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성폭력 피해자 표적 사찰
피해자와 노조, 서울시에 특별감독 요구
    2018년 03월 05일 07:1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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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으로 징계 받은 관리자를 피해 여성 노동자의 인접 근무지로 발령을 내 논란을 빚었던 서울교통공사가 이번엔 성희롱 사실을 폭로하고 후속조치를 요구해온 피해자의 동향을 감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하철노조 역무지부와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특히 이날 회견엔 2011년 성희롱 피해자인 A씨도 참석했다. A씨는 “최근 감사실 직원은 저에 대한 동향 보고까지 당당하게 물어보는 상황까지 벌어졌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 감사실 직원이 최근 피해자의 근무지를 찾아와 A씨와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피해자가 어디를 돌아다니냐”, “무엇을 하느냐” 등을 캐물었다는 것이다.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서울교통공사가 오히려 피해자를 대상으로 2차 가해에 앞장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기자회견 모습(사진=송옥주 의원실)

기자회견 주최 단체들은 “피해자의 아픔을 치유하기는커녕 감시, 사찰까지 자행한 서울교통공사의 태도는 피해자를 두 번 세 번 짓밟는 반인권적 행태”라며 “(성희롱 사건이 발생한 지) 7년이 넘도록 제대로 된 해결을 하지 않는 이런 조직 문화가 조직을 곪게 만드는 것”이라고 교통공사를 비판했다.

피해자 A씨와 노조는 서울교통공사가 자정능력을 상실했다고 판단하고 서울시의 특별감독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사건 폭로 후 서울시는 대안의 제시 없이 2차 가해로 이어지는 것을 방치하고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서울시가 나서서 제대로 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가해자를 처벌해야 한다”며 서울교통공사에 대한 서울시의 즉각적인 특별감독 실시를 요구했다.

A씨는 지난 2011년 피해자가 소속한 팀의 팀장인 B씨에게 성희롱을 당했다. 피해자 A씨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던 중에 가해자인 B팀장의 전화를 받았고, B팀장은 만취 상태에서 A씨를 여성의 성기를 이르는 말인 ‘XX’라고 부르며 소리를 질렀다는 것이 A씨의 증언이다. A씨는 당시 스피커폰으로 전화를 받은 상황이라 B팀장의 성희롱 발언을 당시 8살, 11살이었던 자녀와 남편까지 들어야했다. A씨의 남편이 B팀장을 찾아가 항의했으나 B팀장은 “술에 취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가 2급인데 감히 해보자는 거냐”며 오히려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7년 후인 2018년 1월 서울교통공사가 가해자 B팀장을 서울 지하철 2호선의 한 센터장으로 발령내면서 피해자인 A씨가 일하는 바로 옆 역에서 근무하게 됐다. 센터장은 역 10개를 관리하며 성평등, 인사평가 등을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B팀장의 발령 이후 “7년 전 악몽이 다시 어제의 일처럼 선명하게 떠올랐다. 가해자와 같은 구내식당을 이용해야 하고 혹여 라도 업무상 교차점검이라도 오게 되면 마주칠 수밖에 없었기에 정신적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었다”고 전했다.

견디다 못한 A씨는 B팀장의 인사발령을 재고하고 철회해달라고 서울교통공사에 호소했으나 묵살하다가 최근 언론보도가 나온 이후에야 다른 곳으로 발령 조치를 냈다. A씨는 이러한 인사발령을 낸 서울교통공사에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지만 회사 측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A씨는 “개인의 인격과 인권을 짓밟는 성희롱, 성폭력은 더 이상 묵인하지 말아야 한다”며 “가해자를 두둔하고 비호함으로써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이뤄져야 하며, 이미 벌어진 사안에 대해서 사측은 공개적이고 진심어린 사과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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