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금실 보도 연예가중계 보는 것 같다
        2006년 04월 09일 03:1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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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31 지방선거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지역은 역시 서울이다. 여야 각 당은 사활을 건 총력전에 돌입했다. 열린우리당은 강금실 전 법무장관을 영입해 연일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한나라당도 오세훈 전 의원을 경선에 내보내 맞불을 놓을 계획이다. 

    이처럼 거대 양당이 스타급 후보들을 줄줄이 내세우면서 민주노동당에게는 이번 선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토론의 달인’으로 통하는 김종철 후보를 서울시장 후보로 일찌감치 뽑아논 상태다. 

    강금실 신드롬, 정치적 본질에 눈감고 비정치적인 것에 관심 쏟도록 오도

    <레디앙>은 노회찬 민주노동당 서울시장선거 공동 대책위원장과 인터뷰를 갖고 이번 지방선거의 의미 및 민주노동당의 서울시장 선거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인터뷰에서 노회찬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는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으로 이어지는 선거 벨트의 첫 관문"이라며 "이번 기회를 민주노동당의 제2의 도약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강금실 신드롬’에 대해 노 의원은 "정치에 대한 실망과 불신이 탈정치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현실의 정치적 본질에는 눈을 감은 채 비정치적인 것에만 관심을 갖도록 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금실 신드롬’을 다루는 언론의 태도에 대해서도 "정치현장 중계인지 연예가 중계인지 알 수가 없다"면서 "언론의 선정주의는 반드시 지적되고 극복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금실 전 장관에 대해서는 "(강 전 장관은) 세상밖으로 나온 지 이제 사흘째이고 정치인으로서 한 일도 아직 없다"며 "정치적 소신이 분명히 드러나고 정치적 행보가 본격화되면 그 때 가서 평가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청계천은 복원됐지만 서민 삶은 아직 복원되지 않았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가 ‘강금실VS오세훈’의 구도로 가면 김종철 후보에 불리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대해 노 의원은 "선거는 개인과 개인의 이미지 대결이 아니라 개인이 대표하는 정당과 정책을 가지고 평가받는 것"이라며 "이런 면에서 본다면 민주노동당의 김종철 후보가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의 후보보다 경쟁력에서 앞선다"고 주장했다.

    김종철 후보의 나이가 너무 젊은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공직자 선별 기준으로 나이를 따지는 것은 구태의연한 생각"이라며 "키 크기에 따라 공직 진출 자격을 부여하겠다는 발상만큼이나 비합리적"이라고 꼬집었다.

    김종철 후보의 공약과 정책에 대해 노 의원은 "청계천은 복원되었지만 서민들의 삶은 아직 복원되지 않았다"며 "육중한 콘크리트에 뒤덮여 보이지 않고 있는 양극화의 그늘과 서민들 삶의 실체를 드러내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민주노동당의 원래 모습이고 이번 선거의 방향"이라고 대답했다.

    노 의원과의 이번 인터뷰는 9일 전화 인터뷰로 진행됐다.

    "이번 선거 양극화 해소 위한 정책 대결의 장"

    – 이번 지방선거와 서울시장 선거가 갖는 의미는 어떤 건지요. 그리고 민주노동당의 입장에서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요. 

    = 이번 지방선거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현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중간평가의 의미가 있습니다. 또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를 제시하는 정책 대결의 장이라는 의미도 갖습니다. 교육, 교통, 주거 등 서민들의 실제 삶이 영위되는 곳이 지역이고, 그런 의미에서 지역은 양극화의 첨예한 현장이기 때문입니다.

    민주노동당 입장에서 보자면 이번 선거는 지난 2004년 원내 진출에 성공한 이후 처음으로 맞는 전국 단위 선거입니다. 또 2006년 지방선거,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으로 이어지는 선거 벨트의 첫 관문이기도 합니다. 이번 선거에서 다시 한 번 약진을 이뤄내고, 이 약진을 발판 삼아 내년 대선으로 나아가고, 대선을 딛고 총선에서 완결지어야 합니다. 매 시기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성과를 만들어서 이번 기회를 민주노동당의 제2의 도약기로 만들어야 합니다. 

    – 이번 지방선거와 서울시장 선거의 목표치를 어떻게 잡고 있는지요. 

    = 우선 15% 이상의 정당 득표율로 제3당의 지위를 확고히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제3당의 지위란 단순히 정당 득표 순위 3위 자리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진보세력이 우리 사회의 제3 세력으로서 확고히 자리를 잡는다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 목표는 15% 이상 득표로 제3 세력으로 확고히 자리잡는 것

    이번 지방선거에는 2002년 선거 때의 6배가 넘는 민주노동당 후보가 지방의회 선거에 참가합니다. 그만큼 당력이 신장되고 당이 발전했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과거에 비해 많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장 선거는 정당득표율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상대 당의 후보가 확정되지 않았고 선거 구도도 다 짜여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목표 득표율을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아직 이릅니다. 

    – 강금실 신드롬이라 불릴 정도로 여론과 일반인의 관심이 폭발적입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는지요.

    – 정치에 대한 실망과 불신이 탈정치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관심과 주목을 오도하고 있는 거죠. 정치가 잘못되었으면 올바른 정치를 찾는 것이 정도인데, 현실의 정치적 본질에는 눈을 감은 채 비정치적인 것에만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언론 선정주의 반드시 지적되고 극복돼야 한다"

    우리 정치가 그만큼 오염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일 것입니다. 양극화라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에는 눈을 감은 채 누가 어디서 옷을 맞췄는지가 관심거리가 되는 현실 아닙니까. 정상이 아닙니다. 정치는 정치로 풀어야 합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이 이런 흐름을 선도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언론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문제의 본질을 비추고 파헤치려는 노력을 전혀 않고 있습니다. 정치현장 중계인지 연예가 중계인지 도무지 알 수 없을 정도입니다. 황우석 신드롬을 연상케 합니다. 이번에 나타난 언론의 선정주의는 반드시 지적되고 극복되어야 합니다.  

