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황사 막을 수 있는 건 작은 풀씨다
    2006년 04월 12일 06:0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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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예보 좀 제대로 하세요”

지난 9일, 황사가 없을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를 믿고 휴일에 낭패를 본 시민들이 기상청 홈페이지에 남긴 글이다. 기상청은 황사가 통상 국내로 유입되던 경로를 벗어나는 바람에 예측을 못했다는 해명을 했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가로 황사관측망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이 11일 황사 발생지역에 풀씨를 보내자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하지만 예보의 정확성보다 황사 근원지의 환경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는 과제. 한국 정부는 지난 2001년부터 중국의 나무심기 사업에 500만달러를 지원하고 숲 관리를 위해 오는 2008년까지 100만달러를 지원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국 길림성 정부는 ‘방호림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10억위안(약 1500억원)을 투자해 황사 발생 인근 지역에 나무를 심고 있다. 나무를 심어 황사바람을 막겠다는 복안이다.

그런데 이런 나무심기 사업이 오히려 황사 근원지인 내몽골 지역의 사막화를 더 확산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수량이 적은 곳에 나무를 심어 초원을 말라죽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무 심어 사막 자꾸 넓어져

 
얼핏 분별없어 보이기도 하는 이런 주장은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역의 생태를 알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사막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내몽골 지역과 만주 지역은 애초부터 초원지역이었다는 게 문제를 푸는 열쇠다.

이들 지역은 연간 강수량이 400mm 이하에 머물고 대신 증발량은 1,500mm 이상에 달한다. 또 7월과 8월에 비가 집중해서 내리는 온대 반 습윤기후와 반 건조 기후의 접경지대라는 특성이 있다. 결국 나무가 밀집해서 자랄 수 없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이런 지역에서 나무를 대량으로 심어 사막화를 막는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한다. 환경운동연합은 국토생태보전팀 박상호 간사는 “내몽골과 만주처럼 강수량이 적은 곳에 나무를 심으면 이들이 지하수를 건드리게 된다”며 “제한된 지역에서는 사막화가 완화된 것처럼 보이겠지만 다른 지역의 생명은 말라 죽는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 지역에 심는 나무가 성장이 빠른 포플러 종이라 얼마 지나지 않아 물이 없어 말라죽기도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중·일 NGO 풀씨 심는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내용은 의외로 간단하다. 사막에 다년생 풀을 심어 초원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실제 이용되는 풀은 감모초, 강 알카리성 땅에서도 적응하면서 동시에 1~2년 정도 뒤면 일반 자생풀이 자랄 수 있도록 토질을 바꿔준다는 설명이다.

초원지역에서 대표적인 자생풀은 양이 먹는 풀이라 해서 양초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이들이 감모초를 밀어내고 땅을 장악해 나가는 과정이 이뤄진다. 양초가 감모초보다 생장기간이 더 길기 때문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중국 NGO 등과 함께 2003년부터 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3년간 600ha의 초지를 조성했다는 게 환경연합의 설명이다. 환경운동연합 김혜정 사무총장은 “복원 노력에도 사막화 면적이 확산되는 것은 초원 보전 노력의 중요성을 간과한 결과”라며 “더 큰 재앙이 국경을 넘어 우리에게 닥쳐오기 전에 환경을 지키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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