 전 시장 선본의 핵심관계자는 “당 대표가 움직이지 않으면 경선에서 오세훈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강금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국회에서 ‘신도심 세계도시 서울플랜’을 발표하며 여유롭게 공중전을 하고 있던 지난 18일 오후, 오세훈 전 의원은 서초, 동작, 관악, 성동, 광진 등 지역의 당원협의회를 순회 방문하는 고단한 발품을 팔아야 했다.

오 전 의원이 당내 여론조사에서 기존 후보인 맹형규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당심 표밭갈이에 나선 데는 대의원과 당원들의 표심이 여론조사나 국민선거인단보다 경선 결과에 더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 탓이다.

한나라당의 지방선거 후보 경선 기준은 대의원 20%, 당원 30%, 국민선거인단 30%, 여론조사 20% 반영으로, 수치상 당심 50대 민심 50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선거인단의 투표율이 저조해 당심의 결정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내용은 지난 12일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 때 여론조사에서 앞선 강상주 전 서귀포 시장이 현명관 회장에 진 결과로 나타났다는 게 선거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맹형규 전 의원 측은 맹 전 의원을 현명관 회장에, 오세훈 전 의원을 강상주 전 서귀포 시장에 대입하고 맹 전 의원의 경선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오 전 의원 측도 이같은 분석에 무게를 싣고 “당심이 여론보다 떨어진다는 것을 안다”면서 “쉽지 않을 것이고 불리하다”는 판단을 전했다.

이와 관련 선거 패배로 당사자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판세 분석의 참고 대상이 되고 있는 강상주 전 시장 선본의 핵심관계자가 오세훈 후보 측에 충고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어느 쪽이든지 지구당 위원장에 놀아날 공산이 크다”면서 “당 대표가 움직이지 않으면 어디로 흐를지 모른다, 오세훈 전 의원이 경선에서 떨어질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경고했다. 현재 정당의 지구당 제도는 법적으로 폐지된 상태이지만 당원협의회 등으로 기존 지역조직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강 전 시장의 선본 측에 따르면 한나라당 후보 경선에서 30% 당원(책임당원과 일반당원)은 중앙당에서 컴퓨터로 추첨하는 것과 달리 20% 대의원의 경우 지역의 추천으로 정하기 때문에 지역별, 인구비례로 추천한다고 해도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성향의 인사로 임의 선별된다는 주장이다. 제주 지역의 경우 3000명 선거인단 중 대의원 750명과 지역에서 요구한 추가 300명을 포함해 1050명이 이같은 지역 추천으로 채워졌으며 지역에서 사전 전화통화를 통해 한 쪽을 걸러냈다는 게 강 전 시장 측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제주도당 관계자는 “열심히 활동한 당원을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20% 대의원 추천권을 지역에 주는 것”이라면서도 강 시장 측의 지적이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으로 중앙당에도 보고가 됐다”고 전했다.

강 전 시장 선본의 핵심관계자는 이같은 경선 구조의 문제점과 관련 “(오 전 의원을) 영입하신 분들이 책임져야 한다”면서 “지역 배려라는 말은 허울일 뿐이므로 대의원 추천 방식을 공평하게 바꿔야 한다”고 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오 전 의원 선본의 관계자는 “(영입 과정에서) 국민선거인단도 여론조사로 대치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기존 후보들이 합의해주지 않았다”면서 “불리한 면이 있는 것을 알지만 조건 없이 경선에 들어온 만큼 제도 개선을 요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지기 위해 싸우는 사람은 없다”면서 본선 경쟁력에서 앞선 여론조사 결과가 한나라당 당심을 움직일 것이라는 기존의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현 회장이 영입 후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오 전 의원을 강 전 시장이 아닌 현 회장으로 대입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있다.

과연 한나라당 경선에서 오세훈 전 의원이 서울의 현명관이 될 지, 강상주가 될 지 일주일 뒤면 판가름 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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