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계안 불만 터졌나 "경선 불참 검토"
        2006년 04월 10일 05:1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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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방식을 둘러싸고 당내 갈등이 심상치 않다. 급기야 10일에는 이계안 후보측에서 경선에 불참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열린우리당 공천심사위원회가 10일 여론조사 방식의 국민참여경선 방안을 확정한 것과 관련해 이계안 후보측은 성명서를 내고 "서울시장 후보 경선 방식에 대한 공천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면서 "서울시장 후보 경선 참여를 심각하게 재검토할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이 후보측 강선아 대변인은 "앞으로 2-3일 내 경선 참여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측이 문제삼는 것은 10일 중앙당 공천심사위원회가 확정한 서울시장 후보 경선 방식이다. 공천심사위는 기간당원 30%, 일반당원 20%, 일반국민 50%의 비율로 경선을 실시하되 일반국민 50%에 대해서는 직접 투표가 아닌 여론조사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 후보측은 "이계안 후보는 지난 3월 29일 전체 선거인단의 50%인 일반국민선거인단을 신청자방식에 의해 구성하자고 제안했으나 중앙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우려했던 대로 국민선거인단을 여론조사방식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며 "이계안 후보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강금실 후보는 의견을 내지 않았는데 이계안 후보의 의견은 무시되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측은 일반선거인단을 모집하는 것이 국민참여 경선의 취지에도 부합하고 당의 외연을 확장시킬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속내를 보면 여론조사 방식이 여론의 인지도에서 월등히 앞서는 강금실 후보측에 훨씬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물론 이 후보측의 이런 반발이 단순히 경선방식 때문만은 아니다. 그동안 쌓인 불만이 이번 일을 계기로 한꺼번에 터져나오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

    이 후보측은 서울시장 경선 참여를 선언한 후 지난 100일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경선을 준비해왔다. 여러 정책 공약을 9회에 걸쳐 매주 화요일마다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의 시선은 온통 강금실 전 장관에게만 쏠려 있었다. 최근 강 전 장관이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선언하고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후로는 이런 경향이 더욱 심해졌다. 실제 열린우리당 내에서는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강 전 장관을 뽑기 위한 통과의례 정도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후보측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거당적으로 나서서 강금실 후보 띄우기에 전념하던 당 지도부의 모습이 안쓰러워 지금까지는 온갖 불공정행위를 참고 기다렸으나 오늘의 결정을 대하고는 더 이상 인내가 최선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이 후보측은 강 후보에 대한 불만도 숨기지 않았다. 지난 7일 경선준비를 협의하기 위한 실무협의회 구성을 제안하고 공문까지 발송했지만 아무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또 강 후보측에서 양 후보자간 만남을 제의해놓고는 뚜렷한 이유도 없이 일방적으로 취소했다고 불쾌해했다. 이번에 확정된 경선방식도 강후보측과 중앙당이 사전에 입을 맞춘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 후보측의 반발에 대해 중앙당의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우상호 대변인은 "경선 방식을 결정하는 것은 공천심사위원회의 고유권한"이라며 "이 후보측 제안을 받아들여 경선 방식을 바꿀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강금실 후보측 오영식 대변인은 "노 코멘트"라고만 말했다. 이에 앞서 강 후보측은 중앙당이 확정한 경선방식을 수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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