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헌 시기와 내용 공방
    여당, 야당 압박이 역할?
    심상정 “여, 청와대 눈치만 보지 마라”, 천정배 “헐리우드 액션 개헌”
        2018년 03월 20일 11:5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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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6일 대통령 4년 연임제를 골자로 하는 개헌안 발의를 예고하는 등 국회 내 개헌 합의를 압박하며 6.13 지방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진성준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은 전날인 19일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이 개헌안을 26일 발의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며 “이런 지시는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와 기간을 준수하되 국회가 개헌에 합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드리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국회가 6월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를 할 수 있는 개헌안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대통령안 국회 표결을 거쳐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밝힌 것이다.

    진 비서관은 “애초 문 대통령이 22일부터 28일까지 해외 순방 일정을 감안해 귀국 후 발의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헌법이 정한 국회 심의 기간 60일을 보장해달라는 여당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국회 합의를 존중할 것이란 입장과 더불어 국회가 신속히 논의하고 합의해줄 것을 재차 당부했다”며 여야가 시한 내에 합의를 이끌어내면 대통령 개헌안을 철회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또 발의에 앞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통해 대통령 개헌안 내용을 국민에게 상세 보고하는 등 대국민 설득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대통령 개헌안은 공고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의결해야 하며, 국회 의결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국회 재적의원은 293명으로 대통령 개헌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려면 196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 121명, 자유한국당 116명, 바른미래당 30명, 민주평화당 14명, 정의당 6명이다. 대통령 개헌안을 발의하더라도 자유한국당이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아 부결은 정해진 수순인 셈이다.

    심상정, 개헌 논의 위한 원내5당 테이블 구성 촉구
    “민주당, 청와대만 보지 말고 청와대와 야당 조율해야”

    국회가 개헌을 주도, 관철하기 위해선 자유한국당을 설득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에 따라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역할이 촉구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의당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심상정 전 대표는 “여당이 적극성을 보이고 협상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결국 개헌은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여당인 민주당이 개헌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실제론 자유한국당을 설득하는 등의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우회적인 비판으로도 해석된다.

    심상정 전 대표는 20일 오전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지금 여야 간, 또 대통령과 의회 간의 거리가 남북관계보다도 멀다. 각자 일방통행으로 주장하고 있다. 개헌이 성사되려면 원내 5당이 합의뿐 아니라 대통령과 합의하는 정치과정이 필요하다”며 “이 역할을 여당이 나서서 중심적으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과 야당 사이에서 입장을 조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개헌 문제는 여당이 운전석에 앉아서 대통령과 야당 사이를 오가면서 국회 개헌안을 성사시키는 역할을 책임 있게 협상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전 대표는 더 나아가 “(여당이) 청와대만 보지 말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압박과 설득을 통해서 새로운 전개를 이룬 만큼 개헌도 원내 5당의 적극적인 합의와 토론을 통해서 성사시킬 수 있도록 (여당의)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협상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당부했다.

    자유한국당에 대해서도 국회 내 개헌 논의가 진전되지 않은 것의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비판하며 여야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타협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 전 대표는 “(문 대통령이 개헌안 발의를 예고함에 따라) 공은 자유한국당에 넘어갔다고 할 수 있다”며 “자유한국당이 개헌 의지가 실제 있는지, 아니면 개헌 발목을 잡으려고 시기 연장만 외쳤는지, 대통령도 국민도 그걸 확인하고 싶은 거라고 본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국회 주도 개헌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제가 5당 정치협상 회의를 열어서 주요 쟁점과 시기 문제를 일괄 논의하자고 제안했는데 아직도 테이블이 마련되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면서 “3개월 동안 여야가 자기 주장만 계속 반복하며 서로 한 발짝도 다가가려는 노력이 없었는데, 이러한 소모적인 대결정치 관행이 우리 국민들이 진절머리 나게 하는, (국회) 불신의 핵심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 사이에 이 문제(원내5당 개헌 논의 테이블 구성)가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천정배 “대통령 개헌안 발의는 지방선거용…여야 대립만 심화시킬 것”

