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이중간첩 둘러싼 영·러 간 외교전
    [중국매체로 중국읽기]영, 러 비난하지만 증거 불충분
        2018년 03월 17일 03:4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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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자주: 최근 전 러시아 이중간첩이 영국 내에서 독극물 습격을 받은 사건 때문에 영국과 러시아 간의 관계가 급속히 긴장되고 있다. 영국을 포함한 서방진영과 러시아 간에 또 한 차례의 새로운 외교전이 폭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환구시보는 충분한 증거 없이 성급하게 러시아 외교관에 대한 대규모 추방령을 내린 영국 정부의 논리적 결함을 지적한다.

    <환구시보 사설 원제목>

    영국의 러시아에 대한 제제는 논리적 허점이 있다

    2018-03-15 00:20 (현지시각)

    러시아에 대해 24시간 내 사건해명을 요구하는 최후통첩 시간이 지나자, 영국은 수요일 23명의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한다고 선언하였다. 프랑스·독일·미국 및 나토는 모두 영국 편에 섰으며, 이로써 서방과 러시아의 새로운 대결의 막이 올랐다.

    이번 달 4일 66세의 러시아 전 이중간첩 스크리팔과 그의 딸은 런던 부근의 한 상점에서 신비한 물질을 접촉한 후 혼미상태에 빠졌다. 영국 측은 후에 이 두 사람이 소련 시절의 신경작용제 독극물에 중독되었다고 발표하였다. 영국은 월요일 모스크바가 24시간 내에 이 사건에 대해 해명하라고 요구하였는데, 러시아는 영국의 비난을 단호히 거부하면서 런던의 행위는 ‘서커스식 연기’라고 비난하였다. 러시아는 영국 측에 독극물 샘플을 제공할 것을 요구하면서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지금 영국이 러시아 외교관 등을 추방한다고 선언한 것은 양국 간 소통의 문을 막아버린 것과 같다. 영국은 계속해서 러시아와 고위층 간 외교적 왕래를 잠시 중단한다고 선포하였다. 나토가 내놓은 연합성명은 이번의 독극물 투입은 “동맹국 영토에서 발생한 첫 신경작용제에 의한 습격”이라고 부르면서, 사건을 더욱 심각하게 규정하였다.

    암살행위는 일찍이 널리 사용된 극단적 수단이지만, 오늘날에는 이미 국제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쓰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러시아 전 이중간첩의 진짜 범인을 밝혀내는 일은 민심에 부합되는 정의의 행동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현재 문제는 영국이 러시아를 비난하지만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점이다. 영국 스스로도 러시아 정부가 전 이중간첩에 대한 모살을 조종했을 수도 있고, 또 이 군용 신경작용제가 해외로 유출되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하였다. 영국이 독극물 샘플을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이 사건에 대해 책임을 지고 해명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논리상의 허점이 존재한다.

    영국이 최후통첩 방식으로 러시아가 영국 측의 지시에 입각해 협조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에 대한 합당한 태도는 아닌 것 같다. 최후통첩은 냉전 이후 대부분 강대국이 약소국에 대해 사용한 것이다. 러시아는 핵 강대국인데 이로 인해 기분이 언짢은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살해 기도가 영국 영토 내에서 발생하였고, 또 이전에도 이미 여러 명의 러시아 망명자가 영국에서 암살된 적이 있기에 런던 측의 분노는 이해할만 하다. 영국 언론과 서방 매체는 의심을 비난으로 바꾸면서, 그것들이 모두 러시아의 소행이라고 일언지하에 단정 지었다. 그러나 이것들은 필경 언론 측면에서 행한 것이다. 영국 정부가 확실한 증거도 없이 러시아에 대해 행동을 취한 것은 또 다른 일이며, 국제법상 결함이 존재한다.

    지금은 민감한 시기인데, 러시아는 18일 즉 금주 일요일에 대통령선거가 있으며, 푸친이 승리하여 연임할 것임은 거의 의심할 여지가 없다. 영국의 충동적 행위와 서방의 그에 대한 지지는, 사람들로 하여금 쉽사리 이 모든 것이 서방이 러시아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싶어 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끔 만든다. 이 외에도 ‘유럽연합 탈퇴’가 영국에 초래하는 많은 곤란함이 있다. 이 때문에 어떤 사람은 메이 정부가 여론의 초점을 돌려서 대중의 지지를 좀 더 많이 얻고 싶어 한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이런 일로) 영·러가 외교전을 펼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우리는 그들이 서로 협력해서 러시아 전 이중간첩을 모해한 진짜 범인을 잡아내기를 기대한다. 지금은 이미 21세기인데, 누가 아직도 그렇게 하는지, 그리고 그 목적이 무엇인지 매우 궁금하다.

    필자소개
    북경대 맑스주의학원 법학박사 , 노동교육가, 현재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정책자문위원, 맑스코뮤날레 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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