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의 원인이 하나 아니듯
    다른 세상의 대안도 하나가 아니다
    [책소개] 『다른 세상을 위한 7가지 대안』 (파블로 솔론, 크리스토프 아기똥 외/ 착한책가게)
        2018년 05월 05일 11:5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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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인류는 오랜 역사 속에서 다양한 변혁과 도전을 시도해왔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현실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애써왔으며, 이는 제도적인 부분에 대한 도전이나 다양한 흐름의 운동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러한 흐름은 어떠한 선상에 있으며, 인류는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 걸까?

    현재 인류는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 위기에서 문명적 위기까지 여러 복합적인 위기를 직면하고 있다. 8천 년 전 처음 문명이 생겨난 이래 인류는 여러 차원이 결합된 다양한 위기를 겪어왔다. 하지만 우리가 이 행성의 구석구석까지 영향을 받고 있는 지구적 위기에 맞닥뜨린 것은 처음이다. 그리고 이 위기 중 어느 하나도 다른 위기와 함께 다루지 않고서는 해결할 수 없다. 왜냐하면 각각의 위기는 서로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지금 우리가 이러한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데서 출발하며, 모순을 극복하고 더 나은 세계, 더 나은 삶을 지향하고자 하는 인류의 오랜 열망과 맞닿아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은 지구 전체가 지금 심각하고도 복구하기 힘들 정도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는 것에 대한 자각에서 시작해, 이 위기가 어디에서부터 비롯된 것인지 밝히고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제안한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는 어떤 상황에 처해 있으며. 이는 무엇에서 비롯된 걸까?

    자본주의와 인간중심주의, 가부장제가 불러온 지구 전반의 시스템 위기

    사회 구성원들이 느끼는 현대사회의 문제는 다양하다. 많은 이들이 문제인식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를 해결할 대안과 방법을 제안한다. 그리고 문제해결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여러 영역에서 다양한 시도와 성과들을 쌓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같은 흐름 속에서 또 다른 문제를 마주한다. 이는 개별적 현상의 문제가 아닌 바로 시스템의 위기를 나타낸다.

    이러한 시스템 위기는 여러 요인들이 결합되어 일어난 것이지만,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은 지구와 인간을 희생하면서 끊임없이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체제이다. 자본주의 체제는 종들의 멸종, 생물다양성의 상실, 인간성 파괴를 야기하며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가 자본주의의 발전과정에서 나타나는 주기적인 위기이며, 이는 곧 회복될 것이라는 시각이 만연했지만, 지금의 위기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에 영향을 미치고, 이제 더 이상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는 회복할 방법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독자적인 동력을 가지는 심각한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초과착취, 과잉소비, 폐기는 유한한 이 행성에서 무한한 성장을 요구하는 자본주의 체제의 핵심 동력이 되었다. 이 체제가 남긴 건 불평등의 심화와 자연적인 생명 순환의 파괴뿐이다.

    이에 더하여 가부장적 제도와 문화 또한 중요한 요인이다. 가부장적 제도와 문화는 여러 세기를 이어오면서 공적, 사적 영역에서 다양한 형태의 권력 집중으로 형성된 특권 엘리트층을 지탱하는 토대가 되었다. 자본주의가 가부장제를 만든 것은 아니지만, 가부장제는 여성을 비롯한 여러 사회 조직들이 시장의 외곽에서 발전시킨 돌봄과 재생산 활동을 은폐하고 무가치한 것으로 만들면서 자본주의를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끝으로, 인간이 자연과 분리된 존재이며, 심지어 자연보다 우월한 존재라고 간주하는 인간중심주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부장제가 여성을 객체로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중심주의는 자연을 인간 및 남성의 이익을 위해 착취해도 되고 변형시켜도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인간중심주의는 이전 사회에서도 찾아볼 수 있기는 하지만 산업혁명 및 기술발전과 더불어 급속히 확대되었다.

