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혁신교육의 설계자,
    창의지성교육 추진할 것
    [대화] 송주명 경기교육감 예비후보
        2018년 03월 08일 04:0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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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교협 상임의장 등 진보적 연구자이자 사회운동가로 적극 활동해왔고 또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현 교육부총리)과 함께 혁신교육의 정책과 이론을 설계하고 추진해왔던 한신대 송주명 교수, 이제는 경기도 교육감 예비후보인 송주명 교수와 만나 대화를 나눴다. 1일 대림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정리는 유하라 기자가 맡았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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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교육현장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는 위기의식 때문에 출마결심”
    “경기도 혁신교육, 이재정의 4년간 퇴보”

    정종권 <레디앙> 편집장 : 진보적인 학자로서,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상임의장 등 진보적인 사회단체에도 오랫동안 활동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은데 교육감 출마를 결심한 계기가 무엇인가.

    송주명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 : 쉽지 않은 결심이었던 것은 맞다. 그러나 결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2009년, 2010년 김상곤 경기도교육감(현 교육부 장관 겸 사회부총리)의 상징이 됐던 ‘혁신교육’을 제가 직접 설계를 했기 때문에 그 혁신교육이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런 취지에서 이재정 교육감 하의 경기도 교육현장은 너무나 처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혁신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오히려 혁신교육에 반하는, 반민주주적이고 공공성과 평등교육에 위배되는 상황이 벌어져 왔다. 이런 상황을 더 방치했다가는 큰일 나겠다는 위기의식이 들었다.

    정종권 : 8년 정도 서울, 경기에서의 혁신교육을 설계하고 추진해왔던 한 사람으로서, 이재정 교육감의 4년간의 행보를 봤을 때 혁신교육이 진화되지 않았다는 뜻인가.

    송주명 : 오히려 퇴보됐다. 혁신교육이라는 것이 교육을 변화해서 우리 사회의 건강한 돌파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보통의 시민들이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공교육이기 때문에, 그 공교육의 내용 자체의 격조를 높이고, 평등한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더 똑똑해지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미래의 주역이 돼야 우리 사회가 건강해질 수 있고, 그래야 현재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인 양극화도 뛰어넘을 수 있는 거다. 그런데 이재정 교육감은 혁신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혁신교육의 기본적 지향점을 짓밟고 있다. 이런 상황 개선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다.

    정종권 : 그렇다면 송주명 후보는 서울, 경기 지역에서 혁신교육을 위해서 주로 어떤 자리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궁금하다.

    송주명 : 2009년 4월에 김상곤 장관이 1년짜리 경기도 교육감 보궐선거에 출마했다. 김상곤은 진보적인 지식인 운동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사람이었고, 그런 김상곤의 색깔에 맞는 새로운 교육이 무엇인지 고민을 했다. 그 고민의 핵심 중 첫 번째가 ‘혁신학교’였고, 두 번째가 ‘학생인권’, 세 번째가 무상급식이라고 하는 ‘보편적 교육복지’였다. 2010년으로 넘어와서 이것을 묶어서 정책에 철학을 부여하고 혁신교육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이후 (혁신학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10년부터) 더해진 게 창의지성교육이다. (특정학교에 한정한) 혁신교육은 하되, 전체 공교육의 격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암기교육이 아니라 생각을 키우는 지성의 교육이 필요하다는 거다. 두 번째가 혁신학교, 세 번째는 단지 무상급식이 아니라 보편적 교육복지, 네 번째가 참여협육(협력해서 교육한다). 학부모도 참여해서 교육의 3주체가 민주적으로 새로운 교육체계를 만든다는 계획이었다.

    나는 주로 교육의 본령에 해당하는 혁신학교 만드는 일을 했다. 경기도교육청 혁신학교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2009~2014년 6월까지 했다. 그리고 새로운 교육을 만드는 창의지성교육추진단을 만들어서 2012년부터 2014년 6월까지 담당했다. 창의지성 교육은 2011년부터 경기도 교육과정의 핵심적인 개념으로 들어간다. 문제는 교육청에서 (창의지성교육을 하라는) 지침을 내린다고 해도 선생님들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제대로 실현되기 힘들다는 점이었다. 선생님들이 책도 많이 읽어야 하고, 세계를 보는 통찰력도 있어야 새로운 토론수업을 주도할 수도 있는 것인데 그런 준비가 전혀 갖춰져 있지 않았다.