    개헌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야당들 사이에선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에 대한 비판이 쏟아진다. 부결이 뻔한 상황에서 개헌안을 밀어붙이는 것이 지방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서 “자유한국당은 물론이고 제왕적 대통령제 유지에 찬성하는 야당이 하나도 없다. 발의를 한들 뭐가 달라지겠나.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 제로”라며 “대통령 스스로 대선공약을 지켰다는 말을 하기 위한 면피용이거나 지방선거용 정략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천 의원은 “(개헌안) 밀어붙이기라는 평가도 과분하다. 의지를 가지고 통과시키려고 추진할 때 밀어붙인다고도 말할 수 있지 않나. 이것은 헐리우드 액션이라고 부르는 것이 정확하다고 본다”며 “어차피 통과 안 될 걸 뻔히 알면서 발의를 한다는 것이 무슨 공약 실천인가. 공약 실천을 했다는 명분을 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여당이 개헌 성사에 대한 의지가 크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읽힌다.

    천 의원은 “(대통령 개헌 발의는) 결과적으로는 여야 간에 대립만을 심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남북관계도 그렇고 여러 가지 촛불혁명 이후에 개혁과제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각 정당 간에 협력이 필요하다. 더구나 국회 사정이 여소야대인 상황에서 어떻게 하든지 야당을 설득하고 타협하는 노력을 해야지, 대립만 심화시키는 일을 대통령이 왜 하려고 하는지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며 “대통령이 성급하게 헌법 개정 발의를 할 게 아니라 여야 간에 끝장협상을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제도를 민심 그대로를 반영하는 제도로 개혁한다면 분권형 권력구조 개헌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을 여러 번 말씀했다. 저는 이것이 답이라고 생각한다”며 “청와대와 여당이 이 입장을 가지고 야당과 대화하고 협상하는데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자유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반대하고 있는데, 자유한국당에서 이것을 양보하도록 하면서 자유한국당 쪽의 찬성을 어느 정도 이끌어낼 수 있는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을 하고, 이렇게 두 가지를 주고 받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원식, 6월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 의지
    “대통령 개헌안 발의, 국회 논의 촉진할 것”
    “자유한국당 못 믿어…내각제 관철될 때까지 무기한 지연 전술 펼 것”

    하지만 여당은 6월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하지 않으면 개헌 자체가 좌절될 것이라며 자유한국당과 각을 세우고 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개헌에 관련해서 여러 가지 합의도 있었고 논쟁점도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높은 합의 수준이 시기였다. 작년 대선 때 모든 정당의 대선후보들이 지방선거와 동시 투표를 이야기 했다”며 “가장 높은 수준인 시기도 이행하지 못하면서 내용에 대한 약속을 어떻게 믿겠나”라고 반문했다.

    우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에) ‘동시 투표를 하자’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자유한국당에서 ‘내용을 이야기하자’ 그러고 ‘내용을 이야기하자’, ‘원내대표와 헌정특위 간사들이 2-2-2 회의를 하자’고 하면 협상을 개시하는 조건을 이야기하고 ‘그 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우리는 협상에 임하지 못하겠다’고 이야기한다”며 “완전히 청개구리 협상을 하고 있다”고 자유한국당을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개헌 시기를 강조하는 이유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지방선거 동시 개헌 국민투표를 하면 자신들이 원하는 내각제 개헌안을 관철시킬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꾸 미루는 것”이라며 “따라서 이번 6월 동시투표를 놓치게 되면 자유한국당은 자신들이 원하는 안이 관철될 때까지 무기한 지연 전술을 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자유한국당의 신뢰할 수 없는 태도를 보면 ‘10월에 할 수 있다’ 이런 얘기를 믿기가 매우 어렵게 된 상황”이라며 “(이번 6월을 놓치면 9월, 10월에도) 안 될 거다. 개헌 동력은 상실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야4당이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에 부정적인 것에 대해선 “대통령 정부가 발의하는 안을 기준으로 시기를 못 박으면 그 한 달 동안 충분히 논의할 수가 있다”며 “대통령 발의안이 오히려 개헌 동력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개헌 논의를 촉발시킬 것으로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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