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년째 독방 수감,
    쿠르드족 지도자의 사상
    [책소개] 『압둘라 외잘란의 정치 사상』(압둘라 외잘란/ 훗)
        2018년 04월 14일 11:3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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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압둘라 외잘란의 사상은 민주적 민족, 민주적 연합체주의, 여성 해방으로 요약된다.

    1) 민주적 민족 : 인종, 민족, 국민을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는 우리에게 특히 어려운 ‘민족’이라는 개념에서 새로운 대안을 상상해낸다. 현대의 민족은 국민 국가와 결합되면서 신성화와 신격화를 거쳐서 결국 하나의 깃발, 하나의 언어, 하나의 국토, 단일한 문화 등을 내세우며 배타적인 관계로 이루어진 세계적 관계망을 낳았다. 그러나 외잘란은 본디 추상적이고 상상적인 민족을 공통의 사고방식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공동체라는 가장 일반적인 정의로부터 출발해서, 다원주의적, 개연적, 개방적 방법론을 가진 ‘민주적 민족’이라는 것을 주창했다. 그래서 외잘란은 ‘쿠르드 민족’이 ‘독립된 국민 국가’를 가져야 한다는 기존의 모두의 생각을 뒤엎고, ‘민주적 민족’ 안에서는 터키 국가와 쿠르드 민족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2) 민주적 연합체주의 : 이렇듯 기존의 국민국가를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국민국가만이 대안이라는 덫에 걸리지 않는 방법으로 외잘란이 주장하는 것이 민주적 연합체주의다. 이 형태의 사회 안에서는 보다 민주화된 기존의 터키 국가와 민주적 민족으로 정체성을 갖는 쿠르드를 포함한 사람들이 공존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전제가 되는 것이 기존 사회들의 민주화이다. 아마 터키가 위협을 느끼는 지점은 이 부분일 것이다. 외잘란은 민주적 연합체주의의 기초와 구성요소를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그 사상이 뒷받침된 것이 시리아 쿠르드로서, 이들 역시 시리아 국경을 인정하며 시리아로부터 독립을 꾀하지 않는다.

    3) 여성 해방 : 외잘란에게 있어서 여성의 노예화는 다른 모든 형태의 노예화를 만든 이 사회의 원형적 구속이다. 결국 여성의 해방 없이는 다른 어떤 해방도 이루어질 수 없다고 본다. 외잘란은 문명의 초기로 돌아가 분석을 시작하면서 어떻게 조화롭고 다양성을 존중했던 여성 중심의 사회가 여성과 약자를 노예로 취급하는 가부장적, 획일적 사회로 변화해 갔는지를 추적한다. 그는 여성을 하나의 ‘민족’으로, 특히 가장 억압받는 민족으로 여긴다. 외잘란은 여성의 노예화는 자연법칙도 운명도 아니라고 주장하며, 이론의 필요성, 조직의 필요성, 구현할 수 있는 체계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실제로 외잘란의 사상을 교육받고 실천하는 쿠르드 사회에서는 남성과 함께 어우러진 여성들의 눈부신 활약을 볼 수 있다.

    압들라 외잘란 : 터키 쿠르드의 정치 지도자로, 기존의 국민 국가와 국경을 반대하지 않는 ‘민주적 연합체주의’를 만들자는 새로운 정치적 해법을 제시하였다. 또한 ‘여성의 자유가 고국의 자유보다 소중하다’고 주장한 최초의 민족해방 지도자로, 이 기조로 인해 터키와 시리아의 쿠르드 사회에서는 여성 전사들의 눈부신 활약이 돋보이게 되었다. 외잘란은 현재 터키 정부에 의해서 19년째 임랄리섬의 감옥에 있는 독방에 감금된 상태이다. 그에게는 한 번에 책 한 권씩만이 허용되며 함께 논의하고 정리할 동료조차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잘란은 19년의 독방 생활 중 수십 권의 저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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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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