    그래서 2012년도에 화성으로 가서 교육의 새 모델을 만드는 일에 올인했다. 화성시장과 협의해서 화성을 ‘창의지성교육도시’라는 새 교육 브랜드로 만들어서 전액 예산을 지원 받았다. 화성시 창의지성교육지원센터 센터장으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있으면서 화성이라는 지역에 한정해서 새 교육의 모델을 직접 만들었다.

    정종권 : 화성 창의지성교육의 구체적 성과를 꼽는다면 무엇인가.

    송주명 : 행복한 학교, 전국 우수교육 100대 학교 이런 전국적인 랭킹이 쑥쑥 올라가는 성과가 먼저 나타났다. 하지만 그런 순위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런 새로운 교육모델을 완성하려면 적어도 8년 정도는 집약적으로 해야 성과가 나오는데 김상곤 교육감이 2014년에 임기를 마치고 경기도지사로 갔고, 이재정 교육감이 오면서 중단됐다. 당시 이재정 교육감이 제일 눈엣가시처럼 봤던 게 창의지성교육이었다. 취임하자마자 이 부분을 제일 먼저 지웠다.

    그리고 과거 저의 고민과 관련해서 하나 더 덧붙인다면 혁신학교, 창의지성교육과 연계해 중요한 것이 바로 학교 민주주의다. 창의지성교육을 하려면 학교 민주주의가 바탕이 돼야 하는데, 이런 부분을 다 설계해놓고 교육청을 나오게 됐다.

    송주명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사진=박성식)

    이재정 교육감의 가장 큰 문제는 ‘불통’…피해는 모두 학생에게
    혁신학교는 숫자의 정치로 변질

    정종권 : 혁신교육을 전국으로 확신시킨 경기도 혁신교육정책의 최초 설계자로서, 김상곤 교육감 시기의 교육정책 브레인으로서, 이재정 교육감 4년에 대해선 비판적으로 보는 것 같다. 김상곤, 이재정 교육감 모두 범진보 계열의 교육감으로 평가되는데, 그럼에도 김상곤의 5년과 이재정의 4년은 어떤 차이가 있나.

    송주명 : 몇 가지 정책만 가지고 얘기를 하면, 김상곤 교육감 체제에선 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적 가치가 있었다. 그 가치가 바로 민주성, 평등성, 공공성이다. 민주적 소통과 민주적인 합의에 의해 방향 설정이 이뤄지고 거기에 맞춰서 혁신교육을 설계하는 것이 교육의 가치의 첫 번째였다. 사회적 양극화로 인해 아이들이 학교라는 공간에 들어올 때부터 차별화되고 그에 따라서 학습효과도 달라지는데, 김상곤 체제에서는 아이들에게 조건의 평등까지 기해 공교육에서 질 높은 교육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하고, 이에 더해 교육이 공공적 가치를 충실히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재정 교육감 체제에선 철학이 뭔지 모르겠다. 말만 혁신교육이지, 그 철학은 상실된 지 오래다. 이재정 교육감은 혁신학교 개수, 혁신학교와 관련된 설문조사를 통한 주관적 만족도가 성과라고 한다. 그런데 혁신학교 성과는 이 두 가지 될 수 없다. 궁극적으로 학교의 문화, 모습이 어떻게 바뀌었고 그것을 통해 수업이 어떻게 바뀌었는지가 세밀하게 검증되고 점검돼야 하는데 정작 중요한 이 부분들이 상당히 도외시되고 있다.

