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죽기 싫다!”
건설노조, 5대 요구 발표
작년에만 464명 건설노동자 사망
    2018년 03월 05일 04:0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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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타워크레인 사고에 이어 지난 2일 부산 해운대 엘시티 공사현장 구조물 추락사고로 4명의 하청업체 노동자가 사망한 가운데, 건설노동자들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처리와 노동자 중심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등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노조)는 5일 오후 여의도 국회 앞에서 ‘2018년 안전기원제 및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현장에서 죽기 싫다. 안전한 건설현장 보장하라”며 산안법 개정 등 5대 요구안을 발표했다.

건설노조는 이날 결의문에서 “작년 한 해 정부는 건설현장의 산업재해를 줄이겠다며 온갖 대책들을 발표했지만, 2017년 작년 한 해에만 464명의 건설노동자들이 사망했다. 사망사고가 아닌 부상과 질병재해는 그 몇 배가 될 것”이라며 “노동자가 빠진 정부의 대책이 얼마나 탁상공론이고 얼마나 허망하였는지 여실히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1월 ‘타워크레인 사고 예방을 위한 정부합동 안전대책’을 발표했다. ‘건설기계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 등을 통해 타워크레인 조종석 내 CCTV를 설치하고, 조종사 면허 취소기준을 상향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정부가 조종석 내 CCTV설치 방침을 발표하면서 타워크레인 작업의 구조적 문제를 외면한 전형적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건설 현장에서 가장 위험한 작업 중 하나인 타워크레인 작업이 대부분 외주업체 노동자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위험의 외주화’, 이 업무 자체가 신고제로 운영돼 기본적인 교육만 받고 현장에 투입되고 있고, 안전검사 또한 정부가 위탁한 민간업체가 진행하고 있는 ‘안전 불감증’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노동계의 요구였다.

이날 발표한 노조의 5대 요구안은 ▲건설현장 중대재해 원청·발주처 책임 및 처벌 강화 ▲노동 중심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건설기계 노동자 산재보험 적용·구상권 폐지 ▲타워크레인 조종석 CCTV 설치 철회와 소형타워크레인 안전대책 마련 ▲전기 노동자 산재사고, 한국전력 처벌 등이다.

노동계는 위험 업무에 대한 외주화 금지, 원청의 책임성 강화를 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을 오랜 시간 요구해왔다.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여러 번 발의된 적은 있지만 ‘기업 부담 가중’ 등을 이유로 제대로 논의된 적조차 없다.

건설노조 결의대회 모습(사진=유하라)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정부는 기업이 어렵다고 하면 국가의 공적자금 수조원을 투입하면서도, 1년의 수백명이 죽어간다며 안전한 현장을 만들어달라는 건설노동자들의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이것은 정부와 국회가 건설 자본의 이익을 위해서 건설 노동자들은 죽어나가도 괜찮다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사업주의 안전점검 미비로 인해 사고가 벌어져도, 현행 법제도는 원·하청 등 사용자에 대한 책임보단 노동자의 과실을 더 크게 묻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용자가 건설 현장의 안전문제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아 같은 사고가 계속적으로 반복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노조는 “다단계 하도급과 빨리빨리 속도전 속에 안전발판 등의 시설물은 어느 건설현장이든 부실한 상황이다. 반면 각종 법제도는 노동자에게 사고의 책임을 떠넘기거나 사용주에 대한 처벌이 약한 실정”이라며 “타워크레인 사고 대응책으로 나온 조종석 CCTV 설치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종화 플랜트노조 위원장은 “현장을 좌우하는 자본의 이윤추구를 위해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 더 비극적인 것은 이런 일이 어쩔 수 없고,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풍토”라며 “(건설현장의 안전사고는) 일하다가 생기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노조는 “건설현장 산업재해의 축소는 원청과 발주처의 책임을 강화하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한다”며 “건설산업의 특성상 발주처와 원청이 갖는 권한은 막강하다.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예산을 확충하고, 재정이 올바로 사용되도록 하는 것과 함께, 재해예방 감시를 철저히 할 책임 또한 무겁게 지어야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날 결의대회에 앞서 건설노동자의 안전을 염원하며 안전기원 터밟기 풍물굿, 안전기원 지전춤, 고사반 등 안전기원제를 지냈다.

안전 기원제를 올리는 모습(사진=건설노조)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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