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불기소 처분,
키코 사태 관련 시중은행 재고발
속여서 계약 유도하는 내용 ‘SC제일은행 녹취록’ 등 제출
    2018년 04월 04일 08:3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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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금융상품 키코(KIKO)로 피해를 본 기업들을 포함한 시민사회단체들이 4일 검찰에 키코 사태와 관련된 시중 은행들을 재고발했다.

키코 피해기업공동대책위원회(키코 공대위), 금융소비자연맹, 금융정의연대 등 8개 단체와 피해기업 직원들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은 키코 사기사건을 즉각 철저하게 수사해 가해 은행을 처벌하라”고 밝혔다.

이들은 회견 후 관련 시중은행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공동 고발인단은 키코 공대위와 금융소비자연맹, 금융정의연대, 약탈경제반대행동, 한국기업회생지원협회다.

키코 공대위는 “검찰의 이러한 직무유기 행태로 인해 사법 정의가 8년이나 지체되는 사이에 얼마나 많은 키코 피해 기업이 도산의 나락으로 떨어져야 했는지, 그 여파로 얼마나 많은 사업가들과 노동자들이 참혹한 고통으로 내몰렸는지 모른다”며 “그와 반대로 신한은행, 씨티은행, sc제일은행 등 가해 은행은 매년 천문학적인 고수익을 챙기며, 호의호식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날 고발장과 함께 새로운 증거인 ‘SC제일은행 녹취록’ 등을 제출했다. 녹취록엔 시중은행들이 ‘환투기’ 상품에 불과한 해당 상품을 ‘제로 코스트(Zero Cost)’라고 속여서 계약을 맺도록 유도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한다. 키코 공대위 등은 “검찰의 재수사가 충분히 가능함에도 지금까지 회피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증거는) 은행의 기망행위와 기망의사를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이후 2010년 피해 기업들은 키코 사기 사건을 고발했지만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했다. 검찰이 사태를 덮어주는 과정을 보면, 조직적으로 증거, 증언에 대한 철저한 무시하고 축소와 왜곡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아울러 키코 공대위 등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키코 사기사건의 재수사 가능성을 열어 놓았고, 지난 연말에는 금융행정혁신위원회는 ‘금융행정혁신 최종 권고안’을 통해, 키코 사기사건 재조사를 금융위원회에 권고했다”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키코’는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피하기 위한 통화옵션상품으로 일정 범위 이상으로 환율이 변동되면 환손실 이상의 손해를 볼 수 있다. 2008년 당시 시중은행들의 권유로 많은 중소기업들이 가입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환율이 폭등하면서 큰 손해를 봤다.

하지만 2008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약관법상 문제가 없다고 결정하면서 피해기업들은 은행 측과 법정 다툼을 시작했다. 1·2심에선 승패가 엇갈렸지만, 2013년 9월 대법원에서는 은행 이 승소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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