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주 사드기지 장비 반입
    주민 격렬한 저항에 중단
    경찰 병력 철수, 주민들도 농성 해산
        2018년 04월 12일 06:1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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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가 12일 경북 성주 주한미군 사드 기지에 공사 장비 반입을 시도했다가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물러섰다. 사드반대 주민 대표와 국방부는 사드 기지 내 공사 장비들을 모두 반출하고 추가 장비를 일단 반입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소성리 주민과 사드배치철회평화회의 등 시민단체 등은 국방부의 공사 장비 반입 검토 소식을 듣고 12일 새벽 3시부터 공사 장비 반입을 막기 위해 진밭교에서 농성을 벌였다. 진밭교는 사드기지 정문에서 500m정도 떨어진 다리이다.

    국방부는 사드 기지에 근무하는 장병들의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장병 숙소의 지붕과 오·폐수 처리 시설 공사, 미군 숙소 리모델링 공사 등을 이유로 장비를 반입하기로 했다.

    주민들과 시민단체는 장비와 자재 반입을 반대했다. 사드배치철회평화회의에 따르면, 지붕과 오·폐수 공사 등에 대해 주민들이 확인한 후 공사를 진행할 것을 제안했으나 국방부가 이를 거절한 것이다.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주민들 입장에선 사드 배치를 위한 공사인지, 사드 가동을 위한 유류 반입인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 장비 반입을 막아설 수밖에 없었다.

    사진=사드배치철회평화회의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 35분경부터 3000여명을 동원해 진밭교 위에서 사드 반대를 외치는 주민들에 대한 진압을 시작했다. 앞서 주민들은 격자 모양으로 만든 알루미늄 칸에 한 사람씩 들어가 그물을 덮고 장비 반입을 저지하고 있었고, 경찰은 8차례 해산촉구 방송을 했다.

    오전 11시 37분경엔 경찰과 주민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최고조에 달하며 진밭교는 아수라장이 됐다. 주민들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폭력경찰 물러가라”고 외치며 저항했으나, 일부 주민들은 경찰에 의해 팔, 다리가 들려 나갔다. 할머니 1명은 경찰에 맞서다가 가슴을 짓눌려 갈비뼈를 다치기도 하는 등 무력 충돌이 계속됐다.

    경찰은 오후 12시 30분경에 진압을 중단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국방부와 사드 반대 주민 대표는 정오부터 협상을 시작해, 극적으로 타협을 이뤄내면서다.

    국방부는 이번 주말까지 공사 장비·자재 반입을 시도하지 않고 주민과의 대화를 계속하기로 했다. 또 지난해 11월 21일 반입한 포크레인, 불도저, 지게차 등 공사 장비를 완전히 반출하고, 반입 예정이던 덤프트럭은 사드기지에 들여보내지 않기로 했다.

    양측의 타협으로 경찰 병력은 오후 2시 40분 완전히 철수했고, 주민들도 농성을 풀고 자진해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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