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분권형 개헌안,
실질적 작동 여부는 아직 의문
    2018년 03월 28일 09:2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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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촛불시민혁명을 거쳐 탄생된 이후 제왕적 대통령제와 적폐청산에 대한 개혁이 요구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6월 개헌을 주장하고 추진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과 중앙에 과도하게 집중된 권력을 지방으로 나누고 분산시켜야 한다는 측면에서 지방분권형 개헌의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하여 왔다. 이와 더불어 행정안전부는 지난 2017년 10월, 자치분권 5년 로드맵(안)을 발표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이 로드맵의 골간을 개헌안에 그대로 담아 국회에 제출·제안하였다.

전반적으로 볼 때, 대통령 개헌안에는 ‘지방분권’ 관련하여 지방분권국가를 선언하고, 자치권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그간의 요구를 반영함과 동시에 그 의지를 비교적 충실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감히 평가한다. 사실 이대로 합의되어도 지방자치 및 분권 체제의 발전은 분명히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반적인 지방분권형 개헌의 틀은 갖추긴 했으나, 복수의 조항에서 실질적으로 작동될지 의문스러운 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지방분권형 개헌을 논의하는 시점에서 이점을 심도 깊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먼저, 지방자치·분권 체제 강화를 위해 환영할 만한 조항들을 열거하고자 한다. 지방분권국가 지향을 명시(제1조제3항),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명칭변경(제121조), 주민주권주의 강화를 위한 주민발안·주민투표·주민소환제를 규정(제121조제3항)한 것은 상징적인 조치들이다. 아울러 정부 간 사무배분 원칙 정립(제121조제4항), 자치입법권·자치재정권 강화(제123조·제124조) 등은 그간의 학계 및 지방자치단체·지방의회협의회들의 의견과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보아도 무관하다.

한편, 실질적인 작동이 의문스러운 점도 있는데, 깊이 있게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첫째, 중앙과 지방의 소통 강화를 위한 국가자치분권회의 신설(제55조제3항·제97조)이다. 중앙·지방 간 소통·협력체계 구축한다는 기본 취지에 동의한다. 하지만, 현행 지방재정부담심의위(위원장 국무총리)가 있으나, 1년에 회의가 4번도 개최되지 않는 등 실질적인 운용은 되지 않고 있어 빈껍데기에 불과하다. 대통령이 의장, 국무총리가 부의장이라는 규정만 있는데, 전국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회의장 협의체 회장이 공동부의장으로 들어가야(최소한 지방정부협의체 대표 1인) 실질적인 의견제시 및 논의가 가능하다. 향후 추진사항으로 헌법에 명시될 사항은 아니나, 구체적인 국가자치분권회의의 정기·상시적 개최·운용에 관한 구체적·실천적 방안이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

둘째, 입법과정 상 지방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게 지방자치 관련 법률안에 대한 지방정부의 의견제시권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기본 취지에 동의하나, 그에 더해 지방정부 협의체들의 의견에 대한 응답/설명청취권·재의견제시권까지 보장되어야 한다.

셋째, 자치행정·입법권의 보장 외에도 제한적 수준의 자치사법권이 일부 허용되어야 학문적·실질적 의미의 지방정부 구성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에서” 조례제정권을 확대(제123조)한 것에 더해, 제한된 수준의 처벌(1년 혹은 6개월 이하 징역/금고, 300만원 이하 벌금/구료/과료/몰수 등)에 대한 조례제정권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

넷째, 현행 지방의원선거는 약간의 비례대표를 두고 있으나 다수 지역구의 광역의원 소선거구제, 기초의원은 사실상 2인 중심 중선거구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지역에 따라 호남의 경우 민주당 의원, 영남의 경우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방의회를 대부분 차지하거나, 상당수 지역은 양당이 대부분 의석을 장악하고 있다. 이번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양당의 2인 선거구로 쪼개기 야합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지역주민의 의사가 대의·대표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 지방의원 선거 또한 비례성 확대 원칙이 명시되어야 한다.

다섯째, 사무부담 범위에 맞는 조세재원 배분 및 자치재정권 강화에 있어 향후 보다 실질적인 추진체계 및 방향이 요구된다. 현행 국가사무 대 지방사무 비율은 7:3으로, 8:2의 국세·지방세 비율을 단순히 7:3으로 세원이양 하는 수준에서 그치면 안 된다. 향후, 1)지나치게 국가사무 중심으로 편중되어 있는 국가·지방사무 범위 규정(지방자치법 제9조·제10조) 정비, 2)사무이양 노력을 가속화하여 국가·지방사무 비율 6:4, 5:5로 단계적 이양, 그에 맞는 3)구체적인 국세의 지방세 이전, 지방정부 세목결정권 확대 방향이 제시되어야 한다.

필자소개
고광용
정의당 미래정치센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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