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재벌 노조파괴 공작,
검찰의 수사와 처벌 의지 믿을 수 있나?
민변 등 “진정성 있다면 6천건 증거문건 공개하라”
    2018년 04월 09일 04: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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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노동자들과 시민사회가 “삼성의 노동파괴 공작을 처벌할 확고한 의지가 있다면 6천 건의 증거문건을 공개하라”고 9일 검찰에 촉구했다.

금속노조, 민변, 참여연대 등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삼성 노조파괴 음모, 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은 5년 묵은 사건을 방치하고 있고, 2013년의 문건 폭로 당시엔 무혐의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면서 “최소한 증거목록이라도 공개해야 검찰의 진정성을 믿을 수 있다”고 밝혔다.

대검찰청 앞 기자회견(사진=유하라)

앞서 2013년 ‘S(에스)그룹 노사전략’ 문건이 심상정 정의당 의원에 의해 폭로된 후 금속노조 등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을 부당노동행위로 고용노동청에 제기한 고소사건은 2016년에야 검찰로 넘어갔다. 그러나 검찰은 그 이후 단 한 차례의 조사를 벌이지 않았다. 노조와 시민사회가 삼성 노조와해 의혹 수사에 나서겠다는 검찰을 불신하는 이유다.

금속법률원의 박다혜 변호사는 “만약 검찰이 5년 전에 여러 차례 고소된 건에 대해 피해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했다면 조합원들이 목숨을 걸면서까지 노조 활동을 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검찰을 비판했다. 2014년 조합원에 대한 표적감사로 최종범 열사가, 교섭해태 문제로 염호석 열사가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바 있다.

민변 노동위원회 소속 강문대 변호사는 “검찰은 자신이 불기소하고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것에 대해 반성하고 이번엔 철저히 수사한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면서 “만약 검찰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 수사를 믿을 수가 없다. 우리는 경찰청에 가서 이 수사를 맡으라고 할 것이고, 과거 이 사건을 덮은 검찰도 수사하라고 요구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진걸 참여연대 시민위원장은 “검찰이 이번에 제대로 수사하지 않으면 ‘검찰은 영원히 정권의 시녀’, ‘특검이 나서야 한다’는 여론 나올 것”이라며 “또한 공수처가 신설되면 삼성 봐주기를 위한 검찰의 악질적 행태를 제일 먼저 수사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노조는 검찰이 확보한 문건 공개 외에도, 공소시효를 석 달 앞두고 있는 삼성 관련 금속노조 고소사건에 대한 조속한 처리와 피해자 소환조사 등을 촉구하고 있다.

라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지회장은 “검찰이 쥐고 있는 6천여 건의 문건은 (삼성의 노조탄압으로 목숨을 잃은) 최종범·염호석 열사의 목숨과 같은 것이며, 살아있는 조합원들의 지난 5년 동안의 지옥 같은 삶이 담겨 있다”면서 “검찰은 피해자 조사를 통해 어떤 피해 사실이 있는지 입증해야 한다. 문건의 내용 하나하나에 대해 피해자를 불러서 철저하게 수사하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박다혜 변호사도 “5년 동안 아무 것도 하지 않다가 수사를 하겠다고 나선 검찰은 먼저 피해자에게 피해사실을 먼저 들어야 한다. 원청에 의해 어떤 피해가 발생했는지 우리의 자료를 받아서 먼저 검토하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지난 3일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그러나 노조와해 행위가 일부 계열사가 아닌 삼성그룹 차원에서 기획·실행됐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만큼 삼성그룹에 대한 신속한 압수수색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온다.

박다혜 변호사는 “2013년 7월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설립되는 전후 과정에는 협력업체뿐 아니라, 원청을 통해 자행된 노조 파괴 행위들도 있었다. 2013년도에 확인된 문건 역시 삼성전자서비스가 아닌 삼성그룹 차원에서 만들고 지시한 것”이라며 “그런데 왜 압수수색은 삼성전자서비스만 하나. 지금도 외장하드는 파기되고, 자료는 파쇄되고, 컴퓨터는 교체되고 있다. 노조와해의 근본에 있는 삼성그룹에 대한 압수수색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검찰이 이번에 확보한 문건엔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설립된 2013년 7월 전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진 서비스노조 와해공작 등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마스터플랜’ 문건은 노조 설립부터 활동까지 단계를 나눠 ‘표적감사’ ‘단체교섭 지연’ ‘노조 시위 때 반대 시위 기획’ 등 노조 설립 방해 및 와해 전략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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