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노동계 실력자로 등장한다
By tathata
    2006년 04월 11일 07:1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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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노조가 이번 주 중으로 민주노총에 공식 가입할 예정이다. 권승복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지난 10일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민주노총 가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노조는 이미 지난 1월 25일부터 이틀간 민주노총 가입에 대한 조합원 총투표를 실시, 투표 참가자 70.36%의 찬성으로 가입을 확정했다. 하지만 형식적인 절차인 가입원서 제출 등은 신임 지도부 출범 이후로 미뤄왔다.

"공무원노조 의무금 들어오면 상근자들 밀린 임금 줘야지요"

조합원 14만여명 규모의 공무원노조가 민주노총에 가입하게 되면 민주노총 내에서 산별연맹을 제외한 단일노조로는 최대조직이 된다. 민주노총 또한 공무원노조의 가입으로 인해 전체 조합원 80만명 규모로 한국노총을 누르고 ‘제1노총’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조합원은 14만명 가운데 조합비를 내는 노동자는 11만명이다. 월 2만원이상의 조합비를 내는 조합원은 8만~8만5천여명이며, 신규지부 등의 경우는 3천원이상의 조합비를 내고 있다. 

조직의 이동은 돈과 사람의 이동을 동반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공무원노조의 의무금 납부로 민주노총의 살림살이가 나아진다는 점이다. 공무원노조가 민주노총에 내는 의무금은 연간 약 1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주노총의 1년 예산이 약 60억원.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중앙본부와 지역본부의 인건비로 소요된다. 이수미 민주노총 총무부장은 “공무원노조의 의무금이 들어오면 15개 지역본부 상근자의 체불임금을 지급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는 것은 물론 지역본부 사업비도 지금부터 많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업비 확대와 인건비의 안정적 확보가 이뤄지는 셈이다.

돈이 의무라면 여기에는 권한이 따른다. 민주노총의 각종 선거와 주요 의사 결정 과정에 그 만큼의 권한을 행사하게 된다. 공무원노조는 민주노총 의무금 납부 기준 조합원수를 8만명으로했을 경우 민주노총 파견 중앙위원이 27명(3천명당 1명), 파견 대의원이 160명(5백명당 1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민주노총의 대의원이 882명인 점에 감안하면 약 15%의 ‘지분’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이정희 금속노조 조직실장은 “공무원노조가 민주노총의 지도부 선출에 영향을 미치는 등 노동운동 판도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민주노총 지도부 선거 등에 주요 변수, 노조운동 방향 변화에도 영향

   
  ▲  사진 = 전국공무원노조

재정과 의사결정 권한이 하드웨어적 영향력이라면, 민주노조 운동의 질적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은 소프트웨어적 영향력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이성우 공공연맹 사무처장은 “공무원노조의 가입으로 민주노총은 전교조, 공공연맹에 이어 공공부문 노동자들에게 대표적 조직체로 자리 잡게 됐다”며 “민주노총의 운동에서 공공부문의 구조조정 저지, 사회공공성 강화 등의 영역으로 운동의 무게중심이 실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무원노조의 ‘노동 3권 확보’ 투쟁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공무원노조는 지난 1일에 개최한 대의원대회에서 2006년 민주노총 제도개선요구안으로 ‘공무원 · 교수 · 교사 노동3권 보장’ 등을 제시했다. 또한 민주노총의 대정부 교섭 시 공무원노조의 요구를 주요 요구안으로 추가하고, 산별 회의에 법외노조인 공무원노조 위원장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공무원노조는 민주노총과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야 한다는 과제 또한 안고 있다. 이와 관련해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투쟁과 현실이 괴리될 수 있다”며 “최저임금 현실화, 비정규직 차별철폐 등 민주노총의 투쟁과제와 공무원노조의 실천 사이의 간극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무원노조가 주요의사결정에는 참여하면서도 관료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이유로 투쟁의 실천에는 소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무원노조가 단체행동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에서 이같은 우려는 더욱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공무원 노조 자기혁신 노력도 절실히 요구돼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공무원노조법을 개정해야하는데 이것은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 공무원노조의 한 관계자는 “단체행동권이 없다는 것은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법개정은 공무원이 노동자로 거듭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공무원노조의 ‘자기혁신’ 또한 과제로 요구되고 있다. 민경민 금속연맹 교선실장은 “공무원노조가 민주노조운동의 역사를 공유하고, 전망을 함께 하는 자기 혁신의 노력 또한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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