    우선 혁신학교의 개수가 성과가 될 수 없는 이유는 이렇다. 김상곤 교육감 때 경기도 2300개 학교 중 200개 정도, 10% 정도에 한정해서 만들려고 했다. 질 관리를 충분히 하면서 새로운 학교의 모델을 만들기 위한 시도였다. 지금은 ‘혁신학교 무엇인지 아느냐’고 물어보면 ‘공부 안 해서 행복한 학교’로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혁신학교는 민주적 구조 하에 학교 문화를 바꾸고, 선생이 공부하도록 해서 궁극적으론 ‘질 높은 수업의 구현’이었다. 그 질 높은 교육이 바로 창의지성교육이었다.

    그런데 이재정 교육감 체제에선 창의지성교육들이 부정됐다. 지금 혁신학교 수가 543개, 25%가 좀 넘는다. 혁신학교로 지정된 500여개의 학교를 8~9명 정도의 혁신교육지원센터 선생이 관리를 한다. 김상곤 교육감 체제에서 혁신학교를 200개로 제한해서 관리 했을 때에도 그 노력이 수업 개선까지 연결된 학교는 불과 10여개 정도밖에 안됐다. 그런데 500개가 넘는 혁신학교를 10명도 안 되는 선생이 질 관리를 한다면 그게 되겠나. 절대 안 된다. 결국 혁신학교가 ‘숫자의 정치’로 변질된 거다.

    더 큰 문제는 불통이다. 어디 학교의 학부모를 만나도 이재정 교육감의 문제로 지적하는 게 바로 불통이었다. 이재정 교육감은 ‘내가 무슨 불통이냐’ ‘학부모 간담회를 몇 회나 한 줄 아느냐’고 주장하는데, 학부모와 간담회를 몇 번이나 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교육감이 학부모의 이야기를 얼마나 수용하고, 정책에 반영하는 지가 중요한 것이다.

    정종권 : 불통의 문제도 결국은 혁신학교 개수를 성과로 보는 것과 비슷하다.

    송주명 : 그렇다. 학부모들이나, 일반 학교에 이르기까지 이재정 교육감에 대해 가장 답답해 하는 부분이 바로 불통이다. 이건 민주주의 부재와 같은 거다.

    교육행정의 수장이 소통을 하지 않고 민주적이지 않으면 그 아래에 있는 교육 관료들은 예전의 관료주의로 돌아가게 된다. 되도록이면 책임지지 않으려는 태도의 교육 관료들은 일선 학교에도 ‘되도록이면 적극적으로 하지 말고, 문제 일으키지 말라’ 식의 일방적인 통제의 구조로 가게 되는 거다. 교장은 새로운 시도가 하고 싶어도, 교육 관료들은 잘못했다간 감사받을 수도 있고, 책임져야 하니까 교장에게 아예 하지 말라고 하는 거다. 교장이 학교를 지배하는 구조가 대부분이 상황에서 선생들 사이에서도 ‘교장이 저러는데 내가 열심히 해봐야 뭐’, 요즘말로 귀차니즘 태도가 정착되는 거다.

    위에서 군림하는 태도를 취하면 학교 일선은 혁신을 통해 새로운 교육을 만들려는 노력을 하지 않게 된다는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교육행정 수장의 불통은 단순한 불통의 문제가 아니다. 불통의 태도를 보이고,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혁신을 부정하게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가게 된다.

    가장 위에서부터 민주적으로 의사를 모으면 아래 관료들도 가능한 방법들을 찾아내려고 한다. 그러면 이 메시지가 일선 학교로 가게 되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선생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이런 전반적 환경이 뒷받침돼야 혁신학교도 가능한 거다.

    정종권 :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 이재정 교육감도 범민주, 범진보 진영의 단일후보였다.

    송주명 : 인물 부재였다.

    정종권 : 여전히 김상곤 장관이 당시에 (경기도지사 경선에 출마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도 교육감을 더 했어야 했다고 판단하나.

    송주명 : 그렇다. 선거에 대한 책임도 그렇지만, 교육정치는 기존의 정치와는 다른 특수성이 있다. 일관성과 지속성 담보가 매우 중요하다. 방향을 분명히 정하고, 그 방향에 정성과 시간을 들이지 않으면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정성과 시간을 들인 현장과의 소통이 있어야만 교육영역에서의 자기 모델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정종권 :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야겠지만 이번에 교육감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일반 정치의 길을 가지 않고 교육행정과 정치에 집중할 생각인건가.

