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종석 기획설 홍준표 발언
    “미투에 대한 인식 얼마나 천박한지···”
    이정미 "전형적 2차 가해, 피해자에게 사과해야"
        2018년 03월 08일 11:3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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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력 의혹’을 언급하며 “임종석 실장이 기획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농담이라고 하고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 피해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8일 말했다.

    이정미 대표는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 등과 인터뷰에서 “많은 여성 피해자들이 자신의 삶을 걸고 피해를 호소하고 해결해주기를 원하는 상황에서 홍준표 대표는 정말 해서는 안 될 발언을 했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대표와 임종석 실장 악수장면(방송화면)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오찬 회동에 앞서 홍 대표는 안희정 전 지사의 비서 성폭력 의혹을 언급하며 “임종석 실장이 기획했다는 얘기가 있다”며 음모론을 제기하는가 하면, “여성들과 악수 잘 안 한다”며 ‘미투 운동’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드러내는 발언도 했다. 홍 대표는 이후 해당 발언들에 대해 “농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피해자가 자기고백을 하고 용기 있게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선 것을 정치공작의 도구로 언급했다”며 “이것이야말로 전형적인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행위”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홍준표 대표는 어제 발언에 대해서 ‘농담이다’ 이렇게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 피해자에게 분명하게 사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여성들과 악수하지 않는다’는 홍 대표의 발언에 대해선 “인권 감수성이 없는 남성분들이 주로 이런 이야기를 한다”며 “자신의 행위를 여성들이 다 그렇게 치부해버릴 것이라는 식으로. 지금 여성들의 피해 호소를 과도한 대응으로 치부해버리는 아주 전형적인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여의도 안에서 남성 정치인들의 성추행 파문은 최근에 갑자기 터져 나온 일이라기보다 이런 문제들이 있을 때마다 묻어놓고 가다 보니 상처가 곪아터진 것”이라며 “이번 일도 마치 정치적인 문제들로 비하되고 있는데 이런 식의 진영 공방으로 흘러가는 것은 수많은 여성 피해자들에 대한 2차, 3차의 가해”라며, 미투 운동을 희화화하는 정치인들의 태도를 꼬집었다.

    여성단체에서도 전날 홍 대표의 발언을 문제 삼고 있다.

    백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양지열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미투에 대한 정말 인식이 얼마나 천박한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여성들이 피눈물을 흘리면서 하고 있는 미투 운동을 정략으로 몰아간다거나 자기진영에 유리한 논리로 간다는 것은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를 공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홍 대표를 겨냥했다.

    백 상임대표는 “이 참에 우리가 뭘 변화시켜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해야지, 이 문제를 그런 방식으로 끌고 가는 정치권이나 진영에는 희망이 없다”면서 “여성들은 더 이상 그런 사람들한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부터 정당이 어떻게 성차별적인 인식을 가졌거나 성폭력 전력 있는 후보자를 가려낼 것인가 이것에 대한 명확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투 운동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피해자가 신상정보를 알리지 않을 경우 피해자의 증언이 거짓으로 치부되고 있는 사회 분위기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백 상임대표는 “피해자 드러내기가 곧바로 말하기의 진실성과 연결되는 것은 위험하다”며 “많은 가해자들이 부인하거나 음모론으로 대응하다가 피해자가 나타나야만 잘못을 인정하고 있고, 언론도 사실 이에 편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피해자에게는 ‘내 사건이 언론에서 다뤄져야 잘 해결될 수 있겠구나’라는 압박으로 다가온다”며 “피해자들이 어떤 방식을 선택하더라도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다는 신호를 주는 게 필요하다. 그러려면 형사사법시스템, 피해자지원체계, 사회적 인식이나 통념이 변하고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투 운동을 계기로 성폭력 사건에 대한 수사기관들의 대응체계,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백 상임대표는 “피해자가 고소를 하면 경찰이나 검찰은 피해자에게 입증 책임을 돌리고, 가해자가 어렵사리 기소되더라도 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되기도 어려웠다. 경찰이나 검사나 판사 역시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성폭력에 대한 몰이해를 고스란히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성폭력 피해자들이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들을 해결하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정책을 급조해선 안 된다”며 “지금까지 즉자적인 대응들을 너무 많이 해왔는데 차분하게 필요한 대응체계들을 마련하고 그게 장기적으로 잘 작동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 사회가 나서야 하고, 광범위한 민관 공동대응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야 다른 정당들도 일제히 홍 대표의 ‘미투 음모론’ 제기에 대해 미투운동을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정치쟁점화하고 조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제1야당의 대표 입에서 미투 음모론이 나온 것은 매우 부적절하고 몰상식적인 발언”이라며 “심각한 2차 피해를 유발하는 발언”이라고 맹비판했다.

    제 원내대변인은 “미투 운동은 좌우 진영이나 정치적 공세, 음모론 등으로 얼룩지게 해서는 안 된다”며 “매우 부적절한 미투 음모론 발언에 대한 책임 있는 공식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용주 민주평화당 원내대변인 또한 같은 날 논평을 내고 “미투 운동에 대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최근 발언들은 미투 운동에 대한 홍 대표와 자유한국당의 시각이 얼마나 왜곡됐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여성의 날을 맞아 홍준표 대표는 자신의 젠더 감수성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되돌아보기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성폭력 범죄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할 사회 문제”라며 “이를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정치적으로 쟁점화시키거나 조롱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많은 피해자들에 대해 2차 가해를 가할 뿐”이라며, 피해자에 대한 사과를 촉구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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