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디어 맑스』, 『히틀러의 매니저들』 외
        2018년 05월 05일 12:1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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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어 맑스> – 엥겔스가 그린 칼 맑스의 수염 없는 초상

    손석춘(저자) | 시대의창

    맑스의 일대기를 엥겔스가 맑스에게 쓰는 편지 형식으로 구성한 평전이자 팩션이다. 역사적 사실에 허구성을 더한 것이 팩션이라지만, 이 책은 팩션을 넘어선 ‘한국인’ 작가 손석춘의 기념비적 기록이다. 소설적 허구성마저 역사적 사실에 정제한 진실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요소로 작용하는 까닭이다.

    작가가 마치 엥겔스의 영문 편지 원고를 어떤 경로를 통해 입수한 뒤 한국어로 번역한 듯 구성됐다. 작품 표면적으로는 엥겔스가 저자이고 한국어판 번역자가 따로 있는 듯하다. 이는 역사의 진실성을 극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장치로, 독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의 진실성을 담보한다. 물론 이 작품은 사실에 근거해 있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맑스의 생애와 사상은 물론, 그의 대표 저작들의 내용과 위상에 쉽게 이를 수 있다.

    작가는 맑스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그의 삶과 사상을 깊이 탐구해왔다. 그리고 기어이 2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맑스를 21세기 한국 독자들 앞에 불러냈다. 작가는 맑스의 생애를 통해 시대와 체제를 초월한 ‘변증법적’ 울림을 도도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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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장의 노래는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 – 대통령 찬가에서 하야가까지

    이영미(저자) | 인물과사상사

    노래는 왜 대중을 뜨겁게 하는가? 우리는 왜 광장에서 민주주의를 외치는가? 이승만 정권의 독재를 끝낸 4.19혁명에서는 <애국가>, <삼일절 노래>, <광복절 노래> 등 다양한 노래가 불렸다. 1980년 서울과 광주 금남로에서 대중은 가장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훌라송>을 부르며, 정권 타도를 외쳤다. 2016년 겨울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이 터졌을 때 대중은 광장에 모여 <하야가>를 불렀다.

    “순실이를 옆에 끼고 말아먹은 박근혜야, 거짓사과 오리발로 제 아무리 버텨도, 동네방네 일어서는 국민들을 이길소냐, 내려와라 당장 하야하라 당장,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려나 주세”라며, 대통령 박근혜의 하야를 요구했다. 대한민국의 역사가 바뀔 때마다 대중은 노래를 부르며 가슴이 울컥거리는 경험을 했다. 그렇게 노래는 대중을 뜨겁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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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근대시의 형성과 생명의 탄생> – 숭고와 공동체를 둘러싼 시학적 탐색

    최호영(저자) | 소명출판

    1920년대 한국시의 특수성과 독특한 성과를 생각해본 책. ‘숭고’와 ‘공동체’에 초점을 맞춰 1920년대 한국시의 특수성과 독특한 성과를 고찰한다. ‘숭고시학’과 ‘공동체’ 담론의 접점을 당대 현실에서 ‘단군’으로 표상되는 선조들의 문명을 ‘생명’의 궁극적 기원으로 두려는 흐름 하나와 조선적 공동체를 창출하기 위한 원리로 ‘생명’을 구체화하는 흐름 하나로 살핀다.

    한국의 근대시가 놓여있는 독특한 현장에는 ‘생명’에 관한 인식이 가로놓여 있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시인들이 ‘숭고’와 ‘공동체’를 둘러싼 시학을 전개하였음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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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된 집 무너지는 거리> – 주택과잉사회 도시의 미래

    노자와 치에(저자) | 이연희(역자) | 흐름출판

    사람과 돈이 모이는 도시를 꿈꾸는 지방자치단체들은 도시계획 규제를 완화하고 신규주택 단지와 신도시를 개발해 구도심을 몰락시키는 동시에 이웃 지자체와 인구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인구감소 시대에도 이런 비효율을 감내할 수 있을까?

    주민들이 관심을 갖지 않으면 도시계획은 업계와 정계의 단기적 이해관계에 휘둘리기 쉽다. “내 집”에 대한 관심을 “내 도시”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해야 “내 집”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이미 경험한 나라의 생생한 사례들을 통해 알려주는 책.

    내 집 마련의 꿈의 악몽으로 바뀐다면? 노후 아파트가 1년에 13만 채씩 늘어나지만 재건축률은 신규주택의 10%뿐! 빚이 되어버린 주택을 포기하는 상속포기가 급증한다. 내 집이 노후화되면 재건축이 가능할까? 미리 가 본 미래에서 주택과 도시의 미래, 나아가 그 대안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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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의 이면에서>

    전홍범(저자) | 케포이북스

    전홍범 장편소설. 눈사람 보름달이 떠오르는 낯선 별에서 보낸 3년 6개월의 시간,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그 마지막 날의 기록. 서로 알지 못하는 서른여덟 명의 사람들이 사차원의 출구를 통해 다른 시공간으로 이동한다. 낯선 세계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 이들은 인류가 출현한 이후 그러했듯이 좌절하지 않는다. 허나 3년 6개월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통제할 수 없는 인간의 욕망으로 인해 꿈은 실현되지 못하고 공동체는 점차 균열하다 마침내 붕괴되고 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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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틀러의 매니저들>