    송주명 : “당신도 ‘먹튀’ 할 거 아니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나는 내가 얘기한 부분에 대해 책임질 수 있다. 정책에 대한 성과를 가시적으로 보여주지 못한다면 교육감을 해선 안 된다고 본다.

    정종권 : 김상곤 장관이 나쁜 선례를 만들었네요. (웃음)

    송주명 : 김상곤 교육감이 도지사로 넘어가는 그 과정 속에서 이재정 교육감이 나온 것 아닌가.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공교육에 대한 불신, 대안은 혁신교육2.0
    기존 진보교육감과 차별화…“진보적 관점에서 수업, 공부에 대한 답 내줘야”

    정종권 : 공교육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여전히 강하다. 하지만 송주명 후보는 여전히 공교육이 우리 아이들에게 희망과 미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혁신학교를 추진했다. 그러면 경기도에서 진행했던 10% 정도의 혁신학교를 제외한 90%의 비혁신학교에 대한 대안은 무엇인가.

    송주명 : 혁신학교의 한계는 분명히 알고 있다. 혁신학교는 개별학교를 목표로 하고, 또 초·중·고 교육의 연계가 어렵다. 또 훌륭한 생각을 가진 선생들의 팀워크, 교장의 리더십이 필요한데, 정작 잘 만들어 놓은 팀워크가 해체되거나, 교장의 리더십이 바뀌면 말만 혁신학교지, 혁신학교가 아닌 게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는 2009년판 혁신교육에선 있을 수 있지만, 2010년판 혁신교육 정책은 다르다. 2010년 혁신교육의 핵심은 혁신학교보다 창의지성교육에 있다. 일반학교에도 투입될 수 있는, 교육정책의 최종적 버전인 ‘혁신교육 2.0’의 핵심은 바로 창의지성교육이다. 혁신학교는 그대로 지정하지만 주정책은 창의지성교육이라는 것이다.

    정종권 : 송주명 예비후보가 추진하려는 ‘혁신교육2.0’의 핵심정책인 창의지성교육의 상징은 무엇이라고 봐야 하나.

    송주명 : 교육 콘텐츠로 승부한다는 거다. 혁신교육1.0의 핵심인 혁신학교가 문화, 형식에 치중했다면 혁신교육2.0의 핵심인 창의지성교육은 교육의 본령에 관한 문제에 무게를 두고 있다. 창의지성교육이라는 새로운 교육브랜드를 통해 ‘공부’와 ‘지성’에 대한 답을 좀 내겠다는 것이다.

    창의지성교육은 이 정책과 조우할 수 있는 학교 생태계가 중요하다. 교사가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교육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이 교육의 주체로 성장하기 위해 이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학교 생태계가 필요하다. 이러한 학교 생태계의 초점이 민주주의 학교다. 민주주의 학교는 학생들이 ‘민주주의에서 살 수 있는 구조’로 가자는 거다. 학교에서의 어떠한 결정권을 교장이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와 교직원이 나눠 갖고 학부모까지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완결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이와 연계해서 보편복지학교의 필요성도 있다. 이 시대의 학교는, 자격을 가진 교사들이 교과서로 수업을 하는 것이고, 그 외에는 모두 부차적인 기능으로 치부된다. 급식, 돌봄, 복지가 학교의 기능이 아니고 지자체가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난 그런 주장에 반대한다. 학교는 현재 사회적 구조와 조응해야 한다고 본다. 신자유주의 양극화로 인한 불안정한 삶의 문제, 이것을 뛰어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부모가 맞벌이를 하는 상황, 보살핌 받지 못하는 아이들. 이렇게 되면 결국 교육은 후순위로 밀려난다.