    – 강금실 후보는 정치에 대한 실망을, 코메디같은 정치를 희망의 정치로 바꾸기 위해서 출마했다고 말했습니다. 강후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강 전 장관은 지난 6일 열린우리당에 입당했습니다. 입당한지 이제 사흘 지났고, 정치인이 된 지 사흘째입니다. 그 이전에는 만 19세부터 30년간 예비 법조인 내지 법조인 생활만 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세상 밖으로 나온 지 이제 사흘째이고 정치인으로서 한 일도 아직 없습니다. 때문에 정치인으로서 평가할 것도 아직은 없습니다. 정치적 소신이 분명히 드러나고 정치적 행보도 본격화되면 그 때 가서 평가할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 한나라당에는 오세훈 전 의원이 긴급 투입되는 분위기입니다. 오세훈 전 의원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 글세요. 누가 한나라당 후보가 될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평가는 좀 이른 것 같습니다.

    – 민주노동당에서는 서울시장 선거가 강금실 VS 오세훈 구도로 가면 더 힘들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시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선거는 개인과 개인의 대결이 아닙니다. 개인의 이미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거죠. 개인이 대표하는 정당과 정책을 가지고 평가받는 것이 선거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선거는 유권자들에 대한 일종의 사기가 될 수 있습니다. 

    "보수정당 외부 인물 영입은 유권자 속이는 변장정치"

    보수정당들처럼 선거 때만 되면 외부인사를 영입하는 것은 당이 한 일에 대해서 있는 그대로 평가를 받지 않으려는 술수에 불과합니다. 후보자의 이미지로 포장해 유권자의 평가를 피하겠다는 거죠. 일종의 변장정치입니다.

    정당과 정책으로 평가받는다면 민주노동당의 김종철 후보가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의 후보보다 경쟁력에서 앞섭니다. 물론 후보의 개인 이미지로 보더라도 김종철 후보가 다른 후보보다 못할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후보 개인의 이미지로 이번 선거를 치르지 않을 것입니다. 선거는 정책과 정당에 대한 평가가 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훼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미지만으로 선거를 치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내용과 정책도 이미지로 포장해 유권자들에게 전달될 수밖에 없는 것이 선거인데요. 김종철 후보의 경우 어떤 이미지로 유권자들에게 접근할 생각인지요.

    "고소득 법조인 출신 후보 VS 서민 위해 싸워온 샐러리맨 출신 후보"

    – 유권자들에게 ‘누가 서민의 벗인가’를 물을 것입니다. 역대 서울시장은 모두 기득권층에서 나왔습니다. 지금 보수 정당의 후보로 거론되는 분들도 대부분 법조인 출신에 고소득자입니다. 반면 김종철 후보는 평범한 샐러리맨 출신입니다. 밑바닥에서 서민을 위해 싸우고 노력해온 활동가 출신입니다. 또 20대, 30대 젊은층의 요구와 정서도 대변하고 있습니다. 다른 후보들과 경험, 정서, 연령, 추구하는 가치, 이 모든 것들이 다릅니다. 이 점을 적극적으로 부각시킬 것입니다.

    – 김종철 후보의 나이에 대해서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너무 젊은 거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토니 블레어나 클린턴이 몇 살에 수상이 되고 대통령이 됐습니까. 지금의 김종철 후보 나이 때 였습니다. 영국이나 미국에서는 30대 후반, 40대 초반의 국가 지도자가 나오는데 한국에서는 30대 후반의 서울시장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은 어디서 나온 계산법인지 모르겠습니다.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 우리나라에도 과거에 40대 초반 시장도 있었고 도지사도 있었습니다. 고건 전 총리는 37세에 전남도지사를 맡았습니다. 현 정부 들어 40대 장관도 여럿 나왔습니다. 공직자 선별 기준으로 나이를 따지는 것은 구태의연한 생각입니다. 키 크기에 따라 공직 진출 자격을 부여하겠다는 발상만큼이나 비합리적입니다.

    "민주노동당은 서울 시민 삶의 현재와 미래를 얘기할 뿐 주변적 얘기는 안 한다"

    – 공약과 정책은 어떻게 준비되고 있는지요. 또 주요 공약을 말씀하신다면요.

    – 민주노동당은 서울시민의 삶의 현재와 미래를 얘기할 것입니다. 다른 얘기, 주변적인 얘기를 하지 않겠습니다. 청계천이 복원되었습니다. 그러나 서민들의 삶은 아직 복원되지 않았습니다. 육중한 콘크리트에 뒤덮여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양극화의 그늘과 서민들 삶의 실체를 드러내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민주노동당의 원래 모습이고 이번 선거의 방향입니다. 구체적인 공약은 차차 제시하겠습니다. 

    – 끝으로 유권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시죠.

    = 지금 우리 정치는 주변적이고, 비본질적인 것이 중요하고, 본질적인 것을 가리고 있습니다. 이제 정말 중요한 것을 말해야 합니다. 본질적인 것을 말해야 합니다. 우리 눈을 가리고 있는 손바닥을 치우고 진실을 태양 아래 드러내야 합니다. 김종철 후보가 이런 변화를 추동하는 주역이 될 것입니다. 많은 기대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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