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희정 성폭행 사건,
    ‘어리석은 게 아니라 범죄’
    이정미 "민주당 대응 부족···피해자 보호, 진상조사, 철저한 수사"
        2018년 03월 06일 11:2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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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권의 차기 유력한 대권주자였던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자신의 비서를 성폭행했다는 피해자의 증언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안 지사의 비서인 피해자 김지은 씨는 추가 피해자가 있다고도 밝혔다.

    안 지사의 비서인 김지은 씨는 5일 저녁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안 지사가 최근 8개월 간 4차례 성폭행과 수시로 성추행을 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 씨는 안 지사가 ‘미투 운동’이 확산되던 지난 2월 25일 김 씨를 만나 사과한 후 성폭행을 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안 지사 측은 “합의하에 이뤄진 성관계”라는 취지로 김 씨의 폭로에 반박했으나, 김 씨는 “나는 안 지사님과 (성관계를) 합의하고 그런 사이가 아니다. 나랑 동등한 관계가 아니다”라며 “(안 지사에게 당한) 다른 피해자가 있다는 걸 안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6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폭행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 무엇보다 저로 인해 고통을 받았을 김지은 씨에게 정말 죄송하다. 저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며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이다. 모두 다 제 잘못”이라고 시인했다. 이어 “오늘부로 도지사 직을 내려놓겠다. 일체의 정치 활동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안희정 씨와 성폭력 사건을 폭로한 김지은 씨

    더불어민주당은 피해자의 증언이 나온 당일인 5일 밤 긴급 최고위원회를 소집하고 안 지사의 출당·제명 조치를 밟기로 결정했다.

    젠더폭력대책TF 위원장인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6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도저히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고, 너무나 분노스럽다”며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것이) 저희 당이 지속적으로 취해온 입장이었고, (엄격한 대처를) 주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남 의원은 안 지사가 SNS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한 것에 대해 “‘어리석은 행동에 용서를 구한다’고 하는데, 이건 어리석은 행동이 아니라 명확한 범죄”라며 “용서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고 경찰의 수사가 의뢰되면 수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 그리고 아직은 용서를 구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김 씨가 또 다른 피해자가 있다고 증언했음에도, 진상조사나 피해자 구제대책 등 후속대책은 내놓지 않았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차원에서 그저 ‘안희정 잘라내기’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양지열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김지은 씨가 방송을 통해서 ‘국민들이 지켜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방송에 나왔다’고 했다”며 “민주당이 제명처리를 했고 안 지사가 사퇴를 했지만 이런 대응방식은 상당히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미 피해자는 사회경제적으로 상당히 고립되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고 SNS를 통해 2차 가해와 같은 여러 가지 양상들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며 “이럴 때 피해자를 어떻게 철저히 보호할 것인지를 당 차원에서 논의했어야 했다. 추가 피해자가 더 있을 수 있다는 폭로도 있지 않았나”라며, 민주당의 대응방식을 비판했다.

    이어 “제명이 능사가 아니다. 당 차원에서 이 부분에 대한 정확한 진상조사가 필요하고 사법당국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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