    이런 구조 속에서, 학교는 사회적인 불안정성이 아이들에게 들어올 수 없도록 완충장치를 가져야 한다. 학교 자체에서 이것을 내장시키지 못하며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질 수 없다. 더욱이 교과서 외우기 공부가 아니라 지성을 키우는 복합적이고 고차원 교육이 이뤄지기 위해선 이런 완충장치가 강화되지 않으면 안 되고, 이 완충기능이 교육과정과 접목하면서 선순환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무상급식과 관련해서도 친환경무상급식으로 가야 한다. 학교에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먹일 수 있다면 그렇게 하자는 거다. 돌봄기능도 마찬가지다. 학교에서 돌봄이 없으면 (부모가 보살피지 못하는) 아이들은 거리를 헤매야 한다. 돌봄도 단순한 돌봄이 아니라, 정책의 수준 높고 질적으로 고양된 교육과정과 연동해야 한다. 이렇게 학교가 원스톱으로 아이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보편적 복지를 관장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다시 설계가 돼야 한다는 뜻이다.

    정종권 : 보통 다른 진보 교육감이 강조하지 않는 공부 이야기를 계속 하신다. 진보·민주 교육감의 교육 철학에서는 공부와 학습의 질에 대한 게 부차적으로 취급된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그런 현실에 대한 비판 중의 하나가 학교의 평준화가 학력과 지식의 하향평준화로 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들이다. 개인적으론 이런 비판에 일정하게 공감이 가기도 한다.

    송주명 : 일반적 공교육이라고 하면,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만 봐도 교과서 외우기에 불과하다. 자기에 대한 컨트롤, 세계에 대한 통찰력, 사회에 대한 기획능력이 통합된 지성을 키우는 교육은 유럽이나 미국에선 특권층이 받는 교육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여기에 더해 공공적 책무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가르친다. 한국에서 엘리트 교육은 문제풀이 선행학습으로 집약돼있고, 공공적 책무의식에 대해 가르치지 않는 한국의 엘리트 교육과 차이점이 있긴 하지만, 이 지점에서 부정적인 질문을 던져보는 거다. “왜, 이러한 질 높은 교육은 특권층만 독점해야 하나”

    정종권 : 송 후보의 발언에서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문제풀이식 교육이 돼선 안 된다는 차별성은 보인다.

    송주명 : 아이들이 12년 간 학교를 다니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수업이다. 수업, 공부에 대한 진보적 관점에서의 답을 내줘야 하는 시점이 왔다고 본다.

    정종권 : 초중고 교육으로 형성된 지성, 민주주의 의식이 사회에 나가서 쓸모가 있어야 할 텐데, 지금은 어디 대학 나왔는지가 더 중요한 사회이지 않나. 대학 입학과 함께 기껏 초중고 때 해온 지성교육도 단절되는 것이 아닐지 우려된다.

    송주명 : 전국 고등학생의 4분의 1이 경기도에 있고, 서울까지 합하면 절반에 달한다. 그런데 경기도에서 대학 입시문제 때문에 이런 교육을 바꾸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질 높은 교육 구현하고 여기에 맞는 전형 방법을 대학에 요구할 수 있는 권리도 갖고 있다. 물론 대학입시 제도와 관련해선 중앙정부와 협력한 부분이 있다.

    정종권 : 어찌됐든 앞서 말씀하신 진보적 관점에서의 공부, 학습에 대한 이야기는 상당히 중요한 지점이라고 느껴진다.

    진보교육감 8년, 노동존중 교육 얼마나 진전됐나
    “알바노동에 뛰어든 학생들…노동은 이미 학교의 내적인 문제”

    정종권 : 몇 년 전부터 전경련의 자유기업원 등 보수단체에서 보수 역사교과서만이 아니라 시장경제의 논리와 가치, 그 중요성과 절대성을 담은 자기들 나름의 대안 사회교과서를 만드는 움직임도 있었다. 그러면 전국에서 다수를 차지고 있는 진보교육감 8년 동안 노동의 가치, 권리, 인식 등을 담은 노동존중 교육은 얼마나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나.

