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회찬 "신당은 새로운 유형의 패권주의"
        2008년 01월 23일 01:3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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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23일 최근 당 안팎에서 본격화되고 있는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 "새로운 유형의 패권주의를 또 하나 만드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이날 아침 원음방송 <손석춘의 오늘> 인터뷰를 통해 "두 개의 진보정당이 결국 존속된다는 것은 가상 경쟁하는 정당이 되고, 어느 한 쪽이 어느 한 쪽을 눌러버리는 것이 목표가 될 수밖에 없어 그 자체가 또 하나의 패권주의"라며 이같이 말했다.

    노 의원은 "새로 태어나려는 노력을 하는 것 자체야 문제가 되지 않는데, 그것을 어디서 하느냐? 이 문제가 중요하다"면서 "그 노력을 바깥에서 할 경우 바깥에서 다른 당이 만들어지거나, 또 하나는 진보정당이 만들어지는 방향으로 할 경우 그것이 과연 국민들에게 책임지는 행동인지에 대해 재고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개 진보정당, 어느 한 쪽이 눌러버려야 하는 문제

    노 의원은 "기본적으로 이런 저런 견해 차이에도 불구하고 또 다수 소수로 나뉘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공존할 수 있는 그런 문화와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한데, 그것이 이제까지 당내에서 제대로 안 됐다면 당내 패권주의가 있다는 것이고, 그래서 그걸 슬기롭게 극복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새로운 진보정당 운동도 민주노동당을 환골탈태시키는 운동으로 전개될 때 변화와 혁신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의원은 분당 우려에 대해 "그럴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나 그렇게 안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된다"면서 "진보정당이 두 개가 있다는 상황은 일단 그 자체로써 비극이다. 그러한 비극을 막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그건 역사적으로 엄하게 평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의 명운을 가를 임시 당대회와 관련해 노 의원은 "이 당대회에서 모든 것이 다 해결되지는 않지만, 대선 이후 당이 직면한 현실, 또 대선 이후 대두되고 있는 당의 변화와 혁신에 대한 여러 가지 제안이나 주장들이 크게 한 번 정리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을 결의하는 자리가 되고 또 그런 변화와 혁신을 위해 당내 에너지들이 다시 한 번 함께 응축되는 그런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자주파와 평등파의 갈등에 대해 노 의원은 "제가 볼 때는 도토리 키재기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지금 이 도토리는 21세기의 도토리가 아닌 1980년대 도토리어서 먹을 수 없어, 극복돼야 한다"면서 "민주노동당에 가망이 없고 민주노동당에서 전망을 찾기 어렵다면 그건 다른 방식으로도 전망을 찾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더 인내심이 요구되고 어려움을 감수할 그런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노 의원은 제 2창당을  선언하고 비대위를 창당 준비위원회로 전환해야 한다는 신당파의 주장 등에 대해 "앞으로 전개될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방안이 가능할 수 있지만, 일이 잘 될 경우의 방안과 일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의 방안 등 여러 가지가 다양하게 있을 수 있는데, 특별한 방안만을 고집하는 것은 일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차이를 발견하기 시작하면 왼손과 오른손도 한 몸에 있을 수 없다. 왼손과 오른손도 자세히 비교해 보면 다 다르지 않나? 한 얼굴에서도 두 개의 눈이 똑같지 않은데, 그럼 다른 얼굴로 옮겨 가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진보일수록 대연합 정신 중요

    노 의원은 "그렇기 때문에 차이를 발견하기 쉬운 방향으로 가면 진보는 항상 분열될 수밖에 없다. 특히, 진보는 존립 근거에 대한 문제의식이 각별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차이를 발견하고 만들어 낼 수 있다"면서 "바로 그렇기 때문에 진보 진영일수록 대연합 정신, 이런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종북주의 문제에 대해 노 의원은 "남북이 분단된 현실, 또 북한의 현실적인 권력이 존재해 있는 현실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보는가 하는 것은 항상 한국의 진보 진영에는 숙명적인 쟁점이며 민주노동당 내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견해 차이도 있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북한 정권에 대해 되도록이면 우호적으로 봐 주려는 시각도 있고, 되도록이면 냉정하게 객관적인 시각에서 보려는 것도 있고, 이런 것들이 내부에서 충분히 논의되고 어찌 보면 이를  관전하는 국민들까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논의가 전개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의원은 "그 과정 자체도 의미 있고 그래서 앞으로 그런 걸 허심탄회하게 터놓고 공개리에 투명하게 따질 거 따지면서 충분히 그렇게 할 기회가 있을 수 있다"면서 "그런 과정에서 지난 날에 대한 평가를 포함해 문제가 있다면 그걸 문제로 규정하고 새로운 논쟁을 하는 것이 진보정당에 필요하다. 그래서 지금처럼 딱지를 딱 붙이고 한 쪽에서 부정하는 방식은 감정의 골만 상하게 할 뿐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심상정 비대위의 전망에 대해 "비상대책위는 민주노동당의 마지막이라 보고, 이 비대위가 반드시 성공을 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당을 조기 수습하고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기에 비대위에 힘을 모으는 데 앞장 설 것"이라고 말했다.

    노 의원은 "만약 노회찬 의원이라면 지금 현재 당의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어떤 조처를 취하겠나?"라는 질문에 대해 "이번 임시 당대회에서 그간 문제가 됐던 당내 여러 쟁점들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풀어 나갈 것이냐에 대한 확고한 결의와 합의를 해내고, 그 다음 비례대표 공천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민주노동당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 이 두 가지로 첫 단추를 끼워나가야 하지 않겠나 싶다"고 답했다.

    노 의원은 자신이 출마할 서울 노원병 총선 전망에 대해 "저로서는 서울에서 민주노동당 지역구 의석을 만들어야 하는 중대한 과제를 어깨에 짊어지고 있다"면서 "잘 되는 길 이외에는 다른 길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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