    귀도 크놉(저자) | 신철식(역자) | 울력

    히틀러의 독일이 반인륜적인 정복 전쟁을 일으킨 것은 인간의 역사에서 가장 불행했던 사건들 중에 하나인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그에 대한 도덕적이고 비판적인 평가는 잠시 미뤄두고 현실적인 질문을 하나 던져 보자. 히틀러가 집권하기 직전의 독일은 1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으로서 막대한 전쟁 배상금으로 인해 엄청난 고통을 당하고 있었고, 승전국의 감시 아래 군비 또한 제한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사람들은 전날 번 돈으로 다음 날 먹을 것을 제대로 살 수 없는 상황에 있었다.

    이런 상황이 선전 선동을 통해 히틀러가 집권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었겠지만, 전쟁이란 게 맨주먹으로 싸우는 것은 아니잖은가. 히틀러가 집권하고 그 짧은 시간에 독일이 새로운 전쟁을 준비할 수 있었던 것은, 그리고 전쟁을 일으키고 양대 전선에서 전쟁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어찌 보면 히틀러의 독일이 그만한 역량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히틀러의 수하들은 히틀러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라고 추켜세웠겠지만, 그렇다고 히틀러 개인이 그런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그 짧은 시간 안에 독일의 경제를 안정시키고, 또 혁신과 앞선 기술력으로 산업 발전을 일구어 낼 수 있었던 능력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히틀러의 독일이 그런 역량을 가질 수 있도록 한 여섯 명의 인물들, 이를테면 히틀러의 매니저들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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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미디언 전성시대> – 한국 코미디영화의 역사와 정치미학 l 연세근대한국학총서 126

    박선영(저자) | 소명출판

    한국 코미디영화의 기원과 장르 형성 과정, 그리고 코미디 영화 제작이 붐을 이뤘던 1950-60년대 코미디영화의 성격, 코미디영화 상영의 관행과 검열에 이르기까지 한국 코미디영화의 다양한 주제들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홀쭉이와 뚱뚱이, 구봉서, 김희갑, 서영춘, 백금녀 등 한국 코미디 문화사의 주요 인물들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과 방대한 자료 및 대중문화 전반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통해 코미디언들이 언제나 대중문화의 격변기에 가장 먼저, 가장 성공적으로 매체 전환에 성공하여 시대의 흐름을 이끌어 갔던 트렌드 세터(trend setter)였고, 다종의 양식들과 이질적인 욕망들을 중재하고 재구성하는 매개자였음을 논증하고 있다.

    이 책의 논증을 따라가다 보면 당대의 웃음을 유발하는 순간을 구성해내는 코미디야말로 우리 시대의 숨겨진 욕망과 불온의 실체임을 생생하게 맞닥뜨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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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P 사용설명서> – 번영과 몰락의 성적표

    다이앤 코일(저자) | 김홍식(역자) | 부키

    GDP라는 말을 자주 접하고, 그것이 국내총생산을 의미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GDP 통계와 함께 보도되는 세계 경제, 국내 경제에 관한 뉴스를 이해하기는 어렵고, GDP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여러 갈등과 논쟁을 이해하기도 힘들다. 왜 그럴까? 이는 우리가 GDP의 표피적인 정의만 알고 있을 뿐, 그것의 중요한 속성과 특징들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GDP가 그 중요성에 비해 일반 시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문제의식 아래 역사와 개념 설명이라는 씨줄과 날줄로 GDP를 설명해 나간다. 그녀의 역사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GDP의 목적이 무엇인지, 그것이 어떻게 나라의 번영과 몰락을 판단하는 척도가 되었고 더 나아가 정치를 좌지우지하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반대로 개념 설명에 귀를 기울이면 GDP가 왜 하루아침에 바뀌기도 하는지, 왜 치열한 논쟁의 대상이 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친절한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현대 경제사에 대한 교양과 경제 뉴스를 읽는 관점을 가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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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도서관저널 2018.5>

    (주)학교도서관저널(저자) | (주)학교도서관저널

    특집 도서관에서 보드게임 한판?!

    도서관이 좀 더 활기차지기를, 수업 내용을 보충할 수 있기를, 독서 습관을 기를 수 있기를, 교과서는 좀 덮어놓고 재미난 것과 마주할 수 있기를… 이는 교사, 학부모, 학생이 저마다 학교도서관에 거는 기대일 것이다. 이 요구들을 부분적으로나마 고르게 채울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로 보드게임을 소개하려고 한다. ‘게임’을 강조한다면 편견을 가질 수도 있고, 이미 경험해 봤지만 그 효용이 제한적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면을 통해 소개되는 여러 선생님들의 보드게임의 가치와 다양한 활용에 대한 이야기를 접한다면, 바라는 도서관의 변화의 힌트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도서관에서 보드게임 한판,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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