    송주명 : 진보교육감 들어와서도 큰 변화는 없다고 본다. 경기도에선 노동인권과 관련한 교과서 정도를 만들긴 했지만, 문제는 현재의 아이들은 전혀 민주적으로 살지 못하고 있는데 교과서로, 그 관념만 가르치려고 한다는 것이다. 앞서서도 계속 언급했지만, 아이들이 민주주의를 살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 안에서 시민교육을 강화해야 하고, 그 한 축으로서 노동인권 교육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학교가 더 이상 노동을 외면할 수 없는 이유는 노동 이슈가 학교의 내적인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특성화고 아이들의 현장실습 문제부터 이미 중학생 시절부터 알바를 하는 아이들이 이제는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종권 :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인문계고에서 알바를 하는 학생들이 한 반에 한 두 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중학생까지 상당한 비율이 알바를 한다고 한다. 노동의 권리와 관련한 지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송주명 : 그 학생들에게 노동이 무엇인지, 자기들이 지켜야 할 것이 무언인지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노동의 사각지대에 놓인 상태로 그저 소모품으로만 전락할 수 있다. 노동교육엔 그런 절박감이 있고, 때문에 나의 교육정책의 철학에 노동존중 학교도 포함돼있다.

    또 한편으론 노동이라는 문제를 건강하게 직시할 수 있도록 학교 공간 내에서 노동존중을 가르쳐야 한다. 학교 비정규직을 보고 ‘저렇게 안 되려면 공부해야 한다’가 아니라, ‘그 분들이 있기 때문에 내가 이런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저분들이 기여를 해주니까 이런 안정적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일상생활에서 가르쳐야 한다. 그게 노동교육의 출발이라고 본다.

    밥 먹는 것, 상담 등 학교 내 이러한 기능들이 엮이고 중층적으로 관여해서 실질적으로 학교 교육이 이뤄지는 것인데 학교에서 이런 일을 하는 분들이 전부 비정규직이고, 교육에 대한 기여도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비정규직이라는 이유 때문에. 이 상황 자체가 너무 비정상적이고, 정상화를 위해선 최소한 이들이 하는 일에 대한 교육적 본질과 의미, 기여도를 인정해야 한다.

    해고 비정규직 청와대 앞에서 노숙농성
    인간을 키우는 학교가 가장 비인간적
    “학교 비정규직 문제, 더 이상 미래의 과제 아니다”

    송주명 : 올 겨울 많이 느낀 것이 학교는 인간을 키우는 곳임에도 가장 비인간적인 곳이라는 거다. 비정규직이라는 이름 하나 때문에 인간이 인간으로 대접받지 못하는 곳이다. 추운 겨울에 해고를 당해도 하소연할 데가 없어서 청와대 앞에서 천막치고 농성할 수밖에 없는 현실, 이렇게 인간을 대접하는 학교에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질 수 있겠나. 진보교육감들은 반성 많이 해야 한다. 학교 비정규직 문제는 더 이상 미래의 과제로 넘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종권 : 학교 현장에서 노동자를 존중하지 않는 분위기에서 아이들이 어떤 인식을 가질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교육감이라면 교육자일 뿐 아니라 사용자, 행정가로서의 성격을 모두 갖는다. 사실 이번 정규직 전환 심의 과정에서 이재정 교육감이 학교 비정규직과 심하게 대립하지 않았나. 어떻게 보면 나름 행정가로서의 책임감이 그런 식으로 드러난 게 아닌가 생각도 들더라.

    송주명 : 이재정 교육감이 굉장히 감정적이라는 느낌이 들더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 예산상 제약이 있을 수 있지만, 행정가, 사용자로서 입장 때문에 그런 태도를 취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행정가가 성공하려면 기본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대화를 해야 한다. 그런데 이재정 교육감은 그런 과정 자체를 부정했다. 이것이 훌륭한 행정가의 모습은 아니지 않나.

    ‘공무직과’ 신설해 노사 지속적으로 대화해 비정규 문제 해결해야

    정종권 : 비정규직 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가.