    위기의 원인이 하나가 아니듯 대안도 하나가 아니다
    ㅡ 다른 세상을 위한 7가지 대안

    이 책은 지금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생산주의, 채굴주의, 금권정치, 가부장제, 인간중심주의에 대한 통합적 대안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이 비비르 비엔, 탈성장, 커먼즈, 생태여성주의, 어머니 지구의 권리, 탈세계화이다.

    비비르 비엔이 묻는 건 ‘참된 삶’에 관한 것이다. 사람으로서 살아야 할 도리를 말하지만 인간세상에서 사람들과의 관계만을 상정하지 않는다. 나(사람)를 둘러싼 환경, 그 환경 속의 살아있는 것과 살아있지 않은 것들, 심지어 하늘 위에 있는 새와 구름과 보이지 않는 공기와 떨어지는 빗방울까지 다 나와의 관계 속에서 존재하는 이웃이자 공생관계이다.

    그래서 ‘어머니지구의 권리’는 이 세상을 사람중심으로 보면서 사람 아닌 것들을 이용만 하고 버리지 말고 존중하고, 그것들과 우리가 이 지구에서 같이 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보자고 제안한다.

    탈성장의 슬로건은 성장 경쟁 때문에 어떻게든 많이 생산하고 무엇이든 상품을 만들기 위해 인간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삶의 터전을 파괴하며 제 살 깎아 먹는 허망한 짓을 그만하자고 호소한다.

    커먼즈에서는 자연의 것인 땅과 물과 숲, 역사를 통해 이어져온 지혜, 함께 만들어 온 공동의 지식을 모두가 누리기 위해 함께 관리하는 공동체가 되자고 제안한다.

    그리고 너무나 아픈 여성의 문제는 길게 말하지 않아도 될 만큼 지금 우리 사회가 몸살을 앓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생태여성주의는 그 억압구조의 원인이 인간이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과 무관하지 않음을 일깨워준다. 이 사회가 약자를 지배하고 빼앗아도 된다는 정복자의 태도로 일관해 왔음을 똑바로 보라고 소리친다. 하지만 생태여성주의는 동정을 구하지 않고 당당히 싸우며 기울어진 인간세상의 관계를 수평으로 만들기 위해 조직되어 나서고 있다.

    탈세계화의 슬로건은 지구촌의 모든 사람과 지역과 자연이 상품이 되는 길을 벗어나 각자 자기다움을 잃지 않고 살 수 있는 참다운 지구 공동체로 갈 수 있도록 방향을 틀자는 것이다.

    이 제안들 중 그 어느 것도 하나만으로는 시스템 위기에 제대로 맞설 수 없다. 이 제안 전부 다, 그리고 다른 많은 것들이 시스템 대안을 엮어나가기 위하여 서로 보완해 나가야 할 것들이다. 그래서 이러한 대안들이 상호보완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 즉, 하나의 대안이 아닌, 서로 얽히고 연관되어 있는 다양한 대안들을 총체적으로 발전시킴으로써, 전체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의 변화에 대처해 나가야 함을 강조한다.

    중요한 것은 대안들이 서로 보완되어 큰 힘이 발휘되도록 하는 상호보완의 원칙

    지금껏 사회의 변화를 바라는 많은 주장과 이론과 제안이 있었다. 하지만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 다수와 소수, 그렇게 나누는 것도 어쩌면 힘의 논리, 옳고 그름의 논리, 너와 나를 분리하는 논리일지도 모른다. 이른바 이분법적인 논리다. 한쪽 편을 들어야 하기에 한쪽을 버려야 하는. 이런 논리에서 공존, 공생, 통합이라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까?

    이 책의 원제목인 ‘Systemic Alternatives’는 이념에서 미래의 방향을 찾고 전망을 내오자는 게 아니다. 여러 선택지에서 취사선택하여 나머지를 버리자는 논리도 아니다. 먼저 이 세상을 이해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이 살기 어려워진 핵심적인 이유를 추려서 그것을 바탕으로 다른 방향으로 틀 수 있는 열쇠를 제공한다. 상호보완성은 그 모든 길이 서로 조율되고 상호 보완되어야 완전체가 된다는 커다란 협동의 원칙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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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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