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해직기간 경력 인정 약속 안 지켜
        2006년 04월 14일 06:2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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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2월 정년을 맞아 교단을 떠난 권아무개 씨, 그는 교직원 연금을 받지 못한다. 89년 전교조를 결성했다는 이유로 해직됐기 때문. 89년 이전에 이미 20년 이상 근무해 연금 수령 자격이 있었지만 그 경력은 교원연금을 받는 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

    해직 교사, 가르쳤던 제자보다 호봉 낮아

    해직되던 해에 퇴직금을 지급받았기 때문에 연금을 줄 수 없다는 것이 이유다. 연금합산 신청, 즉 퇴직금을 다시 돌려주면 연금을 다시 지급하겠다고 하는 제도가 생겼지만 그 돈을 내면 살림살이를 꾸려가기도 어렵게 될 지경이라고 했다. 연금을 포기하느냐, 생활을 포기하느냐 벼랑 끝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전교조 해직교사들이 14일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경력인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해직된 지 10년만에 학교로 돌아갈 수 있었다는 고호석(전교조 부산지부장) 씨는 해직되기 전 고등학생이던 제자와 지금은 한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런데 제자가 고씨보다 호봉이 더 높다고 한다. 이 또한 해직된 기간이 경력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고씨의 설명이다.

    고씨는 “전교조 해직교사들이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돼 대부분 국민들은 명예회복이 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우리에게 남은 것은 종이쪽지 하나밖에 없다”고 한탄했다. 해고가 부당하다고 인정했으면서도 실질적인 명예회복은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해직교사 1,500명 같은 처지

    전교조에 따르면 지금까지 민주화 운동을 이유로 해직된 교사는 줄잡아 2천명에 육박한다. 89년 전교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해직된 교사가 1,500여명이고, 사학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해직된 150여명, 과거 학생운동 전력이나 사회운동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어서 아예 임용에서 제외된 해직교사가 250명에 달한다. 이중 94년 복직된 이들이 바로 전교조 가입으로 해직된 1,500여명이다. 지난 2002년에는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법에 따라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되기도 했다.

    문제는 해직기간을 경력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화를 위해 해직의 고통을 겪었다고 인정해 놓고 아무런 조치를 않고 있다는 반발이 일었다. 더군다나 지난해 11월 교육부는 2006년 3월부터 이들 해직교사들의 경력을 인정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정부가 이미 약속을 어긴 셈이다.

    ‘민주화운동 해직교사 원상회복추진위원회’ 이을재 위원장은 “교육부 장관이 공문을 보내 3월부터 경력을 인정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이를 어기고 있다”며 “한나라당과 정부 고위 관료들이 문제를 삼고 여당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아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직교사들은 △경력인정 약속 즉각 이행 △명예회복 조치 실시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청와대에 전달하고 교육부 앞 농성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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