    송주명 : 우선 정규직과의 임금 격차의 문제가 심각하다. 1차적으로 4년 동안 80%까지 맞출 계획이다. 당장에 할 수 있는 일은 ‘사업비’로 책정돼있는 비정규직 임금을 ‘인건비’로 바꾸는 것이다. 비정규직이 물건도 아닌데…. 특히 비정규직 임금이 오르면 사업비를 갉아먹는 것처럼 보여서 결과적으로 임금인상을 억제하고 있다. 이런 부분들은 크게 예산이 필요한 부분도 아니라서 우선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

    183개 직종에 달하는 학교 비정규직의 고용안정 문제는 기본적으로 정부 방침과 연계해 추진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교육감 임기 4년 동안 (비정규직의 고용안정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어느 정도를 할 것인가를 협의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공무직과’를 신설해서 학교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도면을 만들고, 이를 중심으로 해서 노사가 지속적으로 대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교육의 3주체로 교사-학생-학부모를 지목하는데, 교사보다는 교직원이라는 표현으로 교육의 주체를 보다 확대할 생각이다. 정규직 교사 외에 특수교육지도사, 사서 등 교육과정에 참여 하는 많은 비정규직들도 교육의 주체로 평가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종권 : 전국 진보교육감들의 교육행정이 이러저러한 이해관계자들이 장악됐던 교육행정, 교육정치를 일반 민주주주의 수준에서 정상화시켰다고 평가하지만 진보적, 혁신적 교육(행정)을 추진했다는 평가는 개인적으로 과대평가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보시나.

    송주명 : 동의한다. 그런 측면 때문에 보수 쪽에서 혁신교육의 피로감을 얘기한다. 혁신교육이 일정한 수준에서 정체되고 그 성과도 가시적이지 않으니까 이런 문제들이 생기는 거다. 내 아이가 혁신교육 받으면 ‘행복하다’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행복한 교육을 받아서 똑똑해졌구나’라는 학부모의 가시적 만족도가 있어야 피로도가 없는데, 그런 게 없으니 오히려 학부모들에게 새로운 고민을 주는 꼴이 됐다.

    “교수 출신 교육감의 한계 반복하지 않을 것”

    정종권 : 불편한 질문을 하나 하겠다. 한국에서 진보적 여성단체의 고위직책을 맡으면 특정 정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로 가는 게 일반적인 코스처럼 되었다는 말이 있듯이 민교협 등 교수단체의 대표나 고위직책을 맡으면 교육감 출마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물론 송주명 후보는 경기도 교육감의 브레인, 혁신교육 설계자로서 역할을 지속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그렇게만 보긴 어렵겠지만. 어찌됐든 진보적 교수들의 교육감 출마에 대한 비판적 인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

    송주명 : 교수들이 초중등 교육현장을 제대로 아느냐는 문제제기가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교육정책은 일관성과 지속성이 필요한 일인데 정치를 하려고 철새처럼 왔다 갔다 한다 등등 비판도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저도 꽤나 많은 고민을 하고 출마를 결심했다. 만약 이재정 교육감이 평균 이상으로 혁신교육을 유지했다면 아마 저는 출마하지 못했을 거다. 혁신교육 설계자이고 책임감도 있지만 그게 나만이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기 때문에. 지난 5월부터 최종적으로 출마를 결심한 12월 중순까지, 교수들의 한계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정종권 : 출마를 결심한 후 두어 달이 지났다. 그 과정에서 인상적인 만남이 있었는지, 또 경선과 본선 과정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무엇인가.

    송주명 : 인상적인 것은 딱 하나다. 인간을 기르는 학교가 가장 비인간적이라는 사실을 직접 보고 알게 됐다는 거다. 한 겨울에 방과후코디들이 정규직 전환심의 대상에서 제외됨과 동시 해고통보를 받고 노숙농성을 하는 모습을 보고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생각이 들었다. 또 정규직 교사와 비정규직 사이에서 발생하는 차별과 멸시, 이런 상황을 목격하는 아이들, 이런 비인간적인 상황이 횡행하는 공간에서 어떻게 아이들을 제대로 기를 수 있을까 하는 좌절감과 처참함을 느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굉장히 파괴적인 상황이 올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또 제가 말한 것들에 대해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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