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정규 해고자 261명에 손해배상 148억원
        2006년 04월 14일 02: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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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정>

    14일 오후 머리기사로 올라간 ‘손배’ 관련 기사의 제목 가운데 5백명, 1,243억원은 잘못된 것입니다. 현재 손해배상 소송에 걸려 있는 것은 261명 대상에 148억원 입니다. 이같은 잘못은 기륭전자가 조합원들에게 청구한 54억원을 조합원 1인당 청구액인 것으로 잘못 알고 기사를 작성했기 때문입니다. 오보를 낸 것에 대해 사과 말씀드립니다. 하지만 148억원도 너무나 큰 돈인 것임은 분명할 것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 250여명을 문자메세지로 해고해 물의를 빚고 있는 기륭전자 주식회사(대표이사 권혁준)가 최근 금속산업연맹과 조합원들에게 2억원 가량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사용자들의 손해배상 청구가 다시 극성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지난 3월 31일 주주총회장을 찾아 노조탄압 중단과 성실교섭을 촉구하고 있다.
     

    금속산업연맹 법률원은 14일 "어제(13일) 기륭전자 주식회사가 지난 3월 23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금속산업연맹과 기륭전자 비정규직 김소연 분회장 등 총 25명을 대상으로 1억9,800만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장을 접수했고, 법원이 연맹에 이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금속산업연맹 창립 이후 첫 손해배상청구

    기륭전자는 소장에서 "노동부에 (불법파견) 예비적 판정을 받자 2005년 8월 초 금속산업연맹 서울본부 남부지역지회의 후원 아래 원고회사 정문 앞에서 집회 및 시위를 벌이는 것 외에 2005년 8월 24일경부터는 원고회사 생산시설 5개 라인을 점거하여 원고회사는 위 수출품의 생산을 하지 못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또 "2005년 10월 17일부터 2006년 3월 6일까지 99일간 1일 2회 총 198회에 걸쳐 위반행위를 하였는바,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금 1억9,800만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사용자들이 쟁의행위를 벌인 단위노조와 간부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한 일은 종종 있었지만 상급단체인 금속산업연맹에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은 1998년 연맹 창립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박유호 조직실장은 "회사측 변호사와 통화를 해서 강력히 항의를 하자 사측은 가압류를 할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반드시 철회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비정규직 노조활동에 손해배상 청구 급증

    지난 2003년 10월 17일 한진중공업 김주익 지회장이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손해배상과 재산 가압류에 항거하면서 35m 크레인에서 농성 129일만에 목을 매 숨진 이후 사용자들의 손해배상을 통한 노동조합 탄압은 다소 주춤하는 듯 했다.

    그러나 최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잇따라 노동조합을 만들고 투쟁에 나서면서 손해배상 청구가 급증하고 있다. 기륭전자 사측은 지난 해 9월과 10월 조합원 64명에게 차례로 13억2천7백, 18억700만원, 22억 5천8백만원 등 총 54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노동조합에서는 이를 각자에게 청구한 것으로 판단해 1,152억원이 청구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전남 순천의  현대하이스코는 민형사상 책임을 최소화하기로 합의해놓고도 이를 어기고 66명에게 72억 4천3백만원을 청구해놓은 상태고 충북 청주의 하이닉스매그나칩 비정규직 노동자 96명에게는 14억원이 청구됐다. 전북 군산의 케이엠엔아이(KM&I)는 20억원 중 1차로 5억원을 35명에게 청구했다. 이를 합치면 4개 사업장에서 집단해고된 261명의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총 148억원의 손해배상이 청구되어 있는 상태다.

    손해배상청구는 노동조합 탈퇴를 위한 수단

    이에 대해 금속산업연맹 장석대 변호사는 "기륭전자 소송을 담당한 변호사를 몇 번 만나서 이거 너무하는 거 아니냐고 항의하면 받으려고 하는 거 아니니까 신경쓰지 말라고 말한다"며 "조합원들에게 고통을 줘서 노동조합을 약화시키고 탈퇴시키려는 목적으로 손해배상 청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변화사의 말처럼 기륭전자는 소송을 청구하고 조합원들을 회유, 협박해 64명 중 노조를 탈퇴한 27명의 청구를 취하했다.

    손해배상 청구회사는 순이익 행진

    반면, 비정규직이 노동조합을 만들었다고 집단해고한 사업장들은 최근의 경기불황 속에서도 흑자행진을 계속했다. 2004년 하이닉스는 1조7천억의 자를 냈고, 현대하이스코는 836억, 기륭전자는 220억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케이엠엔아이(KM&I)도 오랜 적자를 모면하고 25억